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송’의 진실, 제2의 ‘초원복집’ 되나?…의혹 증폭, 사실 밝혀야
‘백송’, 靑비서진 자주 들르는 곳…정치인 아니면 靑?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승인 2013.08.17  12:33:08  수정 2013.08.17  13:32:25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증인 청문회가 열린 16일, 민주당 특위 의원들은 김 전 청장에게 지난해 12월 15일 5시간동안 함께 점심을 먹은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새롭게 알려진 사실은 김 전 청장이 5시간 동안 점심을 먹은 장소가 청와대 인근 설렁탕 집 ‘백송’이라는 사실이다.

‘백송’은 청와대 비서진들이 자주 들르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만약 이날 김 전 청장이 5시간동안 청와대 비서진과 만났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간 ‘권력제휴설’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 김용판 전 청장을 비롯해 모종의 인사 7명이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1~5시까지 점심을 먹은것으로 확인된 청와대 인근의 설렁탕집 '백송' ⓒ 네이버 카페 ' FOLLOW THE WIND'

이날 청문회에서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백송’에서 식사한 게 맞느냐”고 묻자 김 전 청장은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이어 “계산은 누가 했느냐. 수행비서가 했느냐”고 물었고 김 전 청장은 “통상 수행비서가 계산을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수행하던 사람이 ‘백송’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는데 ‘백송’에서 식사했다고 이야기하진 않겠죠”라고 다시 질문하자 김 전 청장은 “그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의 답변에 전 의원은 “그러면 백송이 맞는 것”이라면서 김 전 청장이 5시간동안 누군가와 점심을 먹은 장소가 ‘백송’이라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15일 오전에 김 전 청장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수사과장으로부터 국정원 요원 김하영 씨의 메모장을 발견해서 (그 속에 김씨의 댓글 작성을 뒷받침할)내용이 있다는 수기보고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용을 받은 게 맞냐”고 묻자, 김 전 청장은 “수기 보고라는 것은 간단한 내용보고를 말한다”면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보고를 받은 것도 같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질의를 마치며 “그런 보고를 받고 ‘백송’에서 누구랑 있었는지 말하지 않으면 우리가 의심하는 사람들과 대책회의를 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김 전 청장은 “법정에서 밝히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국조특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저녁 정회 시간을 이용해 ‘백송’의 예약접수증을 구해왔다. 정 의원에 따르면, 당시 김 전 청장 일행은 오후 1~5시까지 7명이 식사를 해 28만원을 계산했다. 정 의원은 또 이 자리에서 소주 2병과 맥주5병을 먹었다는 사실도 확인해줬다.

▲ 김용판 전 청장 등 7명은 지난해 12월 15일, 청와대 인근 설렁탕집 '백송'에서 오후 1~5시까지 소주 2병과 맥주 5병 등 (정식 3만 5천원 추정)을 먹고 모두 28만원을 결제했다. ⓒ 네이버 카페 ' FOLLOW THE WIND'

정 의원은 “이 식사 이후 갑자기 분석실의 분위기가 바뀐다”며 “지시가 없었으면 갑자기 바뀌었겠냐”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은 이에 대해 “기억이 선명하지 못해서 그렇지 15일에 지시를 내린 적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한편, 김 전 청장이 대선 직전인 12월 15일 5시간동안 모종의 인사와 점심을 먹은 장소가 ‘백송’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네티즌들은 ‘이명박근혜 합작 관권부정선거’라고 비난하며 네티즌 수사대를 자처했다.

파워트위터리언 레인메이커(@mettayoon)는 “1992년 12월 11일의 부산의 초원복집에서의 김기춘. 2012년 12월 15일 서울의 백송설렁탕집에서의 김용판과 의문의 사람들. 그렇게 흑역사는 되풀이 되었다”고 비난했다.

▲ (좌) '초원복집'사건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우) '백송의 진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또 다른 트위터리언 ‘@osu*****’은 “92년 부산 초원복집에 부산지방경찰청장이 있었고, 2012년 백송설렁탕집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있었다. 2012년 12월 15일은 광화문 유세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노란 목도리를 걸어주던 날이다. 새누리당과 MB정부는 얼마나 맘이 급했을까??”라며 MB정부와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네티즌들은 “20년 전 부산 초원복집! 작년에는 청와대 코 앞에서 반복?”(@seo****), “이명박근혜 합작 관권부정선거!”(@hoon******), “청와대 근처란다...불문가지다”(@ksc********), “진짜 역사는 반복돼. 그 안에 답이 있어...”(@walk*********), “역사는 왜 반복되는가? 백송설렁탕집은 92년 초원복집의 판박이인가? 거 참 희안하네”(@joy*****)라는 등 제14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자고 모의한 제2의 ‘초원복집’ 사건이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이밖에도 트위터리언 ‘1024****’은 “2012년 12월 15일 1시에서 5시 사이 청와대 앞 백송 설렁탕 집 그 시각 인근에 주차했던 차량의 블랙박스를 소장하신 분이 계시면 트윗으로 연락 주십시오. 국기문란 범죄자들을 SNS의 힘으로 잡아봅시다!”라며 네티즌 수사대를 자처했고, 아이디 ‘bul******’은 “제2의 초원복집 사건”이라며 “청와대 인근 백송설렁탕 주인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tnf******’은 “조만간 백송설렁탕 회동한 명단 네티즌이 찾아서 공개 되겠다. 아무튼 대단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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