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325220621162?s=tv_news
[현장K] '마약' SPC 3세, 경영 영구 배제한다더니?.."빵 사러 왔다"
민정희 입력 2020.03.25 22:06 수정 2020.03.25 22:35
[앵커]
파리바게트, 삼립, 쉑쉑버거와 배스킨 라빈스 등을 취급하는 국내 제빵업계 선두, SPC 그룹!
이 회사 허영인 회장의 둘째 아들 허희수 씨는 2018년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SPC 그룹은 허 부사장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는데요.
이 약속, 과연 지키고 있을까요?
현장 K, 민정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 전 쉐이크쉑 버거 개장 행사 모습입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 SPC 허영인 회장의 둘째 아들인 허희수 당시 부사장입니다.
2년 뒤, 허 씨는 액상 대마를 밀수해 피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SPC 그룹은 허 씨가 구속된 다음 날, 회사 명의의 입장문을 냅니다.
"허 부사장이 그룹 내 모든 보직에서 즉시 물러나도록 하고, 향후 경영에서 영구히 배제하도록 조치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허희수 씨가 이 발표가 나온 지 불과 석 달 뒤부터, 계속 경영에 참여해 왔다는 SPC 내부 제보를 입수했습니다.
제보 내용에는 임원회의가 열리는 장소와 시간, 참석자들까지 언급돼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제보자가 지목한 날 오후 2시에 맞춰, 해당 장소에 가 봤습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10분쯤 뒤….
승용차가 도착하더니, 실제로 허희수 씨가 내립니다.
["(KBS에서 왔는데요. 혹시 오늘 회의 참석하러 오셨나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계속 회의 참석한다는 얘기 있어서.) 아니에요. 아니에요."]
["(2018년에 마약 혐의 이후에는 다시 경영에 참여하는 건 아니세요?) 아니에요. 그럴 생각 없습니다."]
관리인이 막는 사이 건물로 들어간 허 씨를 따라갔습니다.
회의에 참석하러 온 게 아니라, 빵을 사러 왔다고 말합니다.
["(회의에 참석은 안 하시고 빵만 사러 오셨다는 거세요?) 네. (이렇게 수행원 같은 분이랑 오시는 거예요? 빵 사러 오실 때?) 아니요. 혼자. 뭐 커피 한 잔 사드릴까요?"]
허 씨는 빵집 이곳 저곳을 돌고나서 운전기사가 모는 차를 타고 15분 만에 떠났습니다.
제보자는 허 씨가 일주일에 두 번, SPC 삼립에 관한 회의를 주재했다고 주장합니다.
새로운 사업은 물론 베이커리와 푸드 부문의 기존 사업 진행 사항도 일일이 보고받아 왔다는 겁니다.
취재팀은 SPC와 관련된 최근 기사에서도 눈에 띄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에그슬럿, 씨티델리 등 SPC가 최근 추진하는 신사업을 소개하는데 경영에서 손 뗀 지 1년이 훨씬 넘은 허희수 씨의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우선, SPC에 물어봤습니다.
[SPC 관계자/음성변조 : "언론사에서 보도한 거니까요. 예를 들면 KBS에서 어떤 기사를 보도하시면 왜 보도했는지 기업체에 확인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신문사 말은 다릅니다.
[A 신문사 관계자/음성변조 : "제목이 SPC 허희수 전 부사장의 쉐이크쉑. 네 맞아요. 이거 저희 광고 건이에요. (보도자료에 허희수 이름이 없었는데, 따로 회사에서 요청했다는 건가요?) 네 광고주 측에서. 네."]
다른 신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B 신문사 관계자/음성변조 : "이건 그쪽에서 요청을 해서. SPC그룹에서."]
기사 작성자는 기자가 아닌, 신문사 마케팅팀 직원이었습니다.
경영에서 손을 뗐다면서도 광고성 기사에 허씨의 이름을 넣으라고 나선 SPC.
취재가 이어지자, SPC 측은 그날 허 씨가 빵을 사러 간 건 맞다면서도 경영 참여는 아니고 '보수 없이 조언은 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영 영구 배제'를 약속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는, 영구라는 말이 꼭 '영원히'란 뜻은 아니라며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SPC 내부 제보자는 회사가 대국민 약속을 한 지 석 달도 안 돼, 허 전 부사장이 임원들을 불러 회의하는 걸 보고 허탈함과 자괴감을 느꼈다며 제보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SPC는 2018년 8월, 허 씨의 경영배제를 발표하면서 법과 윤리, 사회적 책임을 더욱 엄중하게 준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현장 K 민정희입니다.
민정희 기자 (j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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