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log.daum.net/costmgr/2815
"꼬리빵즈의 정체성에 관한 고찰 - 정연수"에서 고구려 관련 부분만 가져와서 제목은 소제목에 따라 붙였습니다.


용맹한 고구려병사의 몽둥이, 고려패거리 : 꼬리빵즈   

3) 고려패거리, 꼬리빵즈(高麗幇 : 고려패거리)

꼬리빵즈를 ‘고려패거리’로 보는 경우이다. 중국에서 ‘빵(幇)’이란 무리라는 말인데 주로 사람을 낮추어서 부르는 패거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꼬리빵즈는 고려무리, 혹은 고려패거리를 낮춰 부르는 말이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못난 사람, 싫은 사람들의 무리를 낮잡아 부를 때 ‘빵’(幇)을 쓰고 있다.

한국이나 조선에서는 꼬리빵즈란 말이 없는데 유독 동북에서 그 말이 나온 것으로 보아 동북에 일본놈이 쳐들어왔을 때 생겨난 말이다. 1등 공민이라고 자칭하던 일본놈은 조선족을 2등 공민으로 대우해줬고, 그 때 조선인은 일본놈의 앞잡이로 나쁜 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중국사람들 눈에는 조선인이 자기들보다 높은 2등공민이지 그리고 또 앞잡이 노릇까지 하니까 미울 수밖에 없었다. 또 조선족은 부락으로 이뤄 살고 있었으니 ‘조선놈들’, ‘조선사람 무리들’이란 이름으로 꼬리빵즈라고 불렀다.

여기서 조선이 아니라 꼬리빵즈가 된 것은 중국인들이 조선족을 역사 속의 고구려와 연상시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발전하지 못했지만 싸움을 잘해 영토를 많이 확장시킨 고구려역사는 전쟁의 역사였다. 그 때 중국은 지금처럼 통일된 큰 대국이 아니라 흉노족 등 작은 나라들로 구성됐는데, 고구려 병사들이 들이닥칠 때마다 놀라곤 했다. 굳게 뭉쳐진 고구려는 무리지어 다녔고 힘도 강해서 인접해 있던 나라들이 제일 무서워했던 공포의 대상이었다. 여기서 고구려 무리 온다(꼬리빵 날이 라)는 말이 생겨났다.
중국은 22개 성인데, 유독 산동성만 싼뚱빵즈라고 부르는 것은 조선족-한족-만주족 간의 관계 형성에 있다. 동북은 만주족이 건립한 나라로 만주족의 폐쇄성으로 기타민족을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개방물결을 타면서 조선족도 가만 가만 동북에 들어오게 되었고 한족들 가운데 살길을 찾아나선 거지와 못살던 산동사람들이 제일 먼저 동북에 들어오게 됐다. 그래서 점차 산동사람이 많아지면서 한족의 인구도 늘었는데 조선족들은 그걸 모르고 한족이면 다 산동무리로 알고 싼뚱빵즈라고 불렀던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는 꼬리빵즈가 조선족들이 막대기를 잘 사용하여 그렇게 부르는가 했었다. 하지만 역사공부를 하면서 빵즈는 막대기(棒子)가 아니고 패거리(幇)라는 걸 알게됐다. 그렇게 설명한 걸 어느 책에서 본 적도 있다.
심○○교수(여, 44, 역사학 전공, 연변 화룡시 출생, 현재 요녕성 조선족사범대학 교수) 

‘산동 빵즈’란 말은 ‘꼬리 빵즈’와는 뜻이 다른 걸로 알고 있다. 산동사람들이 하나 같이 잘 뭉친다는 의미에서 왔다고 들었다. 그러니까 ‘빵즈’는 ‘방망이’가 아니라 ‘무리’라는 뜻에 더 가까운 것 같다.(모이자닷컴 ID : 홍산도. 2004. 12. 11)

