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사태 43일 만에‥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 '내란죄 체포'
입력 2025-01-15 19:08 | 수정 2025-01-15 19:26 배주환
앵커
내란 사태를 일으킨 지 43일 만에, 관저에 숨어 있던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됐습니다.
불법을 저지른 채 법치 자체를 조롱하면서, 이젠 아예 법을 어기라는 지시까지 했던 대통령을, 경호처도 더 이상 지켜줄 수 없었습니다.
체포 직전까지도 궤변과 함께 마치 자신은 법 위에 있다는 듯 뻔뻔한 태도를 유지했던 윤 대통령은 그러나, 이젠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먼저 배주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사법 질서마저 부정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칩거가 마침내 끝이 났습니다.
경호처를 앞세우고, 차 벽과 철조망으로 만든 윤 대통령만의 요새가 무너졌습니다.
참다못한 경호원들마저 부당한 명령 대신 법에 따랐기 때문입니다.
공수처와 경찰이 코앞까지 닥치고 나서야 윤 대통령 측은 '자진 출석'을 꺼내 들었지만, 법이 내린 명령은 체포였습니다.
체포에 나선 지 5시간 남짓, 결국 윤 대통령은 공수처로 호송됐습니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책임을 끝까지 부인했습니다.
체포 직전 다급히 촬영한 영상 메시지에선 '불법 수사'라는 입장을 고집했고, 계엄 이후 벌어진 혼란에 대해 어떤 사과도 없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질문받는 걸 피해 온 윤 대통령은 공수처에 도착한 뒤에도 철저히 모습을 감췄습니다.
사람들이 볼 수 없게 가림막이 있는 후문으로 이동했고,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은 경호 차량으로 가로막았습니다.
조사실로 향한 윤 대통령은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사에 협조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12·3 내란사태 직후 정치적-법적 책임을 모두 지겠다던 그의 약속은 진작에 빈말이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달 7일)]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내란에 동조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비롯해 군경 수뇌부의 혐의가 생생히 드러났지만,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공수처의 세 차례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했고, 법원이 내준 영장도 무시했으며, 체포영장 집행 시도도 경호처를 방패 삼아 막아왔습니다.
그렇게 버틴 43일.
윤 대통령의 그릇된 신념은 한 나라를 극도의 혼돈으로 몰아넣었고, 이제 헌정사상 처음 체포된 현직 대통령이자 내란죄의 피의자로 역사의 심판대에 서게 됐습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영, 김희건, 최대환 / 영상편집 :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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