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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국민이 돈보고 투표했다굽쇼?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2020-05-08 05:00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 퇴임 기자간담회 논란

"총선 패배는 '정부 매표성 현금살포' 때문" 주장

패배 요인 당내에서 찾기보다 외부로 돌려

국민이 돈 보고 표를 던졌다는 위험한 인식에 비판 잇따라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왼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국회를 떠나기전 '독설'을 쏟아냈다. 퇴임 전 마지막 기자간담회가 열린 7일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현금 살포', '황교안 리더십'을 꼽으면서다.


그는 "당 지도부의 한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는 했지만, 패인을 당 내부가 아니라 외부로 화살을 돌리면서 장황한 분석을 내놓았다.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라는 쿨한 한마디는 듣기 어려웠다.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말의 무게, 떠나는 이의 마지막 공개 발언이라는 점에서 작심한 듯 보였다.


심 원내대표는 "선거에 무엇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매표형 현금살포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전 아동 수당을 뿌리고 코로나 지원금을 3월 말부터 신청하라고 대통령이 나서는 등 이런 매표용 현금살포가 표심을 크게 흔들었다"는 것이다.


통합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은 총선 막판 나온 당 후보자들의 막말로 민심이 크게 바뀐 것으로 분석했지만, 심 원내대표는 "전 국민에게 100만 원을 준다는 식의 매표용 현금 살포가 민심을 크게 흔들었다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발언은 패배감에 휩싸인 통합당 지지자들을 의식한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 '당 밖'에 원인을 둬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도 향후 지도부가 질 부담의 무게를 줄이려는 계산일 수 있어서다. 통합당은 의석수로는 완패했지만 지역구 득표율은 41.5%였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돌아갈 긴급재난지원금을 '매표용'으로 규정한 것은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유권자들이 돈을 보고 표를 던졌다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추경안은 어쨌거나 여야 합의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전 국민 지급 카드를 먼저 꺼낸 건 황교안 당시 당대표였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심 원내대표의 놀라운 현실 인식. 성찰의 결과가 국민 탓이라니, 충격적이다"며 " 저러한 인식은 심 원내대표만의 것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심 원내대표는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십도 겨냥했다. 동시에 5개월로 짧았던 자신의 임기와 공천 개입도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총선 후보들의 막말, 공천 논란도 패배 원인으로 꼽았지만, "당의 얼굴이 믿음을 못 줬다", "공천이 잘못되지 않도록 바로 잡는 당대표의 역할이 잘 안됐다"고 황 전 대표를 저격했다.


황 전 대표가 그립을 강하게 쥐면서 총선 과정에서 원내대표인 자신과 적지 않은 마찰이 있었음을 암시한 셈이다. 당 리더십에 대한 답답한 마음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심 원내대표는 지도부 공백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채 떠나면서는 '김종인 비대위' 카드를 다시 띄웠다.


그는 "저도 공감했다"면서 "인적 쇄신, 변화를 내부에서 하기가 쉽지 않다. 내부에서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인적 관계에 얽혀 제대로 추진을 못 하는 경우가 있어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게 낫고, 외부 사람에게 '수술 잘해달라'고 당부해야지 우리가 수술대에 누워서 내가 내 수술을 자가로 하겠다는 것은 방법적으로 맞지 않다"고 조언했다.


기자간담회가 열린 통합당 원내대표실에는 '국민 뜻 겸허히 받들어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는 글귀가 그의 뒤에 걸려있었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심 원내대표는 "연구소 하나 만들어서 이런저런 공부도 좀 하면서 지낼까 한다"고 했다.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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