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ewsverse.kr/news/articleView.html?idxno=2627
"유가족이 무슨 반 정부세력이냐, 모이면 왜 안되나"
기자명 정리=김태현 기자 입력 2022.11.22 22:31
[방통대 재학 25살 희생자 이민아씨 아버지]
"희생된 딸, 낮에는 직장 생활, 밤에는 방통대 공부"
"유가족 모임 차단 다름없는 정부 대책은 비인도적"
"참사 수습 관련 상황·피해자 권리 안내 못 받았다"
"희생자 명단 공개 논란, 애초 유족 만날 공간 제공하지 않은 탓"
이태원 10.29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22일 처음으로 한데 모여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참사와 관련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억울함을 풀어놓을 길도 없었습니다. 뉴스버스는 이태원 10.29 참사를 기록하는 차원에서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밝힌 희생자들의 사연과 유가족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 편집인 주
① [오열속 유가족 기자회견] 진정한 사과·책임규명 요구
②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이젠 답해달라“
③ "눈물만 흘리는 무능하고 무지한 엄마 되지 않겠다“
④ "10월 29일 밤 10시 15분 이태원에 국가는 없었다“
⑤ "유가족이 무슨 반 정부세력이냐, 모이면 왜 안되나“
⑥ "자리지키려고 숨만 쉬는 식물인간들 응징해달라“
⑦ "정부 사과 받아야 하는데, 떠나지만 억울함 풀어달라“
'이태원 10.29참사' 25살 희생자 이민아 씨의 아버지가 22일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스1)
저는 이태원 10.29 참사로 인하여 25살 딸을 잃은 민아의 아버지 이종관입니다. 먼저 이번 참사를 보시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며, 함께 슬퍼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저희 딸은 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학과에 재학 중이며, 낮에는 직장생활을 하던 평범한 딸이었습니다. 지금도, 밤이되면 딸이 대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저희 유족들과 이번 참사와 관련해서 두 가지 말씀을 꼭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기자회견하게 되었습니다.
"핼러윈 인파 관리 못한 건 시위 관리와 대통령 경호 경비 치중도 한 원인"
첫째 먼저 이 참사 이 비극의 시작은 가장 중요한 13만명이 모이는 인파 군중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여러 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적인 인과관계를 떠나서 집회 대처와 대통령실 경호 경비 등에 우선적으로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경찰력 운영도 참사의 한 가지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3만명이 모이는 행사에 근처에 있던 기동대를 투입하지 못했다는 말은 결국 경찰이 일반 시민들의 안전이 아니라 시위 관리와 경호 근무에 얼마나 매몰되어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20만명이 모였던 핼러윈 행사에도 아무런 사고 없이 끝난 것이 반증 아니겠습니까.
유가족으로서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대규모 인파 운집이 예상되었음에도, 미온적인 대처와 미온적인 계획을 세운 행정안전부, 서울시청, 서울경찰청 등 관련 부서는 모두 마땅히 비난받아야 합니다. 158명이 사망한 것을 돌이켜 볼 때, 누군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고심 끝에 이야기합니다.
둘째, 참사 이후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유족들의 모임 구성,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공간 확보도 없었고, 유족 피해자들에게 사고 발생 경과와 내용, 수습 진행 상황, 피해자의 기본적인 권리 안내 등 기본적인 조치 조차도 없었습니다. 참사와 관련해서 가장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서로 위안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같은 유가족들입니다. 이를 차단한 것과 다름없는 정부의 대책은 비인도적입니다.
저는 화장한 아이의 유골을 일단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봉안당을 몇 군데 다녀봤지만, 나이 들어 돌아가신 분들 사이에 젊은 아이 유골을 두기 싫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유족들끼리 만나 합동 봉안당과 추모비라도 의논해 보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사 17일이 지나서야 수소문 끝에 겨우 유족 몇 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무 지원 없이 무슨 비밀공작하듯이 말입니다. 정부가, 국가가 왜 이렇게 피해자들을 대하는 것입니까? 158명의 청년들이 죽었습니다. 이미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희생자 명단 공개 문제로 갑론을박하게 만든 것도 결국 유족들끼리 만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유족들이 모이면 안 되는 것입니까? 유족들이 무슨 반정부 세력이라도 됩니까? 장례비와 위로금은 그렇게 빨리 지급하면서, 정작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족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은 왜 참사 24일이 넘도록 안 해주는 겁니까? 정부는 유족들의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얘기들에 정부는 이제 답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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