실제 꼬리빵즈라고 놀리던 한족 중에서는 꼬리빵즈를 ‘빵(幇)’의 의미를 떠올려 고려패거리로 생각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택동 아내 쟝칭(江靑), 왕훙원(王洪文), 장춘쵸우(張春橋), 요우원왼(姚文元) 등 네사람 악질 중앙간부를 중국 4인방(四人幇)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빵(幇)’을 패거리의 나쁜 의미보다는 무리라는 보통 의미로 쓰고 있다. 국가대표 3인방이니, 탤런트 3인방, 과학대표 3인방, 바둑 신예기사 4인 방 등 오히려 좋은 의미로 통용되는 실정이다. 중국에서도 ‘빵(幇)’의 고대 어원은 중성이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나쁜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발행되는 중국 사전에는 ‘낮잡아 말하는 뜻’이라고 나와 있을 정도이다. 한국에서 ‘빵(幇)’을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옛날 중국 글자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4) 용맹한 고구려병사의 몽둥이, 꼬리빵즈(高麗棒子 : 고려몽둥이)

꼬리빵즈를 고구려병사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경우이다. 빵즈(棒子)는 몽둥이(방망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고구려 시대에 중국 한족들에게 있어 용맹한 고구려 병사는 늘 공포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고구려병사들의 용맹을 고구려의 몽둥이(방망이)로 본데서 ‘꼬리빵즈’가 유래했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한족들 또한 “옛날 고구려는 대단했다”라면서 이 어원에 수긍을 한다.

① ‘꼬리빵즈’란 중학교 때 역사선생님이 가르치시기를, 고구려 때 중국과 변경을 사이 두고 충돌이 잦았는데 고구려병사들이 육모방망이(빵즈)를 들고 싸우는 것이 그렇게 용맹하고 날렵해서 중국병사들이 고려병사를 부르는 대명사랍데다. (모이자닷컴 ID별찌, 길림성 안도현, 남, 27세, 2004. 12.6)

② 꼬리빵즈란 말은 고구려 시대부터 내려온 말입니다. 고구려시대의 장수태왕 때부터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고구려 군사들은 용맹스럽기도 했지만 한족입장에서는 무자비했습니다. 반항하는 적들에게는 방망이로 머리를 내리쳐 죽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꼬리빵즈라는 말은 한족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사실 한민족은 한족들처럼 넓은 땅에 살고 있지 않고 땅의 끝 쪽에 살다보니 전쟁이 나면 죽기살기로 싸운다고 합니다. 그런 정신이 오늘날 한국과 북한에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한족들은 땅이 워낙 넓어서 그런지 전의를 상실하면 오합지졸이 되곤 한다고 합니다. 한국에는 아직도 ‘당나라군대’라는 말이 한국군대에서 쓰입니다. 그 뜻은 군기가 빠진 오합지졸 같다고 할 때 쓰입니다. 군대에서 고참이 졸병들 기합 줄 때 "여기가 당나라 군대인줄 알아?" 하면서 기합을 주곤 합니다. 당나라 군대는 고구려시대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한국에서는 조롱거리로 불립니다. (모이자닷컴 ID:고려청년, 산동성 연태시, 2004. 12.7)

③ 고려란 단어를 처음으로 들은 건 아주 어릴 적이었다. 아마 소학교 1·2 학년 정도? 하루는 한족남자애랑 놀다가 싸움이 일어났는데 나를 꼬리빵즈 라고 하는 거였다. 욕이라고 생각하고 정신 없이 싸웠지만 무슨 뜻인지 몰랐기에 집에 와서 아버지께 물었다. 아버지는 껄껄 웃으시면서 그건 욕이 아니란다. 한족들이 옛날에 고구려 사람들한테 몽둥이에 죽도록 얻어 맞고 혼난 담부터 고려인들보고 꼬리빵즈 라고 한단다. 그래서 몽둥이에 죽도록 얻어터진 옛날 한족들이 고구려인 하면 먼저 생각난 게 무섭던 몽둥이여서 고려 몽둥이라고 불렀단다. 그 고려인이 바로 우리의 조상이란다. 그때 나는 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어쩌면 욕인지도 모를 그 말에 자호감을 가졌다. 아무튼 우리는 대단했던 고구려의 자손이란 것만으로…(중략)… 그리고, 중학교 때 역사교과서에서 수양제가 고구려하고 전쟁하다 대패하는 과정을 배울 땐 고구려인의 후손이란 자긍심에 가슴이 뿌듯했다.(월드아리랑 ID:귀구(鬼廐) 2004. 9. 5)

