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380
TV조선 김순호 국장 프락치 의혹 단독 인터뷰 삭제 이유는
기자명 윤수현 기자 입력 2022.08.13 08:41 수정 2022.08.13 08:42
TV조선, 단독 인터뷰 하루 만에 돌연 기사 삭제
홍승상, 김순호 경찰국장 ‘프락치 특채’ 의혹 관련 핵심 인물
TV조선 “단정적인 표현, 사실확인 덜 됐다”
“보강 취재 중”이라지만…현재까지 기사 없어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의 ‘경찰 프락치 특별채용’ 의혹을 다룬 TV조선 기사가 9일 삭제됐다. 이 기사는 김 국장의 경찰 특채에 관여했다고 알려진 홍승상 전 경감을 단독 인터뷰한 것이고, 김 국장이 홍 전 경감을 찾아간 시점을 "1989년 초"라고 못박고 있어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다. TV조선 측은 미디어오늘에 사실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보강 취재를 위해 기사를 잠시 내렸다고 밝혔다.
TV조선이 삭제한 기사 제목은 ‘[취재후 Talk]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 '입직' 논란…당시 특채했던 경찰 얘기 들어보니’다. 인터뷰 대상인 ‘특채했던 경찰’은 홍승상 전 경감이다. 홍 전 경감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거짓 보고서 초안을 작성한 경찰이다. TV조선은 8일 오후 기사를 온라인에 출고했고, 다음날 돌연 기사를 삭제했다.
▲TV조선. ⓒ미디어오늘
이에 대해 안석호 TV조선 사회부장은 12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기사는 아니고 취재 후기 식으로 쓴 것”이라며 “단정적인 표현과 사실 확인이 조금 덜 된 부분이 있었다. 내부 모니터에서 그런 지적이 있어서 문장도 가다듬고 사실확인이 덜 된 부분은 더 해서 (기사를) 내는 걸로 하자고 해서 잠깐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부장은 ‘보강 취재가 이뤄진 후 기사가 다시 올라가는가’라는 질문에 “보강 취재 중인데, 만약 확인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건 못 쓰는 것”이라고 답했다.
안 부장은 “기사 속 사실관계가 틀린 것인가”라는 질문에 “취재한 내용은 그대로 썼다. 그런데 당사자들에게도 ‘우리가 취재한 게 다 맞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취재를 하자는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미디어오늘은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도 이메일을 보내 삭제 이유를 물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인터뷰 대상인 홍 전 경감은 김 국장의 경찰 특채 배경을 알고 있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홍 전 경감은 TV조선을 제외한 다른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은 만큼 TV조선 기사는 충분한 보도가치가 있었다.
무엇보다 홍 전 경감은 TV조선과 인터뷰에서 '프락치 의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백 시점을 "1989년 초"라고 말해 큰 파급력이 예상된다. 홍 전 경감은 1989년 초 김 국장이 '다짜고짜' 자신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홍 전 경감은 “(김 국장이) 운동권에서 이념을 많이 배운 사람이라, 운동권 사건 관련 증거물들이 오면 분석을 시킨 거야. 그래서 그 사람한테 많이 도움을 받았다고. 대표적인 사건이 인노회 사건인데…”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국장이 홍 전 경감을 찾아간 시점은 '프락치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스모킹건이다. 경찰이 인노회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 것은 1989년 6월이다. 김 국장은 인노회 사건 수사가 마무리된 뒤인 1989년 7월 치안본부를 찾아가 자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은 수사가 마무리된 뒤 경찰을 찾아갔고, 인노회 사건을 밀고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홍 전 경감 주장대로 김 국장이 1989년 초 경찰을 찾아간 것이 맞다면 '프락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어 홍 전 경감은 김 국장의 경찰 특채 배경에 대해 “김 국장이 운동권에서 완전히 빠져나왔고, 수사에 도움까지 줬잖아. 그래서 내가 특채로 그렇게 받아준 거야. 내 입장에서는 일종의 스카우트고, 저쪽(김 국장) 입장에서는 자기 살기 위해서 설 자리를 선택하고 그런 거야”라고 설명했다.
▲TV조선 기사 '[취재후 Talk]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 '입직' 논란…당시 특채했던 경찰 얘기 들어보니' 기사가 삭제된 모습. 사진=네이버 검색화면 갈무리.
TV조선은 김 국장이 “인노회 사건 등을 밀고해 경찰로 특채됐다는 의혹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것을 언급한 다음 “특채로 내가 (김 국장을) 받으려 할 때도 (윗선에서) '만약 저 사람이 배신을 하게 되면 당신이 책임지겠냐' 그래서 '내가 책임지겠다. 어떤 특명이든 책임지겠다'면서 특채를 시킨 거야”라는 홍 전 경감 말을 전했다. 홍 전 경감은 김 국장이 경찰 의무교육인 신임교육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특채'니까. 시험 봐서 들어왔다고 그러면 '특채'가 아니지. 이런 게 바로 특채지”라고 설명했다.
TV조선은 “김 국장은 전국 치안감 34명 중 유일한 '일반 출신'”이라며 “비경찰대 출신 경찰들의 '유리천장'을 깰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가 대부분의 일반 출신 경찰들이 누릴 수 없던 특혜를 누리며 그 자리까지 올랐다면,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비판했다. TV조선은 “김 국장을 둘러싼 의혹이 풀리지 않는다면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출범한 경찰국의 정당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강조했다.
해당 기사가 삭제된 후 TV조선은 방송뉴스에서 김 국장에 대한 소식을 다루지 않고 있다. 이밖에 TV조선은 10일 인터넷 기사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최근 과거 행정 논란이 불거진 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행안부로 파견을 보냈고 파견을 받은 부처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축했다”며 경찰 측 입장을 전했다.
한편 김 국장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프락치 특채' 의혹에 대해 “경찰국장이 되니까 이제 갖은 억측과 의혹을 제기하면서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데 어떤 의도가 있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김 국장은 삭제된 TV조선 보도에 대해 “보도를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그 계기는 제가 사실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과 전혀 관계없다는 말씀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김 국장은 “이 분(홍 전 경감)이 허위사실을 증언했다는 말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 부분도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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