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지지 집회' 거액 후원자 애니챈, 남편이 중국계..."화교가 물주" vs "홍콩은 달라"
서윤경 2025. 2. 28. 13:23
'부정선거 중국 간첩설' 배후로 지목된 애니챈
'혐중 정서' 키우는 전광훈 집회 후원 알려져
"중국 국적 있다" 미확인 정보까지 온라인 판쳐

지난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신년 하례회에서 애니 챈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회장(왼쪽 두번째)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KCPAC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선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게 '명의 도용 가능성'을 제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김 의원이 태 사무처장에게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라는 단체의 고문이냐'고 질문하자 태 사무처장이 "최근에 알게 됐다"며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는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답하면서다.
해당 단체는 한국계 미국인 '애니 챈'(한국명 김명혜)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곳이다.
태 사무처장이 고문 자리에 있는 걸 모른 것과는 반대로 애니 챈 회장은 태 사무처장이 있는 민주평통의 글로벌전략위원회 위원장직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자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신설됐다.
이날 김 의원과 태 사무처장이 주고 받은 질의·응답은 애니 챈 회장이 윤석열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애니 챈 회장을 거론한 건 '부정선거 음모론' '중국인 간첩설'의 배후 인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탄핵 찬성 쪽 사람들 사이에서 애니 챈 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혐중 정서'를 확산시킨 애니 챈 회장의 남편이 '홍콩계' 출신이라는 사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게 계기가 됐다.
美 부동산 재벌로 알려진 애니챈.. 남편은 홍콩계 미국인

지난 2022년 3월 미국 시사월간 '더 네이션' 표지. /사진=더 네이션 홈페이지
그동안 애니 챈 회장은 언론에 나서지 않으면서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지난 2022년 3월 미국 시사월간 '더 네이션'에 실린 기사를 통해 소개된 게 전부였다.
더 네이션 기사는 당시 한반도의 종전 선언을 반대하기 위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와 월스트리트저널에 광고를 내고 미국 정계에 '한국의 부정선거 의혹'을 알리는 단체 뒤에 호놀룰루에 거주하는 백만장자 애니 챈이라는 인물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로 지목했다.
원코리아네트워크(OKN)와 CPAC의 한국지부인 KCOAC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10만 달러(약 1억4400만원)를 기부하고 미국 보수 단체에 약 100만 달러를 기부한다는 점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애니 챈 회장이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개발한 인물이며 남편 프레드 챈과 함께 2011년 캘리포이나주에 있는 2만5500제곱피트에 달하는 주택을 1억 달러에 매각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챈 일가가 관리하는 챈패밀리재단, 에버래스팅프라이빗재단은 2020년 말 현재 총 1866만4694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담았다.
기사는 당시 미 연방의회에 상정된 '한반도평화법안(HR 3446)'과 연방하원을 통과한 '이산가족 상봉법안'(HR.826)을 반대하는 미국 내 거대한 조직이 애니 챈 회장으로 통한다는 내용도 썼다.
국내 언론에 보도된 건 최근이다. 지난 9일 한국일보 기사를 통해서다.
지난 13일 국회에선 한미 양국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확산시킨 배후로 애니 챈 회장이 지목되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증인으로 거론됐다.
최근엔 애니 챈 회장이 2019년 KCPAC 한국지부를 설립한 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전광훈 목사와 국내 극우 성향 매체, 유튜버 등을 후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부 매체를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계 미국인으로 부동산 재벌 정도로만 알려지던 애니 챈 회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해당 기사는 그녀의 남편이 홍콩 출신의 미국인이라는 점도 밝혔다.
진보쪽 "그녀도 짱개네" 조롱에, 보수쪽 "홍콩은 괜찮아"... 온라인서 난리

디시인사이드에서 확산되는 화교 관련 선동 게시글. /사진=연합뉴스
언론을 통해 애니 챈 회장이 홍콩계 남편의 성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해 진보 진영의 사람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거친 표현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24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엔 "로비스트 방위산업 남편 중국인, 이제 퍼즐이 맞춰진다"며 "누가 누굴 짱개 공산당이라고 했냐"며 다소 센 글이 게시됐다.
또 다른 커뮤니티엔 "홍콩 출신으로 중국과 미국의 복수 국적을 가진 남편과 결혼해 중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실제 백만장자가 아니라 중국의 돈을 대신 뿌리며 국내에 극우 단체를 만들고 부정선거를 다루는 극우 유튜버들한테 돈을 뿌린다는 썰도 있다. 자금 추적이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많다"는 주장을 담은 글도 보였다.
익명을 요청한 중국어학과 교수도 "이름만 봐도 중국 사람 티가 난다"며 "챈(Chen)이라는 성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10개 성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애니 챈 회장을 넘어 보수 지지자들을 향한 날선 비판도 나왔다.
그 동안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탄핵 찬성 등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겐 '화짱조' 등의 '혐중 프레임'을 씌워 공격해 왔기 때문이다. 대상도 헌법재판소 연구관부터 의사, 연예인, 언론인부터 일반인까지 가리지 않았다.
'화짱조'는 화교와 중국인을 뜻하는 비속어인 짱깨, 조선족을 합성한 신조어로 중화권에 대한 멸칭으로 쓰이고 있다.
온라인엔 "애니 챈도 너희들 식으로 보면 화교 아니냐. 중국 남편인데 왜 안 팸", "애니 챈에 대한 글이나 중국애들이 윤석열 후보시절 지지한 거는 언급도 안 하고 비추천 수만 바뀌는 거 보면 할 말 없나 보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잠잠하던 보수 쪽에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보수 커뮤니티엔 "화짱조는 몰살시켜야 하는데… 홍콩은 어쩔 수 없이 살려줘야 하나"라며 애니 챈 회장을 애써 옹호하는가 하면, SNS엔 "무차별 공격이 이렇게 돌아오나 보다"며 자조 섞인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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