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공작, '장려'하자는 새누리당 국정조사특위
2013/07/25 08:05 아이엠피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진통 끝에 시작됐습니다. 국정원 국조특위는 7월 24일 법무부,25일 경찰청,26일 국정원의 기관보고가 예정되어 있는데, 어제는 법무부의 기관보고가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국정조사가 시작됐지만, 법무부 기관보고가 있던 첫날 부터 여야는 첨예한 의견 대립과 정당별 전혀 다른 시각으로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정원 국정조사특위는 저녁 11시 8분에 기관보고 첫 날 조사가 종료됐지만, 이날 특위 활동을 보면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국정원 국정조사특위에 나온 문제가 무엇인지, 앞으로 국정원 국정조사특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국정원 댓글을 장려하라는 새누리당
온종일 국정원 국정조사특위를 모니터링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도대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국정원 국정조사특위를 왜 하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새누리당은 이번 국정조사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국정원을 옹호하면서, 검찰이 기소한 국정원의 불법적인 행동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인터넷이 북한과 종북세력의 '국가보안법 해방구'라며 '한미FTA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주한 미군 철수,전작권 환수'라는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국민들 모두를 종북과 북한 간첩으로 몰고 갔습니다.
그의 논리라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자체가 종북세력이 되어 버립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일이 '빨갱이'가 되는 나라, 이것이 과연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무비판적으로 (종북세력) 인터넷 글이 사실인양 받아들이고 건강한 대한민국 사회를 좀먹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 어린 학생들과 국가관•역사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국정원이 심리전 활동을 해야 한다"며 "(종북세력이) 국정원 직원임을 모르게, 공무원이 댓글 단다는 생각을 못하게 교묘하게 댓글을 다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예 국정원 직원임을 눈치채지 않게 교묘하게 댓글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말을 들으면서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니 아직도 대한민국 정보기관이 권력자를 반대하면 무조건 '빨갱이'로 몰고, 정권을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국정원 국회 파견실, 정보사찰이라던 새누리당, 이제 와서 정당하다니'
국정원은 대한민국 전역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벌입니다.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인 대북 정보수집을 위해서 존재한다면 그것이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국정원은 국내 정치공작을 위해 대한민국 곳곳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회도 국정원의 정보수집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박정희의 중앙정보부가 창설됐을 때부터 국회에는 정보기관이 파견됐으며, 사무실까지 배당받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1998년 새누리당의 전신이던 한나라당은 국회 본관 정보위원회 사무실 옆에 있는 국회 529호실을 공개하라며 방 앞에서 농성을 벌였습니다.
이신범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본청 529호실은 안기부 사무실로 안기부 요원들이 상주하면서 국회의원들에 대한 동향파악과 도청 등 정치 사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529호로 몰려가 사무실 공개 요구 농성을 벌였습니다.
당시 새누리당은 "안기부가 국회 안에까지 전용 사무실을 개설한 것은 정보정치의 부활이라며 상주 책임자와 요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며, 급기야는 31일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단독으로 국회 안기부 사무실에 진입해 자료를 뒤져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1999년 3월 국회 안기부 사무실은 폐쇄됐고,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국회에 국정원 사무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정원 국조특위가 시작되면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회에 상주하며 국회에 출입하고 있는 10여명의 국정원 직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해달라고 신기남 위원장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통상적인 업무'를 말하면서 국정원 직원의 국회 출입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국회는 지난 7월 22일 국회 본관에 있던 경찰 사무실을 전격 폐쇄했습니다. 국회 관계자는 "경찰이 정보수집을 위해 국회에 만들어 놓았던 사무실을 지난 주말 폐쇄했다”면서 “정보 경찰의 이유 없는 국회 출입도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경찰의 출입은 막으면서 국정원은 괜찮다는 새누리당의 논리는 뭔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이 불법이라고 하더니, 이제와서는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 대선 부정 진실을 막기 위해 국정조사를 엎어야 하는 새누리당'
어제 처음 열린 국정원 국조특위 기관보고를 보면, 새누리당 소속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들의 제1목적은 오로지 국정원 국정조사를 엎겠다는 의도밖에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국정권 국조특위에 참여한 새누리당 의원 전원은 입을 모아 국정원의 활동이 정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국정홍보처의 댓글 활동도 선거 관여 행위냐'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따지듯 물었지만, 핵심의 본질은 어느 나라 정부가 몰래 글을 올리면서 홍보활동을 하느냐는 점입니다. 이것은 정치공작이라고 볼 수 있는 행위인데,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이런 활동이 전혀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당 소속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은 검찰 수사팀의 해당 검사가 '사회진보연대'에서 활동했으니 이념적으로 편향된 사람이라며 수사 검사 교체를 요구하기도 하고, 민주당이 국정원 직원과 짜고 매관매직을 대가로 정치공작을 벌인 사건이라고 합니다.
