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24393


보수유튜버의 문재인 지지자 감별법, 어이가 없다

[민언련 선거보도 모니터] 3월 3주차 이주의 나쁜 유튜브 채널(3/12~18)

20.03.22 15:28 l 최종 업데이트 20.03.22 15:28 l 민주언론시민연합(ccdm1984)


신의한수는 정치․시사 이슈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1위입니다. 3월 20일 현재 구독자 수 121만이며,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는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게시물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신의한수에서는 최근 미래통합당의 공천을 비난하면서 세월호 혐오를 드러냈습니다.


3월 12일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강남병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전략 공천했습니다. 그러자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는 김미균 씨의 몇몇 SNS 게시물을 근거로 김미균 씨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결국 미래통합당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로 하루 만에 김미균 씨 전략공천은 철회됐고, 김형오 위원장도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신의한수는 <다반뉴스/문재인 핵심 지지층 2030이 떠났다!!>(3/12)에서 김미균 씨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신의한수 출연자 홍철기 기자는 김미균 씨가 2019년 청와대 추석선물을 받고 페이스북에 감사의 뜻을 표한 글을 보여주면서 "제가 찾았어요. 게임 끝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출연자 박완석 기자도 "정체성이 드러나네"라고 응수했습니다. 청와대 추석 선물에 감사를 표한 것을 두고 '정체성'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다음 발언은 더욱 문제였습니다. 출연자 홍철기 씨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고 한 김미균 씨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두고 마치 대단한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비난한 겁니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 리멤버 2014년 4월 16일 기억하자.

홍철기 기자 : 진짜 피가 거꾸로 쏟는다 이거 보면.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 아니 이렇게 이런 거 노란 거 보면 광화문에 난리가 나고 색깔마저도 그런데, 리본을 갖다가 이렇게 달아놓으면.

박완석 기자 : 아, 뒷골 당긴다.

홍철기 기자 : 아, 진짜 뒷골 당기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 전혀 우리하고 정체성이 맞지 않는데? (중략) 지금 세월호 때문에 오히려 안산 단원갑 주민들은 말이죠. 오히려 그때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을 뽑았단 말이야. 하도 난리를 치니까. 거기 민심이 그래요. 얼마나 많이 울궈먹었습니까.('우려먹었습니까'의 비표준어_편집자주)

 

 세월호 참사에 대한 혐오 쏟아낸 <신의한수>(3/12)

▲  세월호 참사에 대한 혐오 쏟아낸 <신의한수>(3/12) ⓒ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래통합당 정체성은 세월호 참사 추모 금지?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를 비롯한 신의한수 출연자들은 김미균 씨가 페이스북에 2016년 4월 16일에 올려놓은 세월호 참사 추모 게시물을 보자마자 혐오표현을 쏟아냈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 '뒷골 당긴다', '얼마나 우려먹었느냐'와 같은 말들이었습니다. '(미래통합당과)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는 대목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정체성이 '국가적 참사 피해자의 아픔을 짓밟고 혐오하는 것인가' 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요. 신의한수의 이러한 반응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수 유튜버들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에 발생했지만, 2020년 현재까지도 수사와 처벌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유가족들도 여전히 고통 받고 있습니다. 2015년, 2019년에 이어 올해 3월에도 유가족 중 한 분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진실들, 특히 신의한수처럼 세월호 참사를 모욕하는 시선들이 국민들과 유가족들을 힘들게 합니다.


부실했던 구조 과정의 문제는 아직도 규명되지 않았으며, 구조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진상규명마저 방해했던 박근혜 정부에서 책임자 처벌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애도 표시는 이념의 문제도, 정치적 문제도 아닙니다. 그러나 신의한수는 SNS상의 추모마저 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


 '중국 봉쇄론' 위해 각종 음모론 만들어내는 가로세로연구소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는 계속해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각종 음모론을 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확산의 원인을 '국내 중국인 간병인'으로 지목하면서 여전히 '중국 혐오'를 조장하고, '중국 입국금지'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3월 13일 방송에서는 근거도 없이 법무부 공무원의 극단적인 선택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연관 지으면서 또 '중국인 간병인'을 거론했습니다. <간결한 출근길/조선족 간병인 게이트!!>(3/13)에서 간결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간결 : 코로나19를 담당한 법무부 공무원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중략) 이상하죠. 이 사람이요, 자살한 시점이요, 한 번 보세요. 25일이에요. 25일 새벽입니다. 발견된 게 9시 8분이고, 이 사람이 자살을 했던 시점은 새벽이요, 새벽 5시쯤입니다. 금천구에 이 확진자요. 불법체류로 의심되는 이 확진자가, 24일에, 검체 채취하고 (25일에) 확진을, 확진을 받았어요. 관련이 있을까요? 저는 몰라요, 저는 모릅니다. 근데 이런 사실들은 같이 엮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여러분들한테 묶어서 보여드리는 거예요. 자, 이거 관련해 가지고 질병관리본부가 어떤 일을 했는가. 지금, 지금 이 사람은요, 지금, 직업이 간병인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이건.

