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에도 돈 버는 극우유튜버·사이버렉카·유튜브만 승리자”
[인터뷰]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유튜브 제재 특별법 주장
“유튜브, 명확한 법안이 있어도 안 움직일 텐데 정작 법안도 없어”
“尹 극우 유튜버 수면에 올려, 그들은 혐오 콘텐츠 행동대장”
“한국, 유튜브 사용량 최고…한국만의 패스트트랙 만들어야”
기자명 박서연, 금준경 기자 psynism@mediatoday.co.kr 입력 2025.04.02 14:21 수정 2025.04.02 16:06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유튜브가 사회 혼란의 중심에 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이후 서울서부지법 폭동의 중심에는 극우 유튜버들이 있었다. 이들은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 현장을 취재한 취재진, 헌법재판관을 중국인으로 규정하는 등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리고 있다. 이른바 ‘사이버렉카’ 문제도 심각하다. ‘사이버렉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유튜버 쯔양은 “제가 죽어야 끝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고인이 된 김새론씨의 사생활을 다루는 유튜브 콘텐츠는 쏟아지고 있다.
허위조작정보가 마구잡이로 퍼지고, 고인의 사생활이 까발려지는 순간마다 극우 유튜버와 사이버렉카, 유튜브 플랫폼에는 실시간으로 입금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만난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우리는 루저고 유튜브는 위너다. 누군가에게는 계속해서 입금되는 것”이라며 “몰지각한 유튜버와 사이버렉카가 영업사원이다. 유튜브 입장에선 명확한 법안이 있어도 안 움직일 텐데, 정작 법안도 없다. 계속해서 반사 이익만 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12월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모습.
-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유튜브를 시청했다는 사실이 계엄을 계기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잘못한 게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심한 건 극우 유튜브를 시청했다는 사실이다. 그건 파시즘을 응원한 거랑 똑같다. 선전 선동한 거다. 파시즘의 특징이 핑거포인트하는 거다. ‘쟤들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라며 분열, 혐오, 남 탓, 편 가르기를 주로 한다. 이런 행동들을 해서 힘 있는 사람이 인정하는 몸짓을 보이면 그들은 ‘내가 주류구나’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이런 유튜버들을 버전업시켜 메인 링 위로 올린 거다. 법의 공백을 적절히 이용해 돈벌이하는 사람들을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인정해버린 거다. 그 사람들한테 ‘열심히 한다’ ‘고맙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위험해지는 거다. 만약 이재명과 권성동 두 정치인이 손을 잡으면 이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할 일이 없어지는 거다. 서로 싸워야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분열의 비즈니스다. 해결책, 화합 이런 건 안중에도 없고, 누가 누굴 죽여야 돈을 버는 구조, 그걸 응원하는 대통령. 얼마나 어이없나.”
- 시민사회수석실에서 극우 유튜버들을 만나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계엄을 했다는 건, 주변에 미디어 환경을 제대로 읽을 참모조차 없었다는 거다. 참모들도 무능한 거다. 또 MZ세대 군인에 대한 이해도 없었던 거다. 한국 사람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다 보유한 현실에서 미디어 종사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 안다. 대통령실 안에는 왜곡된 신념이 있는 사람만 있는 거고, 전문 분야별 수석들 중 미디어 환경을 제대로 모르는 예스맨만 있고 전략적 생각이 아닌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그런 사람들만 있었던 거다. (극우 유튜버들을 관리했다는 건) 한마디로 날 위한 행동대장이 되어달라는 거다. 유튜브의 실버버튼, 대통령실에서 보내준 선물. 두 가지를 올려두면 본인이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다.”

▲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의 손령 MBC 앵커 중국인 의혹 방송화면 갈무리
- 계엄 이후 언론사 기자나 헌법재판관, 헌재 연구관 등이 중국인이라는 허위정보를 주장하는 유튜버들이 많아졌다.
“인증을 통해 행동대장이 된 사람들은 뭐든지 해야 한다. 이 사람들 행동 리스트에는 거짓말, 나쁜 의미의 크리에이션(창작)도 있다. 막 퍼트린다. 근데 이런 행동들을 규제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아무 말이나 해도 웬만하면 잡히지도 않는다. 설령 걸린다고 해도 벌금 수준이다. 유튜브와 대통령실에서 인증받았지, 목소리 높이면 카메라에 잡히지, 일부 언론은 극우 유튜버 이야기를 정보원 삼아 기사를 써준다. 3박자가 완벽하다. 이 사람들은 그만두지 않을 거다.직업을 선택할 때도 월급 잘 나오고, 상사가 인정해 주고, 직업적 뿌듯함을 느끼는 3박자가 있는지 본다. 유튜버도 이 3박자가 맞는 거다. 왜 그만두겠나.”
