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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감사원, 국민감사본부 만들어 감사한 곳은 KBS 포함 2군데 뿐

등록 :2022-10-11 12:23 수정 :2022-10-11 20:29 신형철 기자 


감사위원회 통제 벗어난 조직

‘표적감사’ 목적 직제 의심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감사청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며 새 직제까지 설치했지만 감사가 개시된 사안은 ‘한국방송공사(KBS) 위법부당 행위’와 ‘세무서 부실세무 조사 관련 감사’가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를 위해 설치한 국민감사본부가 감사위원회의 통제를 벗어나게 설계돼 표적감사를 위한 직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11일 보면, 올해 감사원은 25건의 국민감사청구를 접수 받아 한국방송공사 위법부당 행위, ○○세무서의 부실 세무조사 관련 등 2건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국민감사청구제는 일반국민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항에 대하여 감사 실시를 요청하면 감사원 직원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에서 감사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감사원은 지난 6월 국민감사청구 등을 활성화해 “감사운영에 민의를 반영하겠다”며 감사원 직원 137명을 투입해 국민감사본부를 신설했다. 국민감사본부는 국민감사청구, 공익감사청구, 국회감사요구 등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감사원은 당시 국민감사본부를 신설하면서 “국민 등 외부의 감사수요가 커지고 있어 기존의 조직 구조로는 외부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국민감사청구 현황’을 보면 국민감사청구 접수 건수는 2019년 27건, 2020년 27건, 지난해 28건, 올해 25건으로 대동소이하다. 최근 ‘5년간 공익감사청구 현황’도 2019년 214건, 2020년 170건, 지난해 188건, 올해 99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외부의 감사 요청 수요가 늘지 않았는데도 국민감사본부가 신설되면서 감사위원회의 통제를 벗어난 표적감사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일반적인 감사는 감사위원들로 구성된 감사위원회의 관리를 받지만 국민감사청구는 감사원장이 임명하는 위원들로 구성된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에서 감사 실시 여부가 결정된다. 또 감사원사무처 직제에선 “국민감사본부장은 사무총장을 보좌한다”고 명시했다.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의 영향력이 커진 감사 기구가 신설된 셈이다.


권인숙 의원은 “감사원이 국민들의 감사 수요가 늘었다는 이유로 국민감사본부를 신설했지만, 실제로는 감사 청구건수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입맛에 맞는 감사청구 건을 골라 표적감사를 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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