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옥중 108배하며 눈물로 절치부심
명진 스님에게 절절한 참회와 감사 서신 "스님은 국사 되실 분"
2012년 03월 11일 (일) 15:37:11 이혜조 기자 reporter@bulkyo21.com

수감 중인 정봉주 전 민주당 국회의원이 과거를 참회하며 매일 108배하는 사연을 담은 편지를 명진 스님에게 보냈다. 명진 스님이 11일 단지불회 3월 정기법회에서 언급한 편지는 6장분량의 친필로 <불교닷컴>이 단독 입수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우선 명진 스님의 배려와 가족들을 돌봐주는 데 대한 고마움을 농담섞인 표현으로 전했다. 

"명진 스님에게. 제 어머니와 식구들에게 큰 의지와 위안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안에 있으니깐 누가 정봉주를 이용하고 있고 어느 분이 진심인지 어느 정도 보이더군요. 스님의 그 따뜻한 자비의 마음, 정말이지 너무 감사합니다. 

제 어머니와 수영시합을 하시기로 했다고 들었어요. 스님께서 살살해주셔야 합니다. 어머니께서 승부근성이 강해서, 시합이 붙으면 오버하실 위험성이 아주 농후해요. 스님께서 시늉만 하시고 살살해주시길 바랍니다." 

정봉주는 스님이 건네 준 합장주로 구속 후 매일 108배를 하면서 과거를 반추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했다. 

"밤마다 108배를 합니다. 정확하게 19알 합장주(손목에 차는 염주)니깐 114배를 하는 것이지요. 마지막 염주 여섯알을 남겨두고 멈추는 것도 그렇고 해서 합장주 6회전 114배를 합니다. 구속되는 날부터 하루도 빼먹지 않았으니 60일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제 4월초면 늦게 시작한 '동안거'도 끝나고 바로 이어서 '춘안거' 108배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중략) 

지금까지 분수에 넘치는 큰 복을 받았고, 지은 죄는 너무 커서, 복 받은 것을 상쇄하기 위해서 죄값을 치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죄값을 치러야 지금까지 받았던 '복'이 정당한 것이 될 수 있도록 저울추가 맞춰진다는 마음입니다. 

앞날에 대한 희망보다는 과거의 제 죄값을 처러야하는 응당하고도 정당한 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인거죠. 그래서인지 밤마다 108배를 할 때마다 과거에 지은 죄가 자주 떠올라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데 어쩜 그렇게, 아무에게도 노출되지 않고, 저만 알고 있었던, 지은 죄가 많은지 눈물을 흘리고 흘려도 또 새로운 죄가 튀어나오기를 반복합니다. 지금 떠오르는 죄는 대학시절과 고등학교 시절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왔습니다. 마치 기억의 창고에서 시간의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지 '기억의 창고'라는 것은 참 기이하기만 하더군요." 

▲ 정봉주 전 의원이 최근 명진 스님에게 보낸 옥중편지. ⓒ2012 불교닷컴

정 전 의원은 감옥에서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금은 앞날에 대한 희망, 욕심, 열정보다는 그냥 하나의 깨끗한 인간으로 자신의 생각과 정신을 정갈하게 유지하면서, 가족과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은 생각과 그런 것이 행복이 아닌가하는 생각합니다... 머리깍고 제자로 들어가는 것이 제대로 사는 인생 아닐까 하는 생각도 실제로 많이 듭니다. 

이 곳에 있는 시간이 괴로워 언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돌아갈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를 고민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모습을 만드는데 시간을 알차고도 알차게 보내겠습니다." 

정 전 의원은 "짧은 시간 뵈었지만 수백년, 수쳔년 인연 속에서 스님을 뵌 것 같아, 이곳에 있으면서도 들어오기 전 108염주며, 영치금이며, 작은 메모를 챙겨주신 그 깊은 따뜻함에 큰 위안을 받으면서 스님의 모습을 자주 떠올리게 합니다."라며 스님에 대한 사의를 재차 표했다. 

그는 이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과 큰 스님의 바다같은 넓은 자비에 삼배올립니다. 스님! 새롭게 다가오고 저희가 함께 가꿀 행복한 '국민혁명정부'의 '국사'되기시에 넘치시고도 남습니다."라며 명진 스님을 국사로 칭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추신(P.S.)에서 "제가 감옥 온 것을 계기로 스님과 제가 이렇게 연이 깊어지고, 제 가족도 스님과 깊고도 따뜻한 인연을 맺게 되었으니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번 감옥생활은 무엇과도 비할 데 없이 소중하고 귀한, 성공한 경험이 될 듯 합니다."라고 했다. 

지난달 26일 쓴 이 편지는 정 전 의원이 명진 스님의 주소를 몰라 형에게 보내 형이 최근 전달했다. 그는 편지 말미에 '국립선원(國立禪院) 에서 만운(卍雲) 정봉주 합장'이라고 적었다. 선원은 스님들이 정진 수행하는 곳으로 흔히 '선방'이라고도 부른다. 명진 스님은 평소 자신의 발언으로 출판물 등으로 고소당해 감옥에 가면 그곳은 국립선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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