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1704727
'해군기지' 다룬 <뉴스타파> "참자하며 취재했지만..."
노종면 앵커 트윗 소감 "강정 공권력은 일제 부역자에 가까워"
12.03.04 14:45ㅣ최종 업데이트 12.03.04 15:20ㅣ하성태(woodyh)
▲ <뉴스타파> 6회를 진행하는 노종면 앵커 ⓒ 뉴스타파
"구럼비는 지켜져야 합니다! 강정에 달려갈 수는 없는 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D.K.K.K.(Don't Kill Kangjung Kurumbi) 피켓을 들고 항의합시다! 정치싸움도 잠시 접으시고 그 핏발선 눈을 구럼비로 돌려주세요! 저부터 시작합니다!!"
해군이 6일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발파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3일 이후 강정과 구럼비를 지키자는 목소리가 뜨거워지고 있다. 4일 오전 자신의 SNS(트위터)에 위와 같은 글을 올린 방송인 김미화씨를 비롯, SNS 공간에서 연이틀 '강정' 화두는 사라질 줄 몰랐다.
그리고 그 중심에 <뉴스타파> '강정특집'이 자리했다. 평소와 달리 토요일 정오 경 업데이트된 <뉴스타파> 6회는 45분의 시간을 빼곡하게 해군기지 건설 강행을 둘러싼 이명박 정부와 경찰의 폭압이 진행 중인 '강정'의 현재를 다뤘다.
▲ 방송인 김미화씨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해군기지 건설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사진을 올렸다. 김미화씨는 <뉴스타파> 6회에 대해 "눈물을 멈출수가 없습니다! 분노합니다!! RT뉴스타파 6회 강정특집"이란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 김미화
지상파가 외면한 강정, <뉴스타파>는 달랐다
작년 말 강정마을 주민들의 투쟁을 다각도로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잼 다큐 강정(Jam Docu 강정)>이 개봉했을 때, 한 관객은 경순 감독에게 "영화가 좀 더 실천적이어야 하지 않았느냐?"며 질타 어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촬영에서 개봉까지, 제작진이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해도, 시시각각 급박해지는 강정 사태의 현재를 전달하기에 영화라는 매체는 너무 느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달랐다. 소수의 전국언론노조와 해직 언론노동자들이 함께 만드는 <뉴스타파>는 6회에서 KBS, MBC, SBS가 단 한 번도 심층, 탐사보도를 하지 않은 '강정 사태'의 과거와 현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뉴스타파>는 먼저 해군기지 선정 연원과 과정의 부당성을 고발했다. 보통 3∼4년이 걸리는 국책사업 부지 선정에 있어 강정마을은 1달 반 밖에 걸리지 않았고, 마을총회와 어촌계총회에서도 무슨 사업인지 몰랐던 마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토론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결국 표결 없이 박수로 유치신청이 결정됐고, 한 달 여 후 도지사가 확정하기에 이른다.
또 2004년 10월 강정은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당시 김태환 도지사는 해군의 요청으로 사흘만에 절대보전지역 축소를 결정, 한나라당 도의회가 날치기 통과를 시켰다. 김태환 전 도지사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제가 사정이 좀 어렵다. 경황이 있을 때 그때 얘기하자"며 답변을 회피했다.
▲ 경찰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연행하고 있는 <뉴스타파> 6회의 한 장면 ⓒ 뉴스타파
"XX하네?" <뉴스타파>가 고발한 'MB 공권력'의 폭력상
"지금도 강정에서는 매일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납니다. 어느 한쪽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는 폭력과 불법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폭력과 불법의 대가는 약자인 주민들에게 집중돼 왔습니다. 공권력이라는 막강한 힘을 가진 군과 경찰의 폭력과 불법은 제대로 알려지지도 대가를 치르지도 않았습니다."
노종면 앵커의 목소리는 비장했다. 그만큼 지상파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일상화된 국가 폭력' 부분은 충격적이었다. 구럼비 바위와 강정 해변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주민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언어폭력과 물리적인 연행이 그대로 화면을 탔다. 30분간 보트 위에서 잡혀있기도 했던 <뉴스타파> 취재진을 향해 "지랄하네"라고 내뱉는 경찰 간부도 포착됐다.
