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36050.html

해군 헬기 사고당시 구조장비 없이 왔다
등록 : 2014.05.07 23:19

출동한 함정 7척도 마찬가지. 
안규백의원 뒤늦게 사실 확인 “천안함때와 달라진 것 없어”

장면 #1

2010년 3월26일 밤 9시56분, 해군 고속정이 천안함 승조원 구조를 위해 백령도 서남쪽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침몰하는 함정 머리의 갑판에 58명의 승조원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바다에 빠져 있던 승조원들에게 부딪칠까봐 고속정은 더이상 접근을 못했다. 고속정은 배 가까이 갈 수 있는 고무보트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렇게 20분 남짓 흘렀다. 뒤늦게 도착한 해경이 승조원 55명을 구조했다. 나머지 2명도 어업지도선이 구했다. 해군은 천안함에서 고속정으로 뛰어넘다 바다에 추락한 1명의 승조원(작전관)을 구조하는 데 그쳤다.

장면 #2

2014년 4월16일 오전 10시4분, 해군이 세월호 구조를 위해 급파한 링스헬기가 세월호 침몰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헬기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상공에서 세월호까지 내려보낼 ‘호이스트’(구조자 운반 장비)가 없었던 탓이 크다. 10시21분, 해군 유도탄고속함도 현장에 도착했지만 역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고무보트 등 구조장비가 없었다. 당시 해군의 링스헬기 1기, 유도탄고속함 1척, 고속정 6척이 현장에 있었지만 구조작업이 불가능했다. 해군은 단 1명의 승객도 구하지 못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해군의 고속정, 유도탄고속함, 링스헬기 등이 구조장비 없이 현장에 출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일 “해군이 사고 접수 즉시 링스헬기, 유도탄고속함, 고속정 등을 출동시켰지만 출동한 헬기와 함정에는 구조를 위한 고무보트, 호이스트 등을 갖추지 못했다”며 “군은 4년 전 천안함 사건 당시 재난구조 작전 부재와 구조장비 미비로 초동대처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매뉴얼을 만들고 기존 함정에 고속고무보트 탑재 추진 등의 대책을 밝힌 바 있는데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고 당일 해군의 출동내역에는 9시9분 출동한 유도탄 고속함·고속정 편대, 9시14분·17분·44분 출동한 고속정, 9시40분 출동한 링스헬기 등이 기록돼 있다. 이들은 구조장비를 갖추지 않은 탓에 현장에서 그냥 대기해야 했다. 현재 해군은 23대의 링스헬기를 보유하고, 호이스트는 6기가 있지만 사고 현장에 가까운 3함대(목포)에는 1기도 없었다. 출동한 함정은 애초부터 구조를 위한 고무보트를 실을 수 없는 구조였다.

안 의원은 “군이 천안함 사건 당시 구조인원을 겨우 한 명 구했다는 비판을 받고 대책 마련을 약속했음에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인 개선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쪽은 “링스헬기는 소형으로, 원래 대잠수함 탐지용이어서 호이스트는 필요에 따라 장착한다. 또 고속정도 소형 전투함이어서 고무보트를 실을 공간이 없다”며 “당시 (침몰) 상황을 잘 몰라서 일단 (고속정을) 출발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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