 

본인이 자꾸 '저는 몰라요'라고 반복하니 대체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하는 것인지 의아하지만, 요약해보면 '코로나19 담당 법무부 공무원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불법체류로 의심되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엮일 수 있다', '그 확진자가 간병인인지는 모르겠다'는 겁니다. 제시한 근거는 공무원의 사망 일시와 코로나19 확진자의 확진 시기가 비슷하다는 것 하나뿐입니다. 나머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음모론의 뉘앙스만 남기면서 '모릅니다'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은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리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사실관계를 따져보겠습니다. 금천구청에서 밝힌 해당 확진자의 동선을 살펴보면, 해당 확진자는 2월 16일 중국 칭다오에 방문했다가 하루 만에 금천구 자택으로 돌아온 뒤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총 3차례 자택 인근 병원에 방문했고, 2월 24일에 금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후 2월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의 원인을 중국인 간병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여기서도 "(금천구 확진자) 직업이 간병인인지 아닌지는 몰라요"라고 여지를 남겼는데, 금천구가 공개한 동선만으로는 직업을 알 수도 없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말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간결 씨는 이 발언에 앞서 청도대남병원의 코로나19 '슈퍼전파자'는 '중국동포 간병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이미 청도대남병원에서 근무했던 중국 국적의 간병인은 대남병원의 최초 감염원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물론 가세연은 당국의 공식발표나 사실관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고상한 브런치/'두 번 칼질 당한' 박근혜 대통령!!!>(3/18)에서도 가로세로연구소는 최근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두고 "요양병원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 중국인"이라며 중국인 간병인이 코로나19 감염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출연자 이병열 고릴라상념TV 대표는 "중국으로부터의 전면 입국차단을 하지 않은 결과"라고 덧붙이기도 했죠. 가세연은 이미 과학적으로 효과 없음이 드러난 '중국 전면 입국차단'에 매달리면서 정부를 비판하고 그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확진자와 안타까운 선택을 한 공무원까지 엮으며 음모론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민주당 비례후보에게 '피해자다움' 강요한 가로세로연구소


가세연 <충격 단독/통합당 강남병 '김미균' 정체 폭로!!!>(3/13)에서는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시대착오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출연자 이병열 고릴라상념TV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 결과를 논하던 중, 더불어민주당 국민공천심사단 심사를 통과한 비례대표 후보 박은수 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병열 고릴라상념TV 대표 : 이 사람 SNS를 보면은, (중략) 뭔가, 뭔가 이상함을 느끼죠. 아마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야, 성범죄 피해자는, 저렇게 성 표현을, 공개적인 곳에 하면 안 되는 것이냐, 자신의 육체미를, 열린 공간의 과시하면 안 되는 것이냐' 이런 지적 나올 수 있습니다. 있어요. 할 수 있어요. 제가 그거 하지 말란 얘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일반적이지 않다는 거죠. 보통 저런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보이는 태도랑은 조금 다르다. 그걸 이겨내고서, 저렇게 당당해질 수 있다. 그럼 박수 받을 만한 일이죠. 아, 상처를 잘 이겨냈구나. 너무나 충격도 받았고 힘들었을 텐데. 그러나 일반적이지 않다라는 거죠. 그러면 저 사람이 과연, 정말 진실한 사람으로서 천거가 되었느냐. 글쎄요. (중략) 일반적이지 않다. 그러다 보니까, 제가 말씀드렸지만, 전국사연자랑, 전국처지자랑으로, 선거가 완전히 변질이 되다 보니까, 과연 이야기를 막 지어내는 사람들은 없을까. 우리가 좀 잘 봐야 된다는 거죠.

 

민주당 비례대표 국민공천심사 후보자 자기소개에서 대학시절 불법촬영 성범죄 피해를 겪었다고 밝힌 박은수 후보가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들을 보고 한 말입니다. 박 후보 사진 중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고 찍은 것이 있으니 일반적인 성범죄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고 심지어는 "전국사연자랑"에 불과하며, "이야기를 막 지어"냈을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이죠. 아무 이유도 없이, 개인적인 추정만으로 성범죄 피해를 겪은 특정 정당 후보를 모욕한 것입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병열 씨 본인도 이러한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이 씨는 자기 발언에 쏟아질 비판이 걱정됐는지 "성범죄 피해자는, 저렇게 성 표현을, 공개적인 곳에 하면 안 되는 것이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고 했고 자신의 취지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구색 맞추기일 뿐, 이 씨의 발언은 '성범죄 피해자라면 저런 사진을 공개적인 곳에 올릴 수 없다'는 차별적 시선에 불과합니다.


