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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이 생략한 에피소드, 사실은...
08.02.20 11:49 l 최종 업데이트 08.02.25 10:39 l 유상일(skystock)

▲  인기리에 방영 중인 <이산> ⓒ MBC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이산>(연출 이병훈 김근홍, 극본 김이영)은 영조와 정조 시대의 이야기를 비교적 사실에 가깝에 그리고 있는 드라마이다. 그러나 이런 <이산>에도 당시에 있었던 에피소드 몇 가지를 생략하고 있다. 드라마의 기획의도와 맞지 않았거나 다른 극적 재미를 위해 생략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그 에피소드들은 다음과 같다.

홍국영의 '강목' 사건


▲  명석한 두뇌를 가진 홍국영 ⓒ MBC

드라마에서는 현재 정조로 등극한 이산(이서진 분)이 세손 시절 영조(이순재 분)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에 하루는 영조가 이렇게 물었다.

"세손은 요즈음 무슨 책을 보는가?"
"네. 강목을 읽고 있습니다."
"그래? 강목이라 함은 내가 싫어하는 구절이 있는데, 그 대목을 알고 있는가?"

참고로 강목(綱目)은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의 줄임말로써 송나라 때 주희가 쓴 역사서를 가리킨다. 이 책은 중국의 춘추시대 말 부터 전국시대, 진, 전한, 후한, 삼국, 진, 남북조, 수, 당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영조가 싫어하는 구절이란 바로 한 문제(漢文帝)가 말한 "나는 고황제의 소실이 낳은 아들이다"라는 대목이다. 영조는 자신의 어머니가 천한 무수리 출신이었다는 점을 크게 콤플렉스로 느끼고 있어서 서얼이니 서자니 하는 말을 싫어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세손은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영조의 아픈 곳을 건드리고 만 셈이 되었다. 순간 그 의미를 깨달은 세손은 "그 구절은 가려 놓고 보지 않았습니다"라며 이 위기를 넘어가려 했지만 영조는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가. 그럼 어디 별감은 그 강목을 가져와 보거라!"

그러자 세손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임금에게 거짓을 말한다는 것은 곧 기군망상의 죄, 즉 임금을 속인 죄가 되어 엄히 다스려 질 터였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세손인데 이러한 죄까지 범하게 된다면 크게 문책 받을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게 어찌된 일인지. 별감이 가져온 강목에는 실제로 그 대목이 떨어져 나가고 없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세손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사실 이 일은 시강원에 있던 홍국영(한상진 분)의 눈치 빠른 솜씨의 결과였다. 현재 드라마에서도 비상한 지략으로 맹활약 중인 홍국영은 세손이 위기에 처할 것을 알자 미리 대처해 놓았던 것이다. 

나중에 이 일을 알게 된 세손은 홍국영을 얼싸안으며 감격에 찬 일성을 내뱉었다 한다. "그대가 곧 내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세손은 홍국영을 크게 신뢰하게 되었고, 홍국영은 이 일로 사서(司書)로 승진하였다고 한다.

드라마 <이산>은 영조를 괴팍한 성격으로 묘사하지 않기 위해서 이 부분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홍인한의 삼불필지설과 서명선의 상소


▲  삼불필지설을 주장했던 홍인한 ⓒ MBC

영조는 1775년 두 달 후의 죽음을 예감하고 세손의 대리청정을 추진하게 되었다. 드라마 <이산>에서도 이 부분을 이미 그린 바 있다.

당시 나이 24세였던 세손은 충분히 왕이 될 수 있는 성인이었지만 그를 둘러싼 노론 세력이 그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에 영조는 걱정하였다. 그래서 영조는 당시 좌의정이었던 홍인한(나성균 분)과 대담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홍인한은 이 대담에서 이른바 '삼불필지설(三不必知說)'을 내세웠다. 이는 '동궁은 노론·소론을 알 필요가 없고, 이판·병판을 알 필요도 없고, 조정의 일은 더더욱 알 필요가 없다'라는 내용입니다. 이것은 세손의 권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나선 것으로써 세손의 왕위 계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이 없었다. 

게다가 사도세자를 모함했던 방법을 다시 이용하여 세손이 임오화변(사도 세자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고 다닌다는 등의 허위 소문을 퍼트렸다. 이에 세손의 측근인 홍국영은 소론의 서명선을 사주하여 홍인한을 성토하고 세손의 대리청정을 지지하는 상소를 올리게 했다.

그 상소는 영조가 함구령을 내렸던 사도세자 사건을 언급하는 내용이 있었다. 서명선은 일부러 영조의 심기를 건드려 영조 스스로가 왕위를 물려줄 때가 되었음을 깨닫게 하려는 의도로 그런 상소를 작성한 것이었다.

이에 힘입은 영조는 마침내 홍인한을 삭탈관직하고 세손의 대리청정을 명했던 것이다. 홍인한은 당장에 영조에게 항의하는 상소를 올렸고 세손을 고립시키기 위해 세손의 측근인 시강원의 홍국영, 정민시 등을 탄핵하는 상소까지 하였으나 세손이 이를 듣지 않자 홍국영을 살해하고자하는 계획까지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대리청정 후 2개월 남짓 만에 영조가 사망함에 따라 세손은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홍인한은 영조의 죽음 직전에 세손이 대리청정의 명을 받게 되었을 때는 이를 반대하면서 왕의 하교를 받아 쓰려는 도승지를 몸으로 가로막기까지 하였다.

드라마 <이산>에서는 홍인한의 캐릭터가 이런 내용과 맞지 않기 때문에 생략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덧붙이는 글 | 티뷰 기자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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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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