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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차 촛불집회 현장 르포] 尹 정부 친일·반민족 행태에 분노한 시민들
석연찮은 핑계로 미국대사관-일본대사관 행진 막은 警
조하준 기자 입력 2024.08.11 11:09
10일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린 102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촛불시민들의 모습.(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0일 저녁 6시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102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이 열렸다. 이 날도 서울의 기온이 한낮에 32℃까지 올라 폭염경보가 내려졌지만 윤석열 정부의 거듭된 친일, 반민족 행태에 분개한 시민들의 분노를 누를 수는 없었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의 사전 인터뷰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사회로 시작된 이번 집회에서 본 행사 첫 발언자로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인 남기업 수원오산화성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그는 “광복절이 5일 앞으로 다가온 오늘 윤석열 정권의 친일 매국을 목도하고 있다”고 했다.
발언하고 있는 남기업 수원오산화성촛불행동 공동대표의 모습.(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 “이들은 친일을 넘어 ‘숭일’을 하면서 이를 전혀 숨기지 않고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수탈의 역사인 일제 강점기가 대한민국 근대화에 큰 도움이 됐다는 인간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임명한 것은 국민을 멸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자를 어떻게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할 수 있냐”며 “윤석열 정권은 광복절을 국치일로 만들려 한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근대화도 산업화도 우리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우리 국민을 멸시하고 있다”며 “저들은 패륜 정권이자 헌법 정신을 매일 위반하는 반헌법 정권, 나라와 역사를 팔아먹는 매국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하고 있는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의 모습.(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뒤이어 연단에 오른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윤석열 정권이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과 국사편찬위원장,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독립기념관장 등 4대 역사 관련 재단의 수장을 친일파와 뉴라이트 인사로 채운 사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방 실장은 “물냉면 주문했는데 뚝배기 나왔다면 말이 되겠나, 이는 친일 관장이 독립기념관장으로 온 것과 같다. 조계종 총무원장에 전광훈 목사 취임하는 게 말이 되겠나.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승만 정권 시절 4.19 혁명을 3년 앞둔 1957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며 “이런 황당한 일이 윤석열 정권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생통일대행진단 대원들의 공연.(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가 밝힌 황당한 일은 유림 출신 독립운동가 심산 김창숙 선생이 성균관대학교를 부활시키고 친일 유림들을 몰아내자 그걸 눈엣가시로 여긴 이승만 정권이 친일 유림 이명세를 앞세워 김창숙 선생을 성균관에서 내쫓은 사건을 말한다. 그 이명세는 KBS 이사장을 역임했던 뉴라이트 인사 이인호의 할아버지다.
또 방 실장은 “4대 역사 재단 수장의 임명과 임명 과정을 밝히는 청문회와 뉴라이트들이 이들 역사 재단에 앉은 것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개 야당이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 “그렇지만 집에 있지만 말고 시민과 함께 하는 진짜 광복절 기념식을 15일 오후 2시 효창공원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발언하고 있는 박근하 2024대학생통일대행진단 대원의 모습.(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대학생통일대행진단 대원들이 공연이 있은 후 세 번째 발언자로 박근하 2024대학생통일대행진단 대원이 나섰다. 박 대원은 지난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위해 열심히 활동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윤석열 정부의 친일 매각 행각을 규탄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일에 앞장서서 해줬다”며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역사 배반”이라고 질타했다. 박 대원은 “뉴라이트 인사가 항일 자주독립 선조들이 있는 독립기념관 관장으로 임명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수수방관하고, 국방부 지도에 독도가 빠진 것을 보면 윤석열 정권이 곳곳에 숨어있던 친일파를 쓸어모아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원은 “이제는 한반도에 자위대까지 끌어들이고 한미일 연합 훈련으로 한반도를 역대 최악의 전쟁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쟁이 일어나면 국민만 죽는다”며 “우리 대학생들이 전국에서 전쟁 반대 윤석열 탄핵 운동을 벌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 대원은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윤석열에 대한 분노를 멈추지 않겠다. 대학생들이 윤석열 탄핵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며 발언을 마쳤다.
발언하고 있는 윤미향 김복동의 희망 공동대표의 모습.(사진=촛불행동 이호 작가)
박 대원에 이어 윤미향 김복동의 희망 공동대표(전 국회의원)가 발언자로 나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방해하는 일본 정부의 횡포를 규탄하고 이에 대항하는 전 세계 촛불 시민들의 항거 소식을 전했다.
윤 대표는 “일제는 불법으로 한반도를 강점하고 지배한 범죄를 인정도, 사죄도 안 했고 배상도 없었다”며 “그러는 사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강제 노동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세계 시민들은 일본 대사관 앞을 시작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있다”며 “소녀상이 일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인가, 폭력적인가”하고 따졌다.
윤 대표는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명예 훼손 소송을 제기하고,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동맹국을 돈을 앞세워 압박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그동안 세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쟁 중에 자행된 성폭력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에 사죄하고 배상할 것을 권고하고 그것이 국제적인 상식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윤 대표는 “이런 일본이 너무나 쉽게 편한 부역자를 만났으니 그게 윤석열 정권”이라며 “국가는 자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윤 정권은 모든 것을 팔아먹고, 일본 정부의 소녀상 철거 압박도 모른 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촛불 시민들을 향해 “소녀상 건립 운동을 벌이자. 뜻을 함께 하는 동포와 함께 손을 잡고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자”고 호소했다.
촛불 시민들이 102차 촛불 대행진 본행사가 끝나고 행진하고 있다.(사진=촛불행동 이호 작가)
이후 촛불 시민들은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다. 본래 이 날 행진은 미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이 위치한 세종대로, 종로로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석연찮은 이유로 방해를 하는 바람에 경로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촛불행동 측에서 신청한 미국대사관-일본대사관 행진을 불허한 이유로 '교통체증'과 '외교관의 기능 침해'를 들었다.
그러나 이미 촛불행동은 2023년에도 여러 차례 미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 일대로 행진을 했고 아예 그곳에서 집회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교통체증'과 '외교관의 기능 침해'를 사유로 불허한다는 것은 석연찮은 이유라 볼 수밖에 없다. 촛불행동 또한 전 날 성명서에서 "예전에는 없었던 교통체증과 외교관의 기능 침해가 별안간 생겼다는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또 촛불행동은 경찰이 이렇게 석연찮은 핑계를 대며 행진을 불허한 이유에 대해 8월 10일이 광복절을 앞둔 주말이기 때문에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대사관 인근 행진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라고 봤다. 결국 이 날 집회 행진은 본행사 장소인 시청에서 더플라자호텔, 무교로, 무교동사거리(모전교 앞), 청계천 남단도로와 파이낸스 빌딩, 프레스센터를 거쳐 다시 본 행사장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이뤄졌다.
행진을 끝내고 이어진 정리 집회에서는 가수 이광석이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는 없다’ 등의 노래를 부르며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 제103차 촛불 대행진은 오는 17일 오후 6시 시청역에서 열릴 예정이며 역시 전국집중 촛불집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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