발언을 교묘하게 섞어 만들어낸 '거짓말', 전형적인 가짜뉴스 수법


신의한수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하지 않은 발언을 교묘하게 섞어서 박원순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에서 거짓말을 한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일일뉴스/황교안, 김형오 양아들 수양딸 집으로 돌려보내라!>(3/12)에서 3월 9일부터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를 논하면서 박원순 시장이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한 것인데요. 발언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주희 기자 : 각 다른 층에서 근무를 하는 확진자가 나와서 좀 더 확산세가 더 많지 않을까 하는 그런….

(중략)

홍철기 기자 : 아, 지금 다른 층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나요?

이주희 기자 : 네, 네, 다른 층입니다.

홍철기 기자 : 그러니까 지금 그동안 보도를 보면은 박원순도 나와서 '다른 층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얘기를 했잖아요.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 거짓말이에요, 거짓말.

홍철기 기자 : 거짓말인 게 드러났잖아요. 당연히 여러분들, 에어로졸 감염, 그다음에 엘리베이터 같이 타면 당연히 같이 접촉을 할 수밖에 없잖습니까.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신의한수가 주장하는 것처럼 '다른 층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걱정할 것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습니다. 3월 11일 CBS 표준FM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원순 시장은 11일 현재까지 다른 층에서 나온 확진자는 없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여 "다른 층에 근무하는 콜센터 직원들도 전부 검체를 채취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JTBC <뉴스룸>과 한 인터뷰에서도 박원순 시장은 "나머지 콜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7, 8, 9층에는 검사가 지금 거의 대부분 진행됐는데 아직은 양성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층 확진자가 나온 12일에는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구로 콜센터가) 제2의 신천지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해당 건물의) 오피스텔 주민 중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등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는 측면에서 (집단감염 확산에 대한) 그런 우려까지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죠.


콜센터의 업무 특성상 밀집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확산세가 빨랐는데, 콜센터가 입주해 있는 해당 건물의 11층 외에 다른 층에서 근무 혹은 거주 중인 사람들의 감염 여부도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3월 11일까지는 다른 층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3월 12일 오전에는 9층과 10층에서 근무하는 직원 2명도 확진자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10층에서 나온 확진자는 콜센터가 아닌 다른 회사의 근무자로, 3월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 따르면 이 확진자가 해당 건물의 첫 감염 사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즉, 신의한수는 박원순 시장의 '(해당 건물의) 다른 층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으나 검사 중'이라는 3월 11일 발언과 '(구로 콜센터가) 제2의 신천지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그런 우려까지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3월 12일 발언을 제멋대로 뭉뚱그려서 '다른 층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아니다'라고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는 박 시장이 하지도 않은 말로 박 시장을 비난한 셈이 됐습니다. 이렇게 일부 사실과 중대한 허위를 뒤섞어 여론을 오염시키는 것이 허위조작정보의 전형적 특징입니다.


원전에도 자동차에도 수명이 없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보수 유튜버들이 자주 언급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인데요. 특히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전력이나 대기업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논리를 애용합니다. 펜앤드마이크TV <3월 12일 10시 정규재의 텐텐뉴스>(3/12)에서 조선비즈 <단독/"월성 원전 수명 알려달라"…이제야 전문가 찾는 정부>(3/12)의 내용을 전하던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 월성 원전의 수명을 알려 달라, 이제야 전문가를 찾는 정부입니다. 그런데 원전에는 수명이 없습니다, 여러분. 원전에는 수명이 없습니다. 그럼 지금 뭐, 30년이다 뭐다 하는 것은 뭐냐, 그건 영업허가입니다. 예를 들어서 자동차가 있죠. 자동차가 수명이 있습니까, 여러분 혹시? 그러나 모든 자동차는 정기점검을 받죠. 뭐, 2년에 한 번입니까, 아니면 몇 년에 한 번인지 모르겠습니다만은. 저에게도 정기점검 받으라고 표가 와 있는 것을 잠깐 봤습니다. 근데 정기점검을 받아라, 정기점검 받는 걸 수명이라고 얘기할 수 없잖아요. 자동차 수명이 없습니다. 근데 원전에, 수명이 없습니다. 영업허가를 30년 내주는 겁니다. 그럼 그대로 또, 다시 쭉 보고 문제없으면 또 연장하는 겁니다, 또 연장하는. 근데 이 문재인 정부는 월성 원전의 수명을 좀 다시 한 번 측정해보자, 수명을, 없습니다, 그런 개념 자체가.