새누리당이 국정원 댓글 작업과 정치 개입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오히려 검찰과 민주당을 향해 공격하는 가장 큰 이유는 18대 대선 부정선거 논란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입니다.
국민들이 국정원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 안에 18대 대선에 대한 부정이 숨겨져 있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의 공정성 훼손 여부를 알아내겠다는 열망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절대 여기까지 가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현 주중대사의 녹취파일을 폭로했습니다. 그러자 새누리당 위원들은 반발했고, 급기야 권성동동 새누리당 간사는 신기남 위원장에게 "국정조사 조사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면서 "다시 한 번 국정조사와 관계없는 질의가 나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국정조사와 관계없는 질의라고 주장했던 권영세 새누리당 종합상활실장의 발언에는 민감하던 새누리당은 대화록 삭제부분에서는 끈질기게 물었습니다.
동아일보는 조명균 비서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화록을 삭제했다고 소설로 쓴 기사를 모면하기 위해 새누리당과 정말 눈물겨운 노력을 합니다. 앞뒤 모두 잘라먹고 무조건 '삭제'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노 전 대통령의 삭제) 지시가 있었나. 지시 있었다는 (조명균 전 비서관의) 진술이 있었나.”
▶황 장관=“조 전 비서관이 진술할 때 삭제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는 얘기가 언론에 보도됐고, 그것은 알고 있다.”
▶김 의원=“삭제 여부에 관한 진술은 있었단 말인가.”
▶황 장관=“조 전 비서관이 삭제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이런 정도까지는 알고 있었다.”
▶김 의원=“쉽게 말해 삭제라는 얘기를 아예 안 했다는 건 아니네요.”
▶황 장관=“그렇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 대화에서 보면 조명균 전 비서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대화록을 삭제했다는 진술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로지 삭제라는 단어만 존재합니다.
마치 검찰이 '대화록을 삭제했습니까?' 라는 질문에 '나는 이지원 문서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는데 '삭제 지시를 했고, 삭제했다'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정책을 홍보하는 일이 무조건 불법은 아닙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소속을 밝히지 않고 수백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몰래 글과 댓글을 달고, 수사가 시작되자 그 글들을 삭제하는 행위는 분명 정치공작이라고 봐야 합니다.
정부 정책을 반대한다고 '종북세력'과 '빨갱이'로 몰고, 그들을 막기 위해 댓글을 다는 일을 장려해야 한다는 새누리당은 처음부터 국정원의 불법활동과 부정선거 개입을 파헤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1999년 그토록 정치사찰이라고 난리 치던 새누리당이 2013년에는 국정원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청와대에 있는 여왕님을 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아이엠피터는 회의록을 철저히 분석해서 그들의 주장을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만약 그들이 지금 심판받지 못해도(끝까지 진실을 찾는 시민이 많아 진다면 가능합니다.) 언젠가 역사의 심판 앞에서 범죄 행위가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댓글로 국정원과 여왕을 보호하겠다면 아이엠피터는 진실의 기록을 블로그에 남겨 놓겠습니다. 그것이 참다운 민주주의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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