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dynews.co.kr/detail.php?number=140898&thread=11r04
보은서 사라진 조경수...여주 4대강에 ‘버젓이’
경찰, 없어진 나무 숫자 파악 ‘갈팡질팡’‘
절도’’계약위반’ 놓고 법리 해석 공방
장물구매·관리소홀 논란… 수사 주목
이도근 (nulha@naver.com) 기자 2012년03월04일 19시33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 여주에서 진행되는 한강3공구 구간에 심어진 조경수 일부가 장물(臟物)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조경수 품귀현상 속 4대강 사업 발주처의 관리소홀 등 책임 공방이 벌어질 수 있어 사건 처리 등을 놓고 경찰 수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보은군에서 일어난 조경수 절도사건이 이번 공방의 발단이다.
보은군 산외면 ㄱ씨는 지난 2011년 10월 23일께 보은군 길상리 조경수 밭에 나갔다가 나무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을 발견, 경찰에 절도사건을 신고한 뒤 나무들의 행방을 찾았다. 이후 자신과 거래를 하기로 한 ㅂ씨가 서울 ㅅ개발에 나무를 넘긴 사실을 알게 됐다. ㅅ개발은 최근까지 여주 한강3공구 조경공사를 맡은 업체다.
ㄱ씨는 “66그루 정도가 없어졌다. 관리하는 나무들에 일정한 특징이 있는데 여주 4대강 사업지에 심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에 따라 ㅅ개발 측에 “해당 나무가 장물이므로 나무 값을 보상하거나 돌려 달라”고 연락했으나 업체 측이 보상수량을 줄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ㅂ씨가 지난해 ㅅ개발 부장 명함으로 계약을 맺으러 온 점을 들며 업체가 고의적인 장물거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업체가 이를 부인하고 있어 경찰에 토양분석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ㅅ개발측은 계약을 통해 구입한 물건으로, 사용된 조경수에 대한 대금지급 의사를 전했다고 반박했다. 업체 관계자는 “장물 여부는 몰랐으며, 구입한 나무 50그루 중 사용된 37그루에 대해서는 대금지급을, 반품된 13그루는 경기도 이천의 회사 밭에 있으나 가져가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절도’ 대 ‘계약위반’, ‘66그루’대 ‘50그루’ 등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ㄱ씨의 신고에 따른 절도사건으로 조사 중이나 아직 법리적 부분이 해결된 것이 아닌 상황인데 절도 사건으로 결론 내려진다면 장물 구입 등을 놓고 사건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장물 구입과 관련해 발주처나 관련부서의 관리 소홀 등에 대한 논란도 벌어질 수 있어 주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도덕적 물품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 발주처의 행정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4대강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비슷한 사건이 잇따를 가능성도 크다. 조경업계 관계자는 “2010년부터 4대강 조경공사가 본격화돼 조경수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중소 업체들이 나무 확보를 위해 밀수입이나 산지불법채취 등 밀거래가 횡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발주처나 관련부서가 나무를 들여온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등한시 해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여주 4대강 사업 한강3공구 발주처인 서울지방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공사구간 조경 공사 관련 서류상 하자는 없었다”면서 “만일 조경업체에서 불법 장물를 묵인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에 대한 경위를 조속히 살펴본 뒤 행정지도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건은 현재 보은경찰서가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 자수한 ㅂ씨와 업체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보은경찰서 관계자는 “절도사건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법리적 부분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업체 관계자를 통해 피해수량을 37그루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양검사 요구 부분에 대해서는 “광활한 조경사업지를 모두 조사하는 게 수사상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이도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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