 

너무도 당연하지만 '원전에 수명이 없다'는 정규재 씨의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에서 밝힌 '설계수명 만료 원전의 안전관리'에는 버젓이 '설계수명'이라는 개념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설계수명이란 발전소를 처음 설계할 때 설정한 운영기간인데요. 원전의 안전성 및 성능 기준을 만족하면서 공학적으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 기간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원전의 대부분은 설계수명이 30~40년입니다. 신고리 3호기처럼 최근에 지어진 신규 원전은 설계수명이 60년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의 설계수명은 설계할 때 설정한 각종 기기와 설비의 재질, 내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업자가 설정하며, 운영허가 신청 때 제출하는 최종 안전성분석보고서에 명시하도록 합니다. 규제기관에서는 인허가심사 시 설계수명 기간 동안의 안전성을 확인하여 최종 승인합니다.

 

 원전에는 수명이 없다고 주장한 <펜앤드마이크TV>(3/12)

▲  원전에는 수명이 없다고 주장한 <펜앤드마이크TV>(3/12) ⓒ 민주언론시민연합

   

다만 한국의 고리 1호기처럼, 당초 설계수명이 끝난 뒤 가동연장 허가를 받아 수명을 연장하는 원전들이 있습니다. 고리 1호기는 설계수명 30년 이후 10년의 연장허가를 받아 가동한 뒤 2018년 영구폐쇄 됐습니다. 이처럼 원전의 수명을 한 차례 연장할 수는 있어도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명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또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의 위험성은 환경단체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때문에 해외 여러 국가들의 노후 원전폐쇄 사례 역시 늘고 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펴낸 <세계원전시장 인사이트>(2018/7/27)에 따르면,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2013년 원전의 안전 기준을 엄격히 정한 신규제기준이 시행돼 수명연장을 하지 않는 원전이 많아졌죠.


원전 수명 연장의 위험성은 사실 정규재 씨의 말 속에 숨어있습니다. 자동차에 수명이 없다니요. 포털 사이트에서 '자동차', '수명' 두 단어만 검색해도 자동차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넘쳐납니다. 자동차에 수명이 있음을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죠. 자동차의 수명이 다하면 어떻게 될까요. 잦은 고장 후에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가 이러한데 하물며 원전은 어떨까요. 돌이킬 수 없는 참담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탈원전을 비판하려다 '자동차에 수명이 없다'는 황당한 논리까지 동원해야 했던 펜앤드마이크TV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미래한국당 공천 비판하며 장애 운운한 펜앤드마이크 정규재


펜앤드마이크TV <3월 12일 10시 정규재의 텐텐뉴스>(3/12)에서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자신이 비판하고자 하는 인물에 대해 '장애가 있냐'고 따졌습니다. 정규재 씨는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사천 논란과 일부 인사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논의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판하던 중 박형준 씨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비판하는 근거 중 하나로 장애를 언급했습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 그 박형준이는 뻔뻔스럽게도 비례당(미래한국당)에 떡(하니) 올려놨어요. 어디 다리가 불편합니까, 예? 무슨 박형준이가 장애가 있어요, 무슨 전문성이 있어요? 아무것도 없잖아요. (중략) 그 요즘 보수도(보수 유튜버들도) 웃기는 겁니다. 유튜브들이 이번에 많이 들어갔거든요. 비례(미래한국당)에다가. 저는 공짜로 먹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왜 공짜로 먹으려고. 어디 다리가 아프나, 장애가 있나, 무슨 뭐냐?

 

정규재 씨는 본인의 발언이 장애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과 보수 유튜버들이 뻔뻔하고 쉽게 비례대표 공천을 차지하려 한다는 부정적 맥락을 말하려다가 장애인 대표성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그를 왜 추천했냐고 지적한 것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발언이 적절한 것일까요? 보수 유튜버들과 박형준 선대위원장의 비례대표 무임승차를 지적하고자 한다면, 그들의 자격 여부 자체에 집중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규재 씨는 '(비례공천을) 왜 공짜로 먹으려고. 장애가 있나'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무엇보다 장애인에게 매우 무례하게 들릴 수 있는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또한 이 말 속에는 '장애인은 무임승차 한다', 또는 '장애인은 비례대표 공천을 쉽게 받는다'는 편견이 담겨있다고 봐야 합니다.


비례대표제는 후보자 개인이 아닌 정당에 투표한 결과에 따라 국회 의석을 배분하는 선거제도입니다. 거대양당과 기성정치인에게 유리한 지역구 선거의 다수대표제를 보완하고 군소정당과 정치 신인, 사회적 약자에게 의회진출의 기회를 주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최혜영 후보 등 기존 정치권에서 소외됐던 장애인과 여성, 청년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바 있습니다. 따라서 누군가의 비례대표 자격을 이야기할 때 '장애도 없으면서 무슨 자격이냐'고 따지는 것은 비례대표제 본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 민언련 유튜브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3월 12~18일 정치‧시사 주제의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순위 상위 10개 채널의 게시물 및 정치‧시사 주제의 유튜브 인기 동영상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w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muz.so/aatx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