- 유튜브를 어떻게 압박해야 할까.
“유튜브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유튜브는 기업이다. 다른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 이윤과 관련한 이야기를 잔인하게 해 줘야 한다. 유튜브 입장에서도 그 안에서 N번방 사건 같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한마디로 범죄 소굴이 되면 좋지 않다. 유튜브는 명실상부한 메인 플랫폼이고 너무 많은 숙주 역할을 한다. 수많은 넛지를 만들어 놔야 한다. 독일의 네트워크집행법 정도는 아니지만, 24시간 안에 책임지지 않으면 반드시 어떻게 하겠다는 등 명문화시켜 놓으면 유튜브도 계속해서 자신들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만을 주장하진 않을 거다.”
“또 한국만을 위한 패스트트랙을 만들어야 한다. 유튜브는 한국에서 망사용료도 제대로 내지 않는다. 왜 이렇게 막무가내로 원론만을 이야기하는 유튜브를 우리가 봐줘야 하나. 수익 창출, 채널 중지 등을 굉장히 촘촘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다. 그걸 보여주면서 압박해야 한다. 돈을 제일 많이 버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 논리에서 보면 유튜브를 이렇게 놔두는 게 괜찮을까? 시장 지배자가 됐다. 미디어는 민생이다. 전 세계 어딜 가도 이만큼 IT를 즐기는 국가가 없다. 한국에만 있는 법이 필요하다.”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금준경 기자.
- 국회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허위정보 규제를 논의해왔는데, 법제화하지 못했다.
“여야의 생각이 다르다. 관련된 사안으로 여야 의원이 각각 토론회를 주최했다. 그런데 여당 토론회에는 민주당 인사가 없고, 민주당 토론회엔 여당 인사가 없다. 같은 주제인데, 같은 당 의원들만 모여 있으니 대화가 안 되더라. 자살예방포럼에는 여야가 다 온다. 합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허위정보 정의부터 여야가 달리하는데 법안이 어떻게 통과하겠나. 서로 생각하는 가짜뉴스가 다르다. 정략적으로 생각해서 법안이 통과 안 되는 거다. 동상이몽이다. 결국은 우리는 루저고 유튜브는 위너다. 누군가에게는 계속해서 입금되는 거다. 몰지각한 유튜버와 사이버렉카가 영업사원이다. 유튜브 입장에선 명확한 법안이 있어도 안 움직일 텐데, 정작 법안도 없다. 계속해서 반사 이익만 얻고 있는 거다.”
- 사이버렉카의 문제점을 오랫동안 이야기해왔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故손정민군 사건부터 관심 갖기 시작했다. 아들 잃은 아빠의 호소는 이해하고 당연하다. 근데 그때 본격적으로 사이버렉카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튜버들이 카메라 들고 촬영하고 중계방송하니까 돈이 벌렸다. 그때부터 들불처럼 일어났다. 카메라 하나 들고 어딘가 뛰어나가면 돈이 벌리네? 이 사건이 큰 모티브가 됐다. 사이버렉카연합회도 생겼다. 사람들이 한 때는 이 사람들의 사적제재에 열광하고, 레이블링(이름을 불이는 것)을 했다. 꽃이라고 이름 불러주면, 그때부터 의미가 되는 거다. 사이버렉카? 사적제재? 멋있어 보인 거다. 자의반 타의반 레이블링되면서 가치가 창출된다. 자기가 하는 일은 되게 멋있는 거고, 준엄한 것처럼. 자신들이 언론 역할을 하는 걸로 착각한다. 그런 게 시너지가 일어나면서 아무 이야기나 해도 걸리지 않고, 플레이어가 많아졌다. 그중 한 명인 구제역이 오프라인에서 (쯔양에 대한 협박을 해) 협박죄를 짓게 된 거다. 사이버렉카 본연의 업무만 했으면 지금도 활개 치고 있었을 거다. 협박을 하는 바람에 형법상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해서 단죄됐다. 한국이 가만히 있고 법을 발의해도 계속 폐기 된다. 한마디로 넛지가 없다. 아무런 넛지가 없고, 기술은 또 최고다. (사이버렉카가 활동하기에) 완벽한 조건이다.”
