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곽종근 "병력 투입 목표는 질서 유지 아닌 국회 봉쇄"
입력 2025-02-03 19:49 | 수정 2025-02-03 19:58 조희원 기자
앵커
곽 전 사령관은 또, 국회에 병력을 투입한 건, 유혈사태 예방과 질서유지 목적이었다는 대통령 측 주장 역시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아예 그런 지시 자체가 없었고, 계엄군의 목표는 시설, 즉 국회 확보였단 점을 분명히 했는데요.
또 다 책임질 듯 만류를 뿌리치던 대통령과 김용현 장관은 지금 대체 뭐냐며, 그럼에도 명령을 거부하지 못한 것은 후회되고, 부하들에게 지시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조희원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일 국회에 병력을 보낸 건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달 23일)]
"국회 독재가 이런 망국적 위기 상황의 주범이라는 차원에서 질서 유지와 상징성 측면에서 국회에 군을 투입…"
윤 대통령측은 또 군 병력이 국회 창문을 깨고 난입한 것은 "흥분한 군중 때문에 발생할 안전사고나 유혈사태를 사전에 예방하려던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옥중 노트에는 정반대 사실이 담겼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계엄군의 작전 목표는 '시민보호'가 아닌 '시설 확보 및 경계'였다고 적었습니다.
사실상 '국회 봉쇄 지시'로 해석됩니다.
헌재에 나온 윤 대통령측은 '절대 유혈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했지만, 곽 전 사령관은 그런 지침 역시 받은 적 없다고 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옥중 노트에서 "누가, 언제, 어떻게 하달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2시간 짜리 경고성 계엄'이라는 윤 대통령 주장 역시 반박했습니다.
헬기 허가 등 문제로 707특임단의 국회 이동이 1시간 반 이상 지연된 점, 모든 간부를 정상 퇴근시켜 출동준비를 갖추고 지휘기구를 소집하는데 시간이 추가 소요된 점, 계엄 관련 상황 인식 등을 예하부대 참모들에게 얘기하지 않은 점 등이 더해진 덕에 계엄이 조기 종료됐다는 겁니다.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도, 장관도, 반대하고 만류할 때는 듣지 않고 자신들이 책임질 것처럼 하더니 군만 이용당하고, 지금 와서 이게 무엇인가"라며 자괴감을 토로했습니다.
또 병력 철수를 한 "특전사의 조치를 대통령실 측에서 조치한 것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화가 난다"고도 적었습니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은 자신의 책임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통령 명을 받들어야 한다는 '수명 자세'가 34년의 군생활 동안 몸에 익어 있었다며 처음 출동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건 돌이켜봐도 뼈아프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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