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49625.html


‘개당 150만원’ 삐라풍선 원가 12만원…살포 경험 탈북민 “완전 사기”

등록 :2020-06-16 17:55 수정 :2020-06-16 18:25


탈북자 홍강철씨 “대북 전단 살포 풍선 하나당 비닐값 2500원, 전단비 3만7천500원…총 12만원”

이민복 대표 “전단지를 천연색으로 염색하면 비용 2배 뛸 순 있지만 10배 뛰는 건 말이 안 돼”

전단 살포 강행 소식에 “북한 인권 위한 길 아냐, 갈등 유발해 개인 이익 취하려는 것” 비판도


북한 국경경비대 초소장 출신 탈북민 홍강철씨가 15일 유튜브 채널 ‘왈가왈북’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에 드는 상세 비용을 공개했다. 유튜브 갈무리.

북한 국경경비대 초소장 출신 탈북민 홍강철씨가 15일 유튜브 채널 ‘왈가왈북’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에 드는 상세 비용을 공개했다. 유튜브 갈무리.


북한이탈주민(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두고 남북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까지 폭파하며 강한 적개심을 나타냈습니다. 남북 관계를 이렇게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로 몰아가는 대북 전단 살포를 왜 탈북민 단체들이 강행하는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갑니다.


 특히 전단 살포 단체들이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북한 국경경비대 초소장 출신 탈북민 홍강철씨는 13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일부 단체가 대북전단 살포 비용을 10배 이상 부풀려 전단 살포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풍선 하나당 8~12만원 수준인 살포 비용을 150만원 수준으로 부풀렸다는 주장인데요. 홍씨는 15일 대북 전단 살포에 드는 상세 비용을 공개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왈가왈북’을 통해 홍씨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대북 전단 풍선 하나의 원가는 12만원”입니다. 홍씨가 제시한 비용의 상세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폭 1.8m, 높이 12m가량의 풍선 제작에 드는 비닐값은 하나에 2500원입니다. 비닐 절단 비용은 750원, 풍선 운반 차량의 유류비는 1개당 환산하면 5000원입니다. 풍선에 주입하는 가스 비용이 3만원, 일정 시간 뒤에 풍선을 터뜨리는 장치(타임기) 비용이 3000원 수준입니다.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항목은 사실 전단 제작비인데, 풍선 하나에 실리는 전단 6만장(7.5㎏)의 가격은 3만7500원이었습니다. 홍씨는 상세 비용을 공개하며 “(일부 대북전단 살포 단체가) 12만원 정도의 대북 전단비를 150만원으로 뻥튀기를 해서 돈을 받는 중이다”라고 다시금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또다른 탈북민 단체 ‘대북풍선단’의 이민복 대표도 풍선 제작 비용은 10만원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1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기술력이 좋아져서 지금은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풍선 하나를 10만원 수준으로 제작할 수 있다. 전단을 천연색(컬러)으로 제작하면 비용이 2배 정도 뛸 순 있겠지만 10배 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2010년 초에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하다가 그만둔 탈북민 김아무개(51)씨도 “단가가 12만원에 불과한데 150만원을 부르는 건 완전한 사기”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전단 살포를 예고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은 ‘북한 주민 인권 향상’을 위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전단 살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 인권을 위한 일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진행하는 일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 대표는 “(남북 긴장 상태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려면 조용히 날릴 일이지 어디서 날리겠다고 소리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북한 인권에 도움이 될 리 없다”며 “남북 사이에 갈등이 있어야 극우단체가 후원을 해줘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전단 살포를 강행) 하는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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