- 김새론씨가 사망한 이후, 유튜버들이 맞붙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루저는 대중이다. 그만하면 안 될까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마저도 다 클릭한다. 서로 모욕주고 소송한다고 한다. 자기들끼리 그렇게 싸우지만, 한순간도 쉬지 않고 입금이 된다. 돈은 그들에게 흘러가고 또 유튜브로 흘러간다. 대중이 이만큼의 깨알 같은 관심을 주면 돈이 되는 거다. 자기들끼리의 분쟁이 그들에게 나쁜 시나리오일까? 빅피처를 봤으면 좋겠다. 이런 미디어 환경에서 손해 보는 건 우리다.”
- 이런 유튜버의 소식을 그대로 기사화하는 언론의 행태는 어때 보이나.
“1만 개의 언론사가 살아야 하니까 이러나? 1년 내내 그러지는 않는데, 발화점이 있으면 지켜왔던 게 다 무너진다. 정확하게 말해주는 게 필요하다. 일부 기자들은 기자들의 출입처가 유튜브라고 말하면 되게 불쾌해한다. 어떤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원 출처가 있어야 한다. 논문 쓸 때도 A라는 원저자의 글을 B가 인용했다면 A를 찾아서 인용해야 하는데, B를 인용한 걸로 표기한다. 한국언론이 이런 상황이다. 서로 참고 문헌이 되고 있는 거다. 유튜버는 언론을 봤다고 하고, 언론은 유튜브를 봤다고 한다. 사이버렉카가 너무 좋은 직업이 되는 상황이다.”
- 온라인분쟁조정위를 따로 만들고 그 전에 언론중재위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두 개가 있어야 사각이 안 생긴다. 언중위에서 해야 하는 건 범위가 좀 넓어지면 원칙을 세워줘야 한다. 온라인분쟁조정위와 별도로 언중위에서 메인 플레이어가 언론인 출신, 구독자 5만 혹은 10만 명 이상, 민사소송 이력이 몇 회 이상 등을 기준을 세워 촘촘하게 세우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이거에 안 걸리면 온라인분쟁조정위에서 다루는 거다. 지금 가장 독 오른 사람들이 잘못된 콘텐츠를 제작했을 경우 심의에서 걸릴 수 있도록 언중위에서 받아주면 되는 거다. 언중위는 난색을 표할 거다. 그러나 지금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본연의 역할을 하기에는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않다.”
- 연예인이 어떤 죄를 지었을 때 해당 죄에 대해 언론이나 유튜브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간을 정하자는 이야기도 했다.
“제 말의 핵심은 유튜버들이 연예인의 잘잘못을 크게 키울지 말지를 결정하는 구조라는 거다. 연예인의 말실수, 범죄 전력 등의 아젠다 세팅을 자유자재로 하는 사람이 유튜버다. 유튜버들이 특정인의 직업을 계속 좌지우지한다는 게 비극적이다. 연예인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섬네일부터 이성적이지 않은 말을 해서 어린 친구한테 압박감과 타격감,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거다.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자살할 수밖에 없는 거다. 유튜브는 숙주 역할을 한다. 언론이 받아쓰고, 악순환이다. 악마의 시너지. 한 명이 사고쳤어. 유튜버가 뭐라고 해. 일반인으로 따지면 직장을 잃은 거다. 직장을 잃고 언제 다시 복귀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게 제3자라고 생각해봐라. 얼마나 우울한가. 구조적인 문제다.”
- 검증되지 않은 유튜브 콘텐츠와 그걸 인용한 언론을 수용하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나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한다. 악을 저지른 사람은 뿔 달린, 괴물 같은 사람들이 아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적당히 똑똑하고 다 분별할 줄 안다. 중요한 건, 일상이 바빠 선전 선동에 취약해지면, 이 미디어 환경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계속해서 있을 것이다. 아이히만은 명령받았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정죄한 판단의 근거가 뭐냐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판단하지 않으면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미필적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했다. 평범한 악의 일부가 되지 않으려면 노력해야 하고 그 노력은 분별에 있다. 잘나가는 IT 국가에 살려면 그에 맞는 운용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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