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뺨때린 국힘 시의원, 제명 피해... 시의회 앞엔 근조화환
구미시의회 안주찬 시의원, 윤리특위 제명 의결 있었지만... 국힘 절대다수 본회의서 '출석정지 30일'
조정훈(tghome) 25.06.24 22:50ㅣ최종 업데이트 25.06.24 22:50

▲행사장에서 의전에 불만을 품고 공무원의 뺨을 때린 안주찬 경북 구미시의원이 지난 23일 열린 구미시의회에서 30일 출석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 안주찬
행사장에서 의전에 불만을 품고 시의회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경북 구시미의회 안주찬 시의원이 윤리특위의 '제명' 의결에도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받아 직을 유지하게 됐다.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구미시의회(의장 박교상)는 23일 제288회 제1차 정례회를 열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안주찬 시의원(63, 무소속)에 대한 징계의 건을 상정해 제명안을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표결 결과 재적의원 25명 가운데 '제명 찬성' 11표, '반대' 8표, '기권' 5표로 부결됐다. 의원 제명을 위해서는 제적의원 2/3 이상 찬성이 필요하지만 절반을 넘기지도 못했다.
시의회는 재투표에 들어가 '출석정지 30일' 수정안을 가결하면서 안 시의원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그는 23일부터 7월 22일까지 구미시의회 출석이 정지된다.
안 시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되면서 '구미시의회가 결국 제식구 감싸기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구미시의회 25석 가운데 국민의힘은 절대다수인 19석, 더불어민주당은 5석, 국민의힘을 탈당한 안 시의원은 무소속이다.
"공무원 향한 폭력 가볍게 여기는 결정"
구미시공무원노동조합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구미시의회는 공직사회의 존립 근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결정을 내렸다"라며 "폭력 앞에서 침묵과 방조를 선택한 역사의 치욕"이라고 규탄했다. 노조는 "시민과 공무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행된 폭력 앞에서 구미시의회는 방관자를 넘어 적극적인 방조자가 됐다"라며 "구미시의회는 '공무원에 대한 폭력도 용인될 수 있다'는 극히 위험하고 치명적인 선례를 남겼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폭력 앞에서 절대 굴복하지 않고 가능한 모든 법적·조직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제명에 반대한 시의원들 뿐만 아니라 구미시의회 전체에 정치적·도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시민의 대표로서 책임을 망각하고 동료 의원 보호를 위해 정의와 공정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총연맹은 "공무원을 향한 폭력을 가볍게 여기는 이번 결정은 앞으로 유사한 폭력과 범죄가 반복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구미시의회는 깊이 반성하고 시민과 공직사회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며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구미공무원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부터 구미시의회에 조화 보내기 운동 등 본격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구미시의회 앞에는 24일 오후부터 근조화환이 놓이기 시작했다.
공주석 시군구연맹 위원장은 "공무원이라서가 아니라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폭행한 최악의 악질 폭행사건"이라며 "이런 사람이 시의원이라는 사실에 어이가 없고 이러한 자격을 유지시켜준 구미시의회의 만행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비판했다.

▲경북 구미시의회가 지난 23일 공무원의 뺨을 때인 안주찬 시의원에 대해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내리자 전국의 공무원노조에서 구미시의회에 근조화환을 보내 규탄했다. ⓒ 구미시공무원노조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 "대국민 사기극, 국민의힘의 제식구 감싸기 규탄"
구미지역 시민단체인 구미경실련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힘의 제식구 감싸기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구미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공무원을 폭행하고 성희롱한 안주찬 시의원에 대해 '출석정지 30일'을 의결한 것은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주도한 것"이라며 "이는 시민의 신임을 배신한 행위로 구미시민들은 창피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구미에서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공천권자인 국회의원의 의중을 따른 것 아닌가"라며 "이는 결국 구자근·강명구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벌인 '대국민 기만극'"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안 의원이 사건 발생 직후 국민의힘에서 탈당했으니 이는 당 징계를 피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절대다수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구미시의회의 이번 표결 결과는 '제식구 감싸기'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를 당한 당사자는 여전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은 절대 다수 의회 권력을 앞세워 시민들의 제명 요구를 저버렸다"며 "안주찬 의원은 본회의 결정을 떠나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함으로 구미시의회의 명예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
앞서 안주찬 시의원은 지난 5월 23일 구미 인동시장에서 열린 '구미 달달한 낭만 야시장' 개막식에서 행사 의전에 불만을 품고 구미시의회 공무원 A씨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퍼붓는 등 물의를 빚었다. 안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소셜미디어에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은 동료 시의원, 시청 공무원, 시의회 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리고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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