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눈빛 무서워 남자 직원도 대피"…여전히 충격 휩싸인 법원
입력 2025.01.20 19:11 수정 2025.01.20 19:52 이가혁 기자 JTBC
 

 
[앵커]
 
밀착카메라 취재진은 초유의 법원 폭동 사태 당시 내부 상황을 단독 취재해 보도해 드렸습니다. 저희가 하루가 지나고 다시 찾아가 봤는데 법원은 여전히 폭동의 밤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직원들은 '유리창을 깨고 쳐들어오는데 그 눈빛이 너무 무서워 젊은 남자 직원들도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는데,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끔찍했던 주말이 지나고 다시 월요일.
 
서울서부지법 주변은 경찰 통제가 계속됐습니다.
 
법원 앞 인도를 지금 통과하려면 신원을 확인을 하고 통과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법원 앞 울타리 바로 앞에 경찰 질서 유지선이 있는데 폭동 당시에 폭동 가담자들이 경찰로부터 이 질서유지선을 강탈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렇게 많이 파손이 된 걸로 보입니다.
 
폭동의 흔적을 정리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후문입니다. 후문을 알리는 간판이 뽑혀서 그대로 쓰러져 있고요.
 
여기 보면 아마 이 폭동 가담자들이 들고 왔을 것으로 보이는 '부정 선거 검증하라' 손푯말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안쪽에 보시면 유리창도 파손된 채로 그대로 있고 아예 파손된 유리를 제거해서 지금은 파란색 임시 가림막을 해놓은 상태고요.
 
안쪽에선 유리를 다시 갈아 끼우기 위해서 작업자들이 사이즈를 측정하는 모습도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밑으로 서부지법 외벽 자체가 다 산산조각 난 모습도 볼 수가 있습니다.
 
2025년 1월 19일 일요일 그 새벽으로 시간을 돌려봅니다.
 
윤 대통령 구속 소식이 전해지고, 한 남성이 마이크를 들고 경찰을 향해 외칩니다.
 
[녹색 점퍼 입은 남성 : 국가가 전복됐는데 왜 우릴 막습니까!]
 
잠시 후 사람들이 법원 후문 울타리를 넘어 들어갑니다.
 
경찰 방패를 빼앗아 창문을 깨는 장면도 보입니다.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더 와야 해!]
 
스마트폰으로 상황을 촬영하던 JTBC 취재진도 내부 상황을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청사 내부로 따라 들어갔습니다.
 
법정이 모여있는 청사 3층.
 
아까 밖에서 마이크를 들고 소리치던 그 남성이 소화기로 유리문을 여러 차례 내려칩니다.
 
영장 발부 판사 이름을 거칠게 부르는 소리도 들립니다.
 
[차은경 어딨어!]
 
판사들의 개인 집무실이 있는 7층.
 
사건 관련 기록, 판사 개인 물품 등이 있어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이곳에서도 차은경 판사를 색출해 내려는 시도는 계속됩니다.
 
[비상 대피로에 있는 거 아니에요? 여기 판사실인데, 여기 있는 것 같은데? 방 안에 숨었을 수도 있지. 방 안에. 방 안에 숨었을 것 같아.]]
 
한 남성이 또다른 판사 집무실 문을 발로 부숩니다.
 
전도사로 알려진 한 보수 유튜버 이모씨로 확인됐습니다.
 
문을 부수고 빈집털이하듯 판사 집무실을 드나듭니다.
 
[여기 없어요.]
 
한손엔 소화기, 다른 한손엔 쇠파이프를 든 사람도 보입니다.
 
법원과 일상을 함께 해 온 인근 상인들은 충격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인근 상인 : 황당하죠. 황당하죠. 지금 우리나라 민주화가 이것밖에 안 되는 건지. 그렇습니다. 참담합니다. 참담해.]
 
법원 직원들의 충격은 더 큰 상황입니다.
 
법원노조를 통해 폭동 당시 서부지법 직원들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복소연/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사무처장 : 계속 직원들이 막고 있었는데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감지하고 대피하라고 보안 관리대가 말해서…밖에 나갈 수 있는 옥상이 8층이랑 11층에 있거든요. 거기에 대피하고 계시다가…]
 
유리를 깨고 쳐들어오는 폭동 가담자들의 눈빛이 무서웠다고 합니다.
 
[복소연/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 사무처장 : 젊은 남자 친구들이었는데도 (폭동 가담자들의) 그 눈빛을 보고 너무 무서워서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막을 수가 없었다고…집기를 훼손하고 사람을 해하려는 목적이 눈에 너무 많이 보여서 술을 드신 분이 좀 많았던 것 같다고 하고.]
 
2025년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 있는 법원이 습격을 당한 이 처참한 흔적 앞에서, 또 그 보도를 두고 가짜 뉴스까지 판치는 이 상황 앞에서 어떤 말로 끝맺음을 해야 할지 참담한 심정입니다.
 
분명한 것은 경찰과 검찰이 이미 밝혔듯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점입니다.
 
[작가 유승민 / 영상취재 홍승재 / VJ 장준석]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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