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732


이태원 참사가 MBC-유족-문재인 탓이라는 국민의힘

기자명 조현호 기자   입력 2022.11.04 17:38  수정 2022.11.04 17:50  

 

박성중 “당일까지 MBC 들뜬 분위기 조성”

MBC “공영방송 책임 느끼나, 허위사실…29일 보도안해”

김성회 “유족, 현장에 자식 보낸 무한책임 없나”

정미경 “세월호 이후 시스템 못만든 문재인 책임”

민주당 “어이가 없다…부끄러운 언론, 국민탓”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과 정부 당국의 책임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하자 돌연 국민의힘과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이 공영방송과 유족, 문재인 정부 등에 책임을 떠넘기는 주장을 펴 논란이다.


박성중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는 4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고의 책임은 경찰,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공적 기능을 담당해야 할 공영방송사에도 있다”며 “4대 공영방송 KBS, MBC, YTN, 연합뉴스TV는 사고 발생 전인 10월 29일 저녁까지 안전에 대한 보도는 없이 핼러윈 축제 홍보 방송에 열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박 간사는 “더 심각한 것은 사고 당일 오후 6시34분부터 11차례에 걸쳐서 경찰신고가 쇄도하는 상황에서도 현장 중계차를 두고 취재하는 방송사가 사태의 심각성 보도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간사는 특히 압사 우려의 현장에서도 ‘핼러윈 분위기 띄우기’에 열을 올린 사례로 바로 (29일) 저녁 MBC가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 이태원에 몰린 구름 인파’에서 “경찰도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경비 병력을 늘려서 사건‧사고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바로 직전 방송”이라고 소개했다. 박 간사는 이밖에도 KBS의 ‘3년 만에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 ‘북적’.. 불법 촬영, 마약 단속도’ 리포트와 YTN이 ‘3년 만에 돌아온 ‘노 마스크’ 핼러윈...‘축제분위기’’이라는 제목으로 “3년 만에 마스크 없이 핼러윈 축제를 맞는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들뜬 모습이라고 하는데요”라고 보도한 내용을 들었다. 연합뉴스TV의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 이태원 구름 인파’ 리포트도 제시했다.


박 간사는 “그런데 사고가 나자마자 바로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어 ‘유가족 분통 어떻게 도로 한복판에서..“국가가 왜 있나?”’, ‘유족‧생존자들, 책임규명 요구 본격..“정부 못 믿겠다”’, ‘10만 명 예고까지 됐는데..“안전펜스도 없는 후진국형 재난”’ 등 전부 이런 기사”라며 “그 몇 분 차이에 완전히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홍보성 방송을 했던 방송이 언제 그랬냐는 듯 책임론을 거론했다고 했다. 박 간사는 “특히 MBC는 피해자의 사진과 영상을 수차례 반복 보도해서 2차 가해를 가했고 유튜브 MBC 뉴스에도 올려놓았다”고 비판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이 4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고 당일까지 이태원 분위기를 띄운 MBC 등의 보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영상 갈무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이 4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고 당일까지 이태원 분위기를 띄운 MBC 등의 보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영상 갈무리


이에 MBC는 공영방송 책임론 지적은 받아들이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반박했다. MBC는 4일 오후 문화방송은 명의로 내 놓은 입장문에서 “MBC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안전과 재난 대비에 대한 공영방송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재발 방지를 위해 방송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그러나 박성중 의원의 발언에 명백한 허위 사실이 포함돼 있어, 바로잡고자 한다”꼬 밝혔다.


박 의원이 사례로 든 ‘MBC의 사고 당일 저녁 ’3년만에 노마스크 핼러윈, 이태원에 몰린 구름인파’ 보도를 두고 MBC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사고 당일이 아니라, 참사 전날인 28일 금요일 뉴스데스크에 방송됐고, … 참사 당일인 29일 저녁 8시에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는 이태원 현장 보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MBC가 피해자의 사진과 영상을 수 차례 반복 보도해 2차 가해를 했고, 유튜브 엠빅뉴스에도 올렸다는 박 의원 주장에도 MBC는 “역시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며 “참사가 벌어진 직후부터 내보낸 모든 보도 영상에서, 피해자의 인권을 고려하고 재난보도 준칙을 지키기 위해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MBC는 “이후 24시간 특보 체제를 가동하면서 보도에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참사 당시의 장면 사용을 자제하고, 현장음도 제거하도록 했으며, 되도록 정지 영상을 사용하라는 지침을 차례로 내렸고, 현장에서 이 지침을 준수해 왔다”며 “명백한 허위 주장으로 공영방송 언론인들의 명예를 훼손한 박성중 의원에게 사과와 정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아예 희생자를 현장에 보낸 유가족이 문제라는 ‘황당한’ 주장도 나왔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가도 무한책임이지만, 개인도 무한책임”이라며 “왜, 부모도 자기 자식이 이태원 가는 것을 막지 못해놓고, 이태원 ‘골목길에 토끼몰이 하듯이 몰아넣었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인지”라고 썼다.


이번 참사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는 전직 국민의힘 최고위원 주장도 논란이다. 정미경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세월호 이후에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뭐라고 했느냐, ‘안전을 최고로 치고, 이런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겠다’고 ‘다 막겠다’면서요. ‘시스템 다 만들겠다’며요”라며 “시스템 만들었냐, 112 시스템 왜 안 고쳤냐. 이런 사고가 자체는 일단 문재인 정권이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 참사 이후 대형 참사 막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던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영상 갈무리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 참사 이후 대형 참사 막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던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영상 갈무리


이에 함께 출연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 어이가 없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언론 탓, 야당 탓, 전 정권 탓, 민주당 탓, 과거 탓 하더니, 슬픔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 탓을 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돌아가신 우리 청춘과 유가족, 트라우마에 허우적대는 국민을 생각하면 그렇게 말하지 말라. 원인과 책임 규명을 하고 보완해야지 지금 이런 식의 토론은 하기 싫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의 언론탓, 유족탓을 두고 “정부 책임을 지우기 위해 언론을 끌어들이는 것이냐”며 “이게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정부의 보편적인 인식이라면 정말 어이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부모도 자기 자식이 이태원 가는 것을 막지 못해놓고’라고 주장한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과 똑같은 남 탓이라고 비유했다. 김 대변인은 “이태원이 가서는 안 될, 가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할 금단의 장소인가”라며 “국민 탓, 언론 탓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축제를 참사로 만든 것은 윤석열 정부의 책임 방기였다”며 “무슨 면목으로 집권여당의 의원이 언론을 탓할 수 있느냐. 정부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려는 부끄러운 시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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