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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세월호’ 상황보고 문서 조작까지...‘인양 조치사항’만 전부 삭제
최초 보고서엔 해경 16일부터 인양 크레인 4척 동원 기록...29일 인양 관련 내용 전부 삭제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발행시간 2014-04-29 13:24:19 최종수정 2014-04-29 13:45:19

해양수산부가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 시간대별로 '조치사항 및 계획'을 적은 상황 보고서에서 '인양 조치'와 관련한 부분만 삭제해 29일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했다. 해경은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세월호 인양을 위한 대형크레인 3대를 동원한 반면, 구조활동은 청해진해운과 계약한 언딘에만 의존하면서 민간잠수사들을 배제해 정부의 구조활동에 대해 비판이 많이 나오던 터였다. 그런 상황에서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책임이 있는 부서가 상황보고서마저 조작한 셈이어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상황보고서는 해경 등의 조치 내용을 파악해 해수부가 작성한 것으로,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의 인명구조, 수색작업 현황, 향후 조치 계획 등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해수부 홈페이지에 시간대별 조치 내용을 담은 상황 보고서가 게재돼 있고, 누구나 열람을 할 수 있다.

16일 오후 6시 기준,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이 작성한 '인천-제주 운항 여객선 세월호 침수 전복 사고 현황' 보고서. 오른쪽 하단 향후 조치계획을 보면, 수색 및 구조활동과 관련해서는 추상적 언급만 있고, 선체 인양과 관련해 대형크레인을 출동 조치했다고 적혀 있다. 현재 출항 준비 중이고, 4월 17일 출동한다고 돼 있다. 
16일 오후 6시 기준,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이 작성한 '인천-제주 운항 여객선 세월호 침수 전복 사고 현황' 보고서. 오른쪽 하단 향후 조치계획을 보면, 수색 및 구조활동과 관련해서는 추상적 언급만 있고, 선체 인양과 관련해 대형크레인을 출동 조치했다고 적혀 있다. 현재 출항 준비 중이고, 4월 17일 출동한다고 돼 있다.ⓒ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
 
18일 오전 7시 기준,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작성한 '여객선 세월호 침수 전복사고 조치사항 및 계획' 보고서. 오른쪽 하단 향후 조치 계획에 보면, 선체인양과 관련해 대형 크레인 3척이 각각 18일 오전 1시, 오전 2시, 오전 7시 도착했다고 돼 있다. 효과적인 잠수를 위한 바지선은 민간잠수사들의 요청에 의해 19일 오전 현장에 투입됐다.
18일 오전 7시 기준,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작성한 '여객선 세월호 침수 전복사고 조치사항 및 계획' 보고서. 오른쪽 하단 향후 조치 계획에 보면, 선체인양과 관련해 대형 크레인 3척이 각각 18일 오전 1시, 오전 2시, 오전 7시 도착했다고 돼 있다. 효과적인 잠수를 위한 바지선은 민간잠수사들의 요청에 의해 19일 오전 현장에 투입됐다.ⓒ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당초 해수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상황보고서를 보면, 해경이 사건 당일인 16일부터 세월호 인양을 위해 대형크레인을 동원한 것이 자세하게 적혀있다. 16일 오후 6시 기준,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에서 작성한 '인천-제주 운항 여객선 세월호 침수·전복사고 현황'을 보면, 향후 조치 계획으로 '선체인양 대형크레인 출동 조치(거제 3천6백톤급) - 현재 출항 준비 중, 출동 4.17(목)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16일 오후 8시반 기준으로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작성한 '여객선 세월호 침수·전복사고 조치사항 및 계획(이하 조치사항)'에는 향후 조치 계획으로 '인양작업 관련 구난업체 계약 및 해상크레인 3척 수배'라고 적혀있다. 2시간여만에 해상 크레인 2척을 더 수배한 것이다.

해경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직후 빠르게 세월호 인양을 위한 조치를 취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8일 오전 7시 기준,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작성한 '조치사항'에는 대우조선해양, (주)살코, 환경공단 등의 해상크레인이 18일 새벽 1시, 2시, 오전 7시에 각각 도착해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대기중이라고 돼 있다. 실제 이 시각 차례로 해상 크레인은 세월호 인양을 위해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조치사항'을 보면 해경은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 한 척을 더 수배했고, 해당 크레인은 18일 오후 4시경 도착예정이라고 돼 있다.

290명 가량의 승객이 세월호와 함께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상황에서 해경은 인양을 위한 크레인은 발 빠르게 동원한 반면, 인명구조를 위한 잠수사들이 효과적으로 바다에 입수하기 위해 필요한 바지선 섭외에는 늑장을 부렸고, 민간잠수사들이 바지선 투입을 요청해 19일 오전이 돼서야 현장에 바지선이 투입됐다.

정부가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언딘에 구조활동을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심해잠수가 가능한 민간잠수사들을 배제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구조활동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정부가 사건 초기 구조보다는 인양에 초점을 맞춘 듯한 행동을 한 것은 가장 큰 비판의 대목이다.

인양과 관련한 조치 내용이 삭제되고 29일 오전 해양수산부 게시판에 재등록된 '인천-제주 운항 여객선 세월호 침수 전복사고 현황' 보고서. 원래 게재돼 있던 보고서에는 오른쪽 하단(빨간 표시부분)에 인양 관련한 조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인양과 관련한 조치 내용이 삭제되고 29일 오전 해양수산부 게시판에 재등록된 '인천-제주 운항 여객선 세월호 침수 전복사고 현황' 보고서. 원래 게재돼 있던 보고서에는 오른쪽 하단(빨간 표시부분)에 인양 관련한 조치 내용이 적혀 있었다.ⓒ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
 
비판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서였는지 해수부는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조치사항' 문서에서 '인양'과 관련한 부분을 모조리 삭제했다. 29일 오전 확인한 결과, 인양과 관련한 조치 내용이 삭제된 문서가 새로 게시판에 등록돼 있다. 새로 올라온 보고서의 파일 정보를 보면 문서가 29일 오전 10시경 수정된 것으로 돼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인양 목적으로 크레인이 온 것은 사실인데, 선체 인양은 대외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어서 삭제했다"면서 "내부회의에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관 지시였냐'는 기자의 질문에 "장관 지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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