④ 중국여행 시 기차 속에서 조선족을 만나 대화 할 일이 있었는데 옆에 듣고 있던 한족 청년 입에서 꼬리빵즈라는 욕설이 나왔던 것 같다. 그 때는 몰라서 넘어 갔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고구려 몽둥이’라는 뜻이란다. 수·당나라때 고구려 침략시 얼마나 고구려 백성들에게 몽둥이로 맞았으면 그런 표현이 생겨났을까 싶어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아무튼 중국인들에게 한마디, 얻어맞을 짓은 하덜 마!(ID : 행복, 2004. 12. 4)

⑤ 꼬리빵즈란 유래를 가지고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고구려 몽둥이’라구 하였어요. 고구려 때 병사들이 몽둥이를 너무 잘 써서. 적병들이 질질 떨었다고 꼬리빵즈란 말이 나왔다 하던데요. 그리고 몇 년 전에 있은 일인데, 우리 연변오동팀이 상해팀과 상해에서 축구경기를 할 적에 상해관중석에서 ‘꼬리빵즈를 물리치자’는 글발이 적혀져 있는 것을 본적이 있어요. 기분이 나빴어요. 그럼 지네 상해사람들은 ‘쌍하이와쯔’인가? (모이자닷컴 ID : 럭키, 2004. 12.13) 

†많은 유래들이 모두 도리가 있는 말이라고는 느끼지만 중요한 것은 한족들이 우리를 꼬리빵즈라고 말할 때에는 대부분 상황에서는 우리를 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구려병사의 용맹성을 뜻하는 고려몽둥이로 이해를 하고자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속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자식이 저에게 꼬리빵즈란 무엇인가 하고 물어봐도 저는 그 뜻풀이로 알려 줄 생각입니다. 욕은 욕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대해 우리도 방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이자닷컴 ID : 김선철, 2004. 12.11) 

많은 조선족들이 꼬리빵즈를 고구려몽둥이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많은 조선족이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꼬리빵즈는 고구려몽둥이에서 유래된 말로 배우며 자랐다고 증언했다.

고구려몽둥이로 받아들이는 데 대해서는 ‘스스로의 위안일 뿐’이라는 비판도 만만찮았다. 고구려의 기상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라 잃은 서러움과 타민족 속에 소수민족으로 살아가야 하는 서러움을 고구려 조상의 정신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자기위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위 †에서처럼 욕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자기방어를 위한 방편으로 중국에 우위적 힘을 과시하던 고구려의 위상을 이어받고자 하는 의식이 뚜렷이 드러난다. 이는 중국내 소수민족이 겪는 차별 - 공식적으로는 중국내 소수민족의 차별은 없다지만 현실 속에서는 엄연히 존재하는 차별- 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도 고구려몽둥이 해석은 조선족들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어원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의식은 앞으로도 꼬리빵즈를 고구려의 몽둥이로 해석하여 후손들로 하여금 고구려의 역사를 상기시키려는 조선족의 민족의식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꼬리빵즈의 의미 변화는 한민족의 위상 변화라 하겠다. 중국인을 떨게 한 꼬리빵즈(고구려 몽둥이)가 고려의 후손 조선족을 비난하는 꼬리빵즈로 전락한 것은 민족의 전락을 역사 속에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용맹한 고구려 병사의 기상을 지칭하던 꼬리빵즈(고구려 몽둥이)는 고구려의 몰락과 함께 위력을 잃고만 것이다. 결국 꼬리빵즈는 조국을 잃고 떠나온 조선인의 유이민이 급증하는 시기에 들면서 위력 있던 몽둥이에서 멸시와 조롱의 몽둥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 조선족은 비록 중국내 소수민족으로 살아가지만 명석한 두뇌, 지대한 교육열,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가려는 노력, 전통의 계승과 보전 등을 통해 민족의 새로운 비전을 꿈꾸고 있다. 한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조선족의 위상이 중국내에서 제고되고 있는 만큼 한국인은 조선족의 경제성장을 도와나가야 한다. 그 길은 곧 꼬리빵즈의 옛 용맹과 기상을 되찾는 길이며, 중국내에서뿐 아니라 세계 속에서 한민족의 성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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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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