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글 : 3월22일(토) 윤석열 탄핵 범시민대행진 촛불집회 전국 일정 https://tadream.tistory.com/39380
 
헌재 선고 지연에 분노한 100만 시민들... “27일 총파업, 윤석열 파면까지 세상을 멈추자”
“어린이집 다니던 내 딸도 1학년 됐는데, 왜 윤석열은 아직도 대통령이냐”
윤정헌 기자 yjh@vop.co.kr 발행 2025-03-22 22:04:12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3.22. ⓒ뉴시스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22일 전국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을 외치는 시민들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인파는 100만명(주최측 추산)에 달했다. 헌재가 윤석열 파면 결정을 늦추자,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100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범시민 대행진을 열었다. 집회는 서울 외에도 강원, 충북, 충남, 대전, 세종, 전북, 광주, 전남, 대구, 경북, 경남, 부산, 울산, 제주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범시민 대행진 이전에는 민주노총이 전국에서 총궐기 행진을 진행했고,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5당이 범국민대회를 연 뒤 범시민 대행진에 합류했다.
 
선고 지연에 헌재로 향한 시민들의 분노... “왜 윤석열 아직도 대통령이냐”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분노는 헌법재판소(헌재)로 향했다. 혹한의 겨울부터 100일 넘게 투쟁을 이어온 시민들은 “왜 아직도 윤석열이 대한민국 대통령이냐”고 분노를 드러냈다. 헌재의 선고가 지연되면서 시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광화문을 찾은 시민들의 손에는 “판결문이 밥이냐, 뜸을 들이게”, “역사적 현장에 그만 있고 싶음” 등 헌재를 질타하는 피켓이 들려 있었다. 집회 도중에는 모든 참가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헌재 방향으로 “윤석열을 당장 파면하라”고 반복해 외치기도 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비상행동 박석운 공동의장은 “헌법재판소가 이상하고도 이상한 짓거리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애당초 윤석열 탄핵 사안이 중대해 우선 처리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의결된 지 100일, 또 변론 기일 종료 37일이 지나도록 선고 기일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신 한덕수 탄핵 심판 선고를 월요일로 잡았다”며 “이건 거꾸로 되어도 한참 거꾸로 된 것 아닌가. 주범에 대한 심판은 제쳐놓고 대신 종범에 대한 심판부터 하겠다는 것은 너무나 웃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공동의장은 “이제 헌재가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헌법기관으로 남느냐, 아니면 주권자 국민의 신망에 배반하면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천병이 되느냐하는 갈림길에 놓였다”며 “헌법재판소가 엉뚱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주권자들이 밀착 감시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민문정 비상행동 공동의장도 헌재의 판결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을 시민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는 강조했다. 김민 공동의장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책무가 있는 헌법재판소가 오히려 정의를 지연시키고 내란 수괴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이 상황을 주권자 시민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유신독재를, 그 강구할 것 같은 전두환 군부 독재를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의 힘으로 무너뜨렸다. 박근혜 탄핵의 험난한 고비를 광화문 광장의 시민들의 힘으로 넘어섰다. 시간이 지체되었을 뿐 언제나 우리는 승리했다. 이 역사의 진리를 다시 한번 똑똑히 보여주자”고 외쳤다.
 
전날 법원이 대통령 경호처 김성훈 처장과 이광호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과 관련해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민 공동의장은 “어제 김성훈 경호처장 영장 실질심사에 검사가 출석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구속영장을 반복적으로 반려하여 수사를 방해하더니 이제는 검사로서의 당연한 책무까지 포기하며 내란 숙의 윤석열을 비호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민 공동의장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풀어준 심우정 검찰총장의 작품 아니겠느냐”며 “가만두어도 되겠나. 심우정 검찰총장 지금 당장 탄핵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오늘을 마지막 집회로 만들자! 광화문 광장을 빼곡히 채운 시민들 한 눈에 보는 법
 
헌재 선고 지연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본인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성예림씨는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14일 동안 단식 투쟁을 마치고 더 강력한 시민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생들도 학업을 제쳐두고 매주 아니 매일 집회에 나왔고, 이번 주에는 헌재까지 삼보일배를 했다”면서 “시민들이 도대체 무엇을 더해야 헌재는 파면 결정을 내리느냐”고 한탄했다.
 
자신을 수원에서 올라온 40대 아저씨라고 밝힌 박승하씨는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한 게)겨울 초입이었는데, 이제 눈이 다 녹고 조금 있으면 벚꽃이 핀다. 그날 국회 왔던 고등학생이 지금 대학에서 동아리 가입하고 엠티를 가고, 우리 막내딸은 어린이집을 다니다 지금은 1학년이 됐다”면서 “그런데 왜 윤석열은 아직도 대통령이냐. 지금 장난하느냐”고 헌재의 선고 지연을 질타했다.
 
헌재를 향한 정치인들의 작심 비판도 이어졌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헌법재판소가 국민들의 간절한 믿음을 저버렸다”면서 “윤석열 탄핵 심판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는 약속, 선입 선출 원칙도 어겼다. 탄핵 심판이 시작된 지 100일이 지나도록 내란 속에 파면은 깜깜무소식”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전 최고위원은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완전히 망하게 생겼다. 헌재는 더 이상 국민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내란성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 생계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온 국민들, 목숨 걸고 단식하는 국민의 절박한 호소에 헌재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헌법재판소는 지금 신중한 것이 아니다. 윤석열의 파면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에서는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권력은 그 즉시 추방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세력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이렇게 헌재가 빠르게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에 단호하게 말한다. 헌재의 선고 지연은 오늘의 민주주의만 위태롭게 하는 게 아니다. 미래의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는 하루빨리 윤석열의 파면을 선고하라. 파면이 1시간 늦어지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하루 후퇴하고, 헌재 심판이 하루가 늦춰지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1년을 후퇴하게 된다. 돌아오는 월요일 윤석열의 선고 기일을 즉시 발표하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탄핵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3.22. ⓒ뉴시스
 
27일 ‘전국 시민 총파업’...“윤석열 파면까지 세상을 멈추자”
 
이날 비상행동은 선언문을 통해 다음 주 제3차 긴급행동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오는 25일 ‘남태령 대첩’을 만든 전봉준 투쟁단의 트랙터 행진이 예정돼 있으며, 이어지는 27일에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이 이어진다. 비상행동은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이날을 ‘전국 시민 총파업’의 날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상행동은 "일손을 멈춰 파면의 길을 열려 한다"면서 "노동자는 일터에서, 농민은 들판에서 학생은 학교에서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함께 일터를 멈추고 여기 광화문 광장에 모여 윤석열 파면과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행동은 "이제 마지막 싸움이다. 내란세력은 우두머리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일상을 회복하고 윤석열 없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면서 “하루 및 반나절 연가를 내고 광장에 참여해달라. 윤석열 파면까지 세상을 멈추자”라고 호소했다.
 
한편 참가자들 집회 직후 동십자각을 출발해 안국동 사거리, 종각, 종로3가 거쳐 다시 출발지인 동십자각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