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03547&PAGE_CD=N0120  

인적 없는 곳에 대규모 공원...참, '실용적인' 정부
1일 다녀온 금강정비사업 현장...이러려고 세금 퍼부었나
12.03.02 12:03 ㅣ최종 업데이트 12.03.02 12:03  이경호 (booby96)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3월의 첫날 금강을 찾았다. 최근 세굴 문제로 시끄러운 4대강 정비사업 정기 모니터링을 위해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매월 첫 번째 목요일 금강을 찾아간다. 합강리에서 황산대교까지 금강정비사업의 핵심구간을 돌아보며 현장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강모니터링단에는 회원과 전문가 약 7명이 함께하고 있다. 벌써 3달째 모니터링을 진행중에 있다.
 
첫 번째 코스인 합강리는 과거에 새들의 지상낙원이었던 곳이다.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합강리는 넓은 하폭과 다양한 하중도와 모래톱 등이 형성되어 있어, 새들에게는 그야말로 천해의 자연환경이었다. 하지만, 금강정비사업이 진행된 이후 새로 생긴 이상한 정자와 함께 찾아올지 의심스러운 오토캠핑장과 준설의 흔적들만이 남아 있다.
 
새로 생긴 합강정에서 본 합강리에 새들은 없었다. 매년 기럭기럭 거리며 찾아오던 5000여 마리의 기러기 무리는 250마리로 줄어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맹금류는 사라졌다. 매년 찾아오던 독수리와 검독수리, 참수리는 자취를 감췄고, 매, 참매, 알락개구리매 등도 찾을 수 없다. 모두 4대강 사업 이후에 생겨난 변화다. 내년에도 합강리에 새들이 다시 찾아올지 의심스럽다.
 
▲ 합강정에서 내려다본 금강 강가운데 다시 퇴적된 모습이 보인다. 매년 찾아오던 수 천 마리의 새들은 찾을 수 없었다. ⓒ 이경호

합강리의 안쓰러움을 뒤로 하고 향한 세종보(이하세종댐)는 이제 흐르지 못하는 호수가 되었다. 흐르지 못하는 강에 생명이 살기 어려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어도가 만들어진 곳에는 계단이 틀어져 있었다. 보 하류에도 문제가 있었다. 보 하류에는 건설중인 교각 상하류로 재퇴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차라리 방치한다고 하면 좋을 것을, 올여름 다시 준설한다고 나서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사람들이 이동하려고 만들어 놓은 길고 긴 자전거도로와 산책로에는 사람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맑은 날씨의 휴일인 3.1절에 사람이 찾아올 만도 하지만 사람 흔적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다행스럽게 고라니와 너구리의 발자국들이 남아있어 아직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품게 해주어 다행스러웠다.
 
▲ 세종보 하류에 섬 섬주변에 재퇴적된 모래들이 쌓여있다. 올여름이 지나면 훨씬더 많은 모래들이 쌓일 것이다. ⓒ 이경호
▲ 세종보의 어도 1m돌다리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물고기가 올라가기에는 매우 높아보였으며, 일부 돌다리는 이미 설치된 것과 다르게 뒤틀려져 있었다. ⓒ 이경호
 
금강보(이하 금강댐)에 도착했을 때는 더욱 착찹했다. 물이 새는 금강댐은 겨울내 방수작업을 했다. 공사를 마친 듯했지만 물은 지속적으로 새고 있었다. 정부에서는 물비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아무튼 물이 새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었다. 2000억원 넘는 공사비를 들인 금강댐에 물이 새고 있다니 어처구니 없을 뿐이다. 거기에 새로운 공사도 진행중이었다. 댐 하류에 오탁방지막을 설치하고 흙을 퍼서 길을 내고 있었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백제보 하류의 세굴현상을 인정했지만 금강댐과 관련해서는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을 해보니 바닥보호공의 침화가 발생했기 때문에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굴현상과 유사하게 유속에 의해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1년도 되지 않은 금강댐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속도전의 결과일 것이다.

