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국의 ‘시공사’ 前 직원들 “구권화폐로 비용결제 얘기 파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입력 : 2013-07-18 15:22:50ㅣ수정 : 2013-07-18 16:49:55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에서 과거 구권 화폐로 회사 운영비를 결제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공사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간 곳으로 지목되고 있는 곳 중의 하나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받아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는 10여년 전 다양한 형태의 잡지들을 연속적으로 창간·인수했다. 당시 한 잡지 관계자 ㄱ씨는 “회사 고위 관계자가 잡지 제작과정 중 각종 비용을 편집장에게 개인 카드로 결제하도록 했다”며 “그 비용은 카드 결제일에 구권 화폐로 갚도록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구권 화폐는 쇼핑백에 전달한 것으로 들었다고 그는 전했다. 당시 결제 금액에 대해 ㄱ씨는 “매달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시공사에서 잡지 기자를 한 ㄴ씨는 “자신의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 운송 협력사 기사에게 주는 돈을 구권 화폐로 지급했다는 설이 분분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잡지 기자들의 취재활동을 돕는 역할을 했다. 운송 협력사 기사는 상근 근무자와 달리 매달 10여 일을 일용직으로 근무했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나 거래업체 사람들에게 비밀리에 구권으로 결제를 했다는 소문이, 당시 시공사 내에 공공연한 사실처럼 알려졌다는 것이다.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출판단지 안의 시공사 건물.|김기남 기자



당시 시공사에서 단행본 편집자로 활동하던 ㄷ씨는 “당시 시리즈 단행본을 기획했는데, 프리랜서 집필자에게 권당 제작비 수천만원을 경리팀에서 어음이나 수표가 아닌 현찰로 결제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시리즈라 총 제작비가 수억원에 이르는데, 이 돈이 구권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출판업계 관계자 ㄹ씨는 “2005년 안팎에 지방에 도서 물류창고를 가지고 있는 도매상들에게 ‘돈을 벌려면 시공사 앞에 줄을 서라’는 말이 있었다”며 “창고를 산다는 것은 결국 땅을 산다는 말이었고, 그 비용을 ‘눅눅한 1만원권 구권’으로 결제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ㄹ씨는 또 “2010년 안팎에 전자책이 화두로 등장했을 때, 시공사가 전자책의 막강한 플랫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 시공사가 우리나라 도서 콘텐츠의 80%를 계약할 수도 있다는 말도 있었다. 뭔가 돈을 쓸 곳을 찾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공사는 출판업계 공격적인 경영으로 유명하다.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나오는 투자금에 대한 관련 업계의 뒷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소문을 살펴보면 구권 결제 대상의 공통점은 정규직보다는 일용직이나 계약 관련자에게 집중되어 있다. 시공사가 ‘갑의 위세’를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시공사 기획팀 관계자는 “관련 사실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관련 부서나 간부급 인사와의 통화 역시 거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씨의 시공사에 대해 검찰이 압수 수색에 들어갔다.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출판단지 안의 시공사 건물에서 검찰 직원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앞서 검찰은 16~17일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 전 대통령의 자택은 물론 일가의 관련 회사와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12일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발효된데 따른 것이다. 개정법은 본인은 물론 제3자에게 숨어든 은닉 재산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압수수색 대상 중에는 장남 전재국씨 소유의 출판사 시공사와 허브빌리지, 차남 전재용씨 소유의 부동산 개발회사 BLS 등도 포함되어 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시공사 등으로 적지 않은 자금이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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