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합성사진’ 진짜인 줄 안 국힘 박수영?…민주 한준호 “딱해”
송경화 기자 수정 2025-05-22 10:59 등록 2025-05-21 16:59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룸살롱’에서 삼겹살을 먹는 인공지능(AI) 합성 사진을 진짜인 줄 알고 올렸다가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한준호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박수영 의원이 이런 에스엔에스(SNS) 메시지를 올렸다 삭제했다는데, 이거 실화냐”며 “이게 사실이라면, 언제 정신을 차리려나 싶어 딱한 마음마저 든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혼자 안 되면 정신 차리게 도와드려야겠다”라며 “일단 해명부터 하고 사죄하라”고 말했다. 그는 “‘조작’ 타령으로 공작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지면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준호 의원이 올린 페이스북 갈무리 이미지에는 지귀연 판사처럼 보이는 인물이 젓가락을 들고 지인들과 삼겹살을 먹고 있는 모습의 이미지와, 민주당이 ‘룸살롱 의혹’을 제기하며 올린 사진이 나란히 게시돼 있다. 민주당이 공개한 사진 속에서 지 판사는 그저 앉아있어, 삼겹살을 먹는 이미지와 다르다.
 
사진 속엔 “제가 공개했던 이재명과 고 김문기씨 등의 골프 사진을 ‘조작’이라고 했던 이재명 후보. 클로즈업했던 그 사진이 조작이라면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지귀연 판사 사진은 ‘조작×조작×조작’이라고 할 수 있다. 원본 사진에 있던 삼겹살은 왜 잘라내서 ‘조작’했는가?”라는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앞서 민주당이 룸살롱 향응 의혹을 제기하자 지 판사는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 재판에 앞서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 판사는 그러면서 “평소 삼겹살에 ‘소맥(소주와 맥주의 혼합)’ 마시면서 지내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 의원이 올린 캡쳐 사진 속 메시지는, 지 판사는 해당 장소에서 실제로 삼겹살을 먹었는데 민주당이 이를 조작해 발표했다는 취지다.
 
이에 앞서 일부 보수 성향 누리꾼들은 ‘삼겹살’ 사진을 ‘실제’라고 공유하며 “더불어민주당이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한 누리꾼은 자신이 챗지피티(GPT)를 이용해 해당 사진을 만들었다면서 자신이 챗지피티에 지시해 이미지가 생성되는 과정을 올리기도 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021년 12월23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사진(왼쪽)과 원본 단체사진(오른쪽). 한겨레 자료사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021년 12월23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사진(왼쪽)과 원본 단체사진(오른쪽). 한겨레 자료사진
 
부산의 재선 의원인 박수영 의원은 앞서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재판과 관련해 논란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이 후보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함께 찍힌 사진을 박 의원이 올렸고 검찰은 이를 기소의 근거로 삼았는데, 지난 3월 항소심에서 이 후보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민주당은 항소심 재판부가 해당 사진에 대해 “원본 중 일부를 떼어놓은 것이라고 해 조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들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겨레’는 한 의원이 올린 캡쳐 사진과 관련한 입장을 박수영 의원 쪽에 여러 차례 문의했으나 “확인해보겠다”는 답변만 거듭 들었다.
 
한편, 2023년 신설된 공직선거법 조항을 보면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인공지능 기술 등을 이용해 만든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 이미지 또는 영상 등을 제작·편집·유포·상영 또는 게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어길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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