▲ 물이 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사중인 금강보 금강보는 아직까지 물비침 현상으로 담수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목적대로라면 갈수기인 지금 담수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고정보에 세로로 된 물비침 현상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2000억 원이 투입된 금강보는 물이 새고 있다. ⓒ 이경호
 
▲ 작업중인 금강보 금강보하류에 다시 흙을 하천에 부으면서 작업중이었다. 세굴현상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 이경호

아무튼 아직도 여러 하자들을 보수하는 금강댐을 보면서, 속도전으로 밀어붙인 결과가 여지없이 드러난 듯해 씁쓸하다. 아니 세금을 발라서 물새는 댐을 만든 이명박 정부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 곰나루 사면을 보호시설이 유실된 흔적이 보인다. 멀리 금강보가 보인다. ⓒ 이경호
 
공주보 상류에 만들어 놓은 배 접안시설은 정말이지 어색하다. 과거 백제와 고구려의 경계지역이었던 곰나루에 문화재를 훼손하면서 만든 배 접안시설치고는 너무나 허접했다. 수중문화제로 등록된 곰나루는 금강댐이 생기면서 수몰되어 버렸다. 거기에 곰나루에 넓은 백사장은 준설과 담수로 사라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물을 채웠다 뺀 흔적이 남은 곳에는 녹조현상이 있었던 듯 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작년말 사면을 마무리한 곳은 큰물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사면이 유실된 흔적이 있었다.
 
▲ 맑기만하던 곰나루 넓게 분포했던 모래톱은 사라졌다. 모래의 정화능력으로 맑은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2009년) ⓒ 이경호
▲ 곰나루 잘 발달된 모래톱과 맑은 물이 흐르던 곰나루의 모습은 사라졌다. 모래톱은 준설로 없어졌고 물이 차있던 곳(오른쪽 압)에는 녹조가 있었던 듯한 흔적이 보인다. ⓒ 이경호

백제보(이하 백제댐)에는 최근 문제가 되는 세굴이 최대 6.7m가 발생했다고 국토해양부가 인정했다. 때문인지 공사현장에 보트가 돌아다니며 곳곳을 분주하게 체크하고 있었다. 2600억이 소요된 백제댐 공사에서 세굴현상이 일어났지만 국토해양부는 이미 예상한  일이라며 보강공사를 진행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강공사가 없도록 설계하는 것이 옳은 일이며, 예견되었다면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를 진행했어야 옳다. 이는 4대강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2600억원의 엄청난 비용이 든 백제보는 부실공사였음이 증명되었다. 보 하류에는 갈색 거품이 발생하고 있어 수질이 좋지 않음을 육안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올겨울 보 상류는 꽁꽁 얼어 생명들이 살 수 없게 되었고, 하류는 세굴 발생으로 안전에 문제가 생겨버렸다. 강을 막아서 무엇에 쓰려는지 모르는 4대강사업의 결과물은 정말 처참했다.
 
▲ 백제보 하류에 조사중인 보트 세굴현상이 밝혀진 때문인지 보트위에서 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 이경호
 
▲ 백제보 하류에 떠있는 거품 갈색의 거품이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이곳의 수질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 이경호
 
마지막 코스인 황산대교에는 사람들이 이용하지도 않을 넓고넓은 광장과 산책로만이 존재하여 스산하기까지 했다. 그곳에서 자라던 많은 농작물 대신 생겨난 공원에 누가 찾아올지 조차 의심스럽기만 하다. 강경읍 주민들이 하천변 둔치에 오기 위해서는 황산대교(1.05km)를 건너와야 하는 상황이다. 거기에 강경읍쪽에 하천둔치가 이미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강을 건너가서까지 하천변을 산책할지 의문스러웠다.
 
이런 걱정을 입증이나 해주듯이 황산대교 아래 넓은 둔치공원에 이용객은 하나도 없었다. 실용주의라며 주장하던 MB정부는 이용객이 없는 곳에 대규모 공원을 개발한다고 국가세금을 퍼부었다.
 
▲ 황산대교에 조성된 우안둔치공원 아직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이용하는 시민은 한명도 없었다. 멀리좌측으로 황산대교와 강경읍내의아파트가 보인다. ⓒ 이경호

하루 동안 현장을 돌아보며 참가자들은 연신 '왜 이렇게 말들었을까?' 의문을 나타냈다. 나 역시 이유를알 수 없었다. 정부는 수해 예방과 용수 확보를 위해 진행한 4대강 사업의 실효성을 완공 이후 철저하게 증명해야 할 것이다. 만약 증명하지 못한다면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며, 잘못을 인정하고 4대강을 원상 복구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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