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개콘>...'만나면 좋은 친구' 김태호PD도 웃었다
새노조 파업 동참으로 서수민 PD 불참에도 시사풍자와 현안에 대한 개그 돋보여
12.04.09 11:11ㅣ최종 업데이트 12.04.09 11:11ㅣ하성태(woodyh)

▲ <개그콘서트> 중 박성호와 김대범이 진두지휘하는 <방송과의 전쟁> ⓒ KBS

 총선을 3일 앞둔 8일, 새노조의 파업에 동참한 서수민 PD가 빠진 <개그콘서트>는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개그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몇 코너는 유독 날이 서 있었다.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최효종은 투표를 독려했다. 
 
"어느 나라에서 태어날 지를 우리가 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어떤 나라에서 살아갈지는 투표로 정할 수 있어요. 4월 11일 우리 모두 투표해요." (최효종)

"여러분, 잊지 마세요. 국회의원을 욕하기 전에 투표부터 해야 된다는 거, 잊지 마세요." (정범균)
 
방송과의 전쟁 김대범과 박성호는 언론파업을 겨냥했다.
 
"니가 말한 MBC가 그 높은 곳에 MB씨를 얘기하는 거야, 여의도에 MBC를 얘기하는 거야. 그 친구는 말이야 만나면 좋은 친구인데 9주째 못 만나고 있어. 나 그 친구 만날 때까지 '무한도전' 할 거야. 노홍철 보고 있나?"
 
용감한 녀석들의 정태호는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을 거론했다.
 
"전국 대학들 잘 들어. 비싼 대학등록금으로 너희들이 만드는 건 대한민국을 이끌 역군이 아닌, 신용불량자. 비싼 대학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대학등록금을 소셜커머스에 올려. 그럼 반값등록금."
 
▲ <개그콘서트>의 '애정남' 최효종이 총선 투표 독려에 나섰다. ⓒ KBS
 
"요즘은 뉴스가 코미디고, 코미디는 시사고발 프로그램"
 
세간의 핫이슈인 총선은 물론 방송사파업에서부터 조중동과 종편 등 미디어 환경, <보이스 코리아>나 < K팝스타>, <무한도전>, <짝>과 같은 방송 프로그램, 학교폭력과 지하철 담배녀와 같은 사회면 이슈까지.
 
"요즘엔 뉴스가 코미디고, 코미디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이다"라는 한 SNS 사용자의 감상평에 고개를 끄덕이는 시청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만큼 8일 방송된 <개콘>은 전방위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서수민 PD가 빠진 채 간부급 PD가 편집을 했다는 속사정에도 불구하고 <개그콘서트>의 멤버들은 그 이전과 비교해 부끄러울 것이 없는 내용을 선보였다. "그러나 <개콘>은 계속되어야 한다"던 서수민PD의 바람이 120% 실현됐다랄까.

그 중 유독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던 코너는 전주 통편집이 됐던 <방송과의 전쟁>이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방송가를 접수한 조폭들로 패러디한 <방송과의 전쟁>은 첫 방송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꼬집었던 것에 한발 더 나아가 KBS 방송에서 MBC의 로고송을 버젓이 들려주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나, MBC 출연하고 싶다"던 박성호는 "너, KBS 편이냐, MBC 편이야"라는 물음에 "나 종편이야, 다 조기종영시켜 버릴거야"란 대사를 던졌다. 또 MBC-KBS-YTN이 적힌 얼굴 피켓을 떼고서는 "얜 얼굴파업 중이야"라며 방송파업을 언급하기도 했다. KBS <9시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방송사 파업 소식을 전국시청률 19%를 기록한 예능 <개그콘서트>에서야 접할 수 있는 이 아이러니.
 
<용감한 녀석들>의 직설화법도 여전했다. "항상 글래머만 이슈"라며 SBS <짝>에 일침을 가한 신보라에 이어 박성광은 "<무한도전> 김태호 PD, <개콘> 서수민 PD, 둘의 공통점, 못생겼어"라며 185% '리얼'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권위에 도전한다는 콘셉트인 박성광의 풍자가 자기 프로그램 PD에서 타사의 최고 시청률 리얼버라이어티를 만드는 PD로까지 번져간 것이다.
 
▲ <용감한 녀석들>의 박성광이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개그콘서트> 서수민 PD를 소재로 개그를 하고 있다. ⓒ KBS

방송 본 '무도' 김태호 PD, "내 용감함을 보여주지, 명수형이..." 
 
"내 용감함을 보여주지~! HEY~YO!! 박!성!광! 잘들어!! 외계인 명수형이 '그래도 태호가 박성광, 박휘순보다는 낫지...'라고 했었다!!"
 
방송 직후 박성광이 남긴 "개콘~~~끝났네!!!ㅋㅋ김태호 피디 봤을까?ㅋㅋㅋ"에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남긴 유머러스한 답글이다. 김태호 PD는 또 "그래도 난 남자라 다행이다... ㅎㅎ 사실 나 못생겼다고 하는 거 컨셉트인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렇게 8회 방송 직후 트위터 타임라인은 <개콘>의 직설화법에 대한 찬사로 들끓었다. 박성광과 김태호PD는 물론 일반 시청자부터 정치인, 방송인까지 감상평을 쏟아 냈다. 
 
"애정남이 투표의 원칙을 정해주네요 '어떤 나라에서 테어날 지는 우리가 정할수 없지만, 우리가 어떤 나라에서 살 지는 투표로 정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으세요, 부패와 반칙이 판치는 나라? 아니면 서민의 생활과 중산층의 꿈이 지켜지는 나라?" (@HOwindow, 송호창 민주통합당 경기 의왕시과천시 후보)
 
"요즘 유일하게 보고 있는 TV 프로그램 개콘에서 투표독려와 언론사 파업 소식을 보게 될줄이야! 한국정치 체면은 개그맨이 살린다. 김용민 홧팅!(@leastory,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전 청와대 홍보수석)
 
"타사 로고송을 거침없이 트는 개콘 정말 최고입니다요!!"(@The_izzi, 이지애 KBS 아나운서)
 
"개콘 <방송과의 전쟁> 완소..^^ 개콘에서 엠비씨 로고송을 들을 줄이야.. 이래서 본방 사수한다는! 열혈 시청중..ㅋㅋ"(@annjkreal, 김정근 MBC 아나운서)
 
"개인적으로 개콘에 나오는 김어준을 보고 싶다 ^-^ 투표율 65% 넘으면 총수의 개콘 출연 약속은 무리일까? >_<;"(@totoro***)
 
"요즘 개콘을 보면 뉴스를 보는 듯 하다. 파업으로 뉴스가 제대로 소식을 못 전하니 대신인 셈. 뉴스는 소식을~ 개콘은 웃음을~ 제대로 세상이 돌아갔으면 좋겠다." (@adonisc***)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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