<뉴스타파>는 이어 작년 해군기지 반대운동 중 구속됐던 양윤모 영화평론가가 연행당시 경찰 간부에게 당했던 폭행, 해군이 활동가 송강호씨에게 수중에서 가했던 폭력이 담긴 화면을 가감 없이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마을 주민은 물론 종교인과 활동가, 외국인을 포함해 올해만 108명, 2월 27일까지 누적 329명이 연행·체포됐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러한 폭력이 이명박 정부의 강행의지가 반영된 결과라 꼬집었다. 작년 말 여야는 해군기지 2012년 예산을 96% 삭감하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강행의지를 보이면서 서귀포 경찰서장이 전격 교체됐고, 이후에도 무차별 연행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일 해군은 바지선을 투입해 항만공사를 착수했다.
그리고 <뉴스타파> 6회가 공개되던 3일, 해군기지 공사업체는 서귀포경찰서에 구럼비 바위 발파허가 신청서를 냈다. <뉴스타파>는 "인륜과 천륜을 저버리고 다 패륜아가 되어버렸다", "자연만 파괴된 것이 아니라 사람도 공동체도 붕괴됐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분열상을 그렸다.
▲ <뉴스타파> PD를 맡은 이근행 전 MBC 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첫회 방영 이후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해 "언론이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잠재된 욕구불만이 컸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반응, 칭찬과 환호가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하루 사이 10만 이상 시청, "<뉴스타파>는 사람의 시선"
"KBS 토론 <일요진단>의 편파 진행 꼼수를 규탄한다. 해군기지 찬반 토론하면서 국방부 일방적 입장 25분 듣고, 그 후에 찬반 입장 25분 듣는다. 반대 목소리는 전체 시간 중 1/3 밖에 안 나온다. 국민들이 달리 손가락질하는 게 아니다." (@saltcaXXX)
4일 오전 8시 방영된 KBS <일요진단> '제주해군기지 건설논란, 해법은?' 편에 대한 한 트위터 사용자의 비판이다. 구럼비 발파 예정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공영방송 KBS는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내용을 내보냈다.
반면 <뉴스타파>는 1회 선관위 투표소 변경 의혹을 시작으로 지상파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사안에 대해 탐사보도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트위터 상에서 연이틀 <뉴스타파>와 '강정' 트윗 검색이 1, 2위를 다투며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MB정권 4년 동안 KBS <9시뉴스>는 제주 강정마을을 4번 보도했다. <주민연행...엄정대처>, <제주기지 전략·경제적 필요성·가치는?> 같은 아이템이다. <뉴스타파>6회는 그런 관제뉴스말고 강정에서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준다." (@kbsmuckraXXX)
"뉴스타파가 강정을 찾았다. 그들도 너무 늦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평화를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정은 목에 걸린 가시고 통증이다. 생각 있는 기자들은 그리고 시민들은 한번씩 강정을 찾고 안타까워한다. 근데 뭘 할 수 있을까." (@redkyungsoon, < Jam Docu 강정> 경순 감독)
"강정마을과 구럼비 바위는 소외 된 것들 중에서도 후순위로 밀린 존재다. 강정을 특집으로 기획한 뉴스타파 제작진의 소외에 대한 시선이 그래서 더욱 절절하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그게 바로 '사람'의 시선이기 때문이다. 저널리스트 이전에..." (@madhyuk, EBS 김진혁PD)
"강정에서 단 사흘 동안 만난 공권력의 실체에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 '참자참자' 마음 다독이며 취재했지만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강정에서 만난 공권력은 5공 부역자보다 일제 부역자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nodolbal, <뉴스타파> 노종면 앵커)
한편 3일 정오 공개된 <뉴스타파> 6회 '강정 특집'은 4일 정오 현재 유튜브와 <뉴스타파> 홈페이지 방문객 수만 도합 10만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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