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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집회로 확대된 ‘윤석열 퇴진 촛불’…정치권도 합세
“국민 협박 윤 정부, 응징받아 마땅”…김용민 “시민과 민주당 힘 합쳐 독재 막을 수 있다”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2-10-22 20:59:35
22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대행진(퇴진 촛불)’이 열렸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점차 세를 불리더니 대규모 집회로 확대됐다. 수만명의 시민이 몰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까지 무대에 올랐다.
2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시청역 앞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대행진(퇴진 촛불)’이 열렸다. 이번이 11차다. 소규모로 시작된 퇴진 촛불은 점차 참여 시민이 불어나더니, 이날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도로는 물론이고, 인도까지 인파로 가득 찼다.
지하철 시청역에서 내리자마자 열기가 느껴졌다. 집회 장소로 가는 7번 출구에만 유난히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밖으로 나가는 계단에 올라서니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 푯말을 들고 인파를 반겼다. 주최 측에서 배포한 이 푯말에는 ‘민생파탄’, ‘정치보복’, ‘평화파괴’, ‘친일매국’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다.
40·50대가 주를 이룬 가운데, 가족 단위로 참여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직접 준비한 푯말을 들고 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나온 청소년의 손에는 ‘우리 나라가 걱정돼요’라고 적혀 있었다. 한 무리는 ‘부끄러워 못 살겠다’, ‘이럴 줄 알았다’, ‘반말 좀 하지 마요’라고 적힌 푯말을 나란히 번쩍 들기도 했다.
집회는 축제를 방불케 했다. 중간중간 가수들의 공연이 진행되면 시민들이 무대 앞쪽으로 나와 춤을 추기도 했다. 해가 지자 시민들의 손에서는 핸드폰 플래시가 켜졌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시민들이 모였다. 기존에는 주요 도시에서 분산돼 진행되던 것을 이번에는 전국 집중으로 개최했다.
2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는 촛불행동 주최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대행진(퇴진 촛불)’이 열렸다. ⓒ뉴시스
2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는 촛불행동 주최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대행진(퇴진 촛불)’이 열렸다. ⓒ뉴시스
2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는 촛불행동 주최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대행진(퇴진 촛불)’이 열렸다. ⓒ뉴시스
촛불 압박 윤 대통령에 “국민 명령 거역하는 게 헌정질서 파괴”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대회사에서 “윤석열 정부는 법과 질서를 들먹이며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며 “주권자 국민을 협박하는 자는 응징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고를 저들 마음대로 탕진해도 좋다고 한 적이 있는가, 일본 자위대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기라고 한 적 있는가”라며 “우리 국민은 윤석열과 그 적폐일당의 권한을 완전히 박탈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도 촛불행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현장에는 안민석 의원과 야당 정치인들이 함께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권력에 취한 사람들에 의해 광기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깨어 있는 시민 여러분이 막아 줄 수 있고 대한민국을 지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도한 윤석열 정부와 검찰 독재를 막아내야 한다”며 “시민의 힘으로,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힘을 합쳐 막을 수 있다”고 외쳤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정의와 자유를 얘기하지만, 그걸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그들이 얘기하는 자유는 검사들의 자유, 권력을 가진 자들의 자유, 국민의 자유를 짓밟는 나쁜 자유”라고 짚었다. 이어 “진정한 자유는 시민들이 만들고 실현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이전 예산과 법무부 예산 삭감을 국회에 요구해 달라고 김 의원은 제안했다. 그는 “국민들은 살기 힘들다고 소리치는데 정부는 청와대 이전한다며 1조원 예산 편성했다”며 “위법한 법무부의 예산, 말도 안 되는 수사권을 늘려가는 검찰 예산을 국회에서 삭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민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19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민주연구원 사무실이 위치한 민주당 여의도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당사 입구를 막아선 민주당 의원들과 검찰이 8시간여 대치한 끝에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향후 검찰이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할 여지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 수사의 방향을 이재명 대선자금으로 잡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하면서 서욱 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검찰은 서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과정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과의 공모를 주장해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예고했다. 감사원이 이 사건 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에 서면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2일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대행진(퇴진 촛불)’에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윤 대통령과 여당이 이번 집회를 두고 압박하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권의 대통령실이 촛불 집회가 헌정질서를 흔들고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발맞춰 정부 기관, 경찰, 극우단체 움직이고 있다”며 “광화문 촛불 혁명의 맥을 이어 이 자리에 온 촛불 국민이 두려워 겁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자들은 윤석열 일당들이다. 헌정질서는 바로 우리 국민”이라며 “국민의 명령 거역하는 것이 헌정질서 파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촛불행동은 국민 명령이고 주권자의 권리”라며 “단호하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21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대규모 집회가 예고된 데 대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지만 헌정질서를 흔드는 일은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22일 논평을 내고 “지금 광화문에서는 촛불행동 주최로 윤석열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겠다고 예고했다”며 “지금 든 촛불은 ‘민심’이 아니라 ‘사악한 욕심’”이라고 주장했다.
본집회가 마무리된 이후인 저녁 6시 30분경부터 행진이 시작됐다. 서울역을 지나 용산 대통령집무실 인근으로 나아가는 경로다. 무대 맞은 편에서 출발한 대열이 1km 떨어진 서울역 인근에 닿을 때쯤 돼서야 무대 앞 후미 대열이 점차 움직이기 시작할 정도로 긴 대열이 이어졌다.
2시간 가량 길게 늘어선 행진 대열은 노란 물결을 만들었다. 평화적으로 진행된 이날 집회는 삼각지역 인근에서 정리집회를 하고 마무리 됐다.
2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는 촛불행동 주최로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전국집중 촛불대행진(퇴진 촛불)’이 열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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