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242480

 

(단독)윤석열정부 감사원 '디지털 포렌식' 3배 폭증
2023년, 전년 대비 4.8배 증가…전 정부 정책 감사에 20% 할애
자료 제출 거부 땐 '감사 방해죄'…영장없는 압수수색 우회로 지적
2024-10-16 16:33:59 ㅣ 2024-10-16 16:55:0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검찰·경찰과 달리 '법원의 영장 없이' 압수수색이 가능한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3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집권 2년 차인 2023년에는 전년 대비 4.8배까지 늘어났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 규정 개정을 통해 무소불위 압수수색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년 만에 디지털 포렌식 '807건'…2023년 '집중'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디지털 포렌식은 2020년 24건, 2021년 213건, 2022년 97건, 2023년 462건, 2024년(10월 기준) 25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은 법원의 영장 발부 없이 자체 판단으로 가능한데요. 영장 없는 압수수색이라는 표현이 따라붙습니다. 감사 대상인 공무원들이 디지털 포렌식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감사 방해죄'로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포렌식은 PC·휴대폰·태블릿·이동식 저장 매체(USB)를 대상으로 합니다. 
 
2020~2022년 3월까지 문재인정부에서 실시된 디지털 포렌식은 총 245건입니다. 2019년 이전 시기의 디지털 포렌식 현황에 대해 감사원은 "현 시점에서 정확한 자료 작성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5월~2024년 10월까지 감사원이 실시한 디지털 포렌식은 총 807건입니다. 전 정부와 비교하면 3.3배가 급증한 겁니다.
 
정부 출범 첫해인 2022년에 감사원은 총 9건의 감사에서 89건의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습니다. USB 3건을 제외하면 모두 PC에 대한 포렌식이었습니다. 문재인정부 임기 말인 2021년 213건에 비하면 현격히 낮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이 폭증했습니다. 2023년에는 462건의 디지털 포렌식을 했습니다. 2022년 대비 4.8배가 늘어난 겁니다. 2023년 감사원은 기관에 대한 정기감사와 함께 특정 사안에 대한 감사에 나섰는데요. 문재인정부에서 진행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실태 감사'에서 디지털 포렌식은 84건이 집행됐습니다. 2023년 디지털 포렌식 횟수의 20%가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실태 감사에 집중된 셈입니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사진=뉴시스)
 
감사원 규정 대폭 '완화'…"법으로 통제해야"
 
윤석열정부에서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이 급증한 건 지난 2022년 7월 8일 '디지털 자료 수집 및 관리 규정'을 개정한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감사원 훈령인 '디지털 자료 수집 및 관리 규정'에 따르면 △실시계획서나 정보관리단과의 협의, 국장 결재 단계, 실시 사실 통지 등 사전 절차 규정 △직무수행과 관련한 디지털 자료만 선별해 추출한다는 규정 △수집한 디지털 자료를 감사목적 외 용도로 이용하거나 디지털 자료에 포함된 개인정보나 비밀 등을 누설해선 안 된다는 규정 등이 삭제됐습니다. 
 
영장을 발부받아 실행하는 압수수색이 아님에도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했고, 디지털 포렌식을 감사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세부 규정을 한동안 비공개 처리했다가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해 2월에서야 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감사원 내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감사원의 경우 수사기관이 아니다 보니 디지털 포렌식에 있어 제한적으로 활용했고, 내부 결제를 반드시 거쳐서 꼭 필요하다는 생각되는 경우에만 포렌식을 했다"며 "그런데 윤석열정부 들어 디지털 포렌식을 하는 인원도 늘려서 운영할 만큼 대폭 확대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최용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감사원에는 '감사 방해죄'라는 규정이 있는데, 디지털 포렌식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받을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라며 "법원의 영장이 필요 없는 감사원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검찰에 수사 참고 자료라는 명목으로 넘겨지게 돼 개개인의 방어권 보장에 허점이 생긴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압수수색 영장 없는 우회로가 확인된 만큼 훈령이나 시행령 수준의 규정이 아니라 감사원법을 통해 피감사자들의 권리를 명확히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 의원은 "윤석열정권에서 감사원 디지털 포렌식 3배 급증은 지금의 검찰독재정권과 그 궤를 같이한다"며 "디지털 포렌식 절차 및 피감 대상의 방어권 보장 등 법 개정 등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독립적인 감찰관 임용 △감사의 기본원칙 법제화 △디지털포렌식 방식 및 제한 법제화 등을 담은 '감사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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