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새고 침식되고 무너지고… 낙동강 보들은 온통 땜질 중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입력 : 2013-04-23 22:18:29ㅣ수정 : 2013-04-23 22:18:29

응급조치 그쳐… 수공 “안전” 주장 무색

낙동강의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들은 온통 땜질 중이었다. 

전문가,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2박3일간 낙동강 전역을 현장 조사하면서 가장 쉽게 볼 수 있었던 장면은 보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모습과 침식작용으로 무너진 제방을 보강하는 모습이었다.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보강공사는 근본적인 해결책보다는 눈앞의 홍수 피해만 막아보자는 ‘땜빵 메우기’에 불과해 보였다.

지난 21일 찾은 경북 칠곡군 칠곡보에서는 고정보의 이음새 3곳에서 물이 졸졸 새어나왔다. 이음새마다 철판을 붙여놓긴 했지만 물이 새는 것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고정보들이 부등 침하로 인해 높이가 달라지면서 누수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칠곡보 하류 40~50m 지점에서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을 보호하기 위해 ‘시트파일’이라 불리는 강철말뚝을 암반에 박아넣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칠곡보 현장의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고정보 보호를 위한 공사이며 예산은 48억~50억원 정도”라면서 “문제가 있어 공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칠곡보가 수공 주장대로 안전하다면 왜 다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강공사를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22일 함안보에서는 다른 곳은 모두 물이 흐르는데 보 일부 구간에서는 물이 흐르지 않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모두 같은 높이로 설계된 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로 부등 침하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 달성군 달성보 하류 4㎞ 지점과 경남 창녕 함안보 하류 부곡면 청암리에서는 심각한 측방침식으로 인해 제방의 토양이 수십m 파여나간 게 보였다. 달성보 하류의 침식 현장은 국도 5호선과 인접해 있어 침식이 더 진행될 경우 도로가 유실될 우려도 제기됐다. 함안보 하류에서는 부산국토관리청이 제방 보호를 위해 콘크리트로 만든 식생호안블록을 설치하는 모습이 목격돼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조사단을 따라다니던 낙동강유역환경청 직원은 환경청과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고 밝혀 낙동강의 보강공사들이 수질오염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불렀다.

지천인 신반천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경남 합천군 앙진리의 상포교에서는 측방침식으로 다리가 유실될 위험이 높아지면서 돌망태기를 쌓아올리는 제방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시공업체 관계자는 “제대로 하려면 큰 공사를 벌여야 한다”며 “곧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홍수에 대비해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라고 땜질공사임을 인정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