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490
사망자 1만 육박, BBC와 가디언의 대비되는 톱기사
“정부 초인적 노력” 강조한 BBC, 희생자 생전 모습 리스티클 소개한 가디언… 감염 입원한 존슨 총리 부부 통화 실은 더썬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승인 2020.04.12 13:27
감염 사망자가 1만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확산 국면인 영국에서 주요 언론사들의 톱 기사가 극명하게 대비돼 SNS상 화두가 됐다.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을 보도한 캐롤 캐드월레어 탐사 기자는 11일(현지시각) 트위터 계정에 이날 영국 공영방송사 BBC의 메인화면 톱기사와 일간지 가디언 1면 톱 지면을 나란히 실었다.
▲영국 탐사 기자 캐롤 캐드월레어 트위터 갈무리.
BBC는 이날 메인화면 톱에 “NHS에 보호장구를 제공하려는 초인적 노력”이란 제목을 실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이 말하는 사진과 함께 “최전선에 있는 스태프에게 그들이 필요한 장구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다시 한 번 안심시켰다”고 썼다.
본문에선 행콕 장관이 ‘정부가 핵심 NHS 스태프를 보호하기 위해 충분히 조치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두고 ‘초인적 노력’을 했다며 “영국이 이제 최전선 노동자들에게 PPE(개인 보호장비)를 날마다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가디언은 “갑자기 끝난 삶들(Lives cut short)”이란 헤드라인과 함께 40명의 코로나19 감염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1면에 실었다.
가디언은 “어제 사망자 숫자는 이탈리아·스페인보다 높았고, 불과 일 주일 전엔 상상 불가능했다”며 “우리는 사망 증가율이 줄고 있고, 중요한 테스트를 앞두고 있고, 상황이 나아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얘길 듣는다. 그러나 사망자들은 실제 사람들”이라고 했다.
▲11일 저녁 영국 공영방송 BBC 온라인 톱 기사. BBC 웹사이트
▲1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1면. 트위터 이미지 갈무리
가디언은 “이들은 사랑을 받았고, 생이 다하기 전에 삶을 빼앗긴 사람들이다. 노인과 청년, 취약한 이, 강한 이들이다. 중요 보호장구 없이 자기 삶을 최전선에 놓았던 의사와 간호사들”이라며 “차갑고 충격적인 수치 뒤에는 엄마와 아빠, 아들과 딸, 연인과 친구들의 진짜 이야기가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날 특집 기사에서 유족 등의 코멘트를 인용해 감염 희생자들이 확진을 받기 전까지 살았던 삶을 리스티클로 소개했다.
BBC의 이같은 정부 편향 논조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언론사 경영과 방송허가에 일정 부분 개입해온 데다, 최근 총리실이 BBC를 상대로 압박 카드를 꺼내 든 맥락이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최근엔 존슨 총리가 BBC 수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신료 체제 개편을 시사했다. 더타임스는 존슨 정부가 수신료 체납 형사처벌을 폐지하고 구독제로 개편하려 한다고 지난 2월 보도했다. 이를 두고 정치 보복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앞서 지난 1월 총리실이 브렉시트 취재를 거부하자 BBC가 연설방송을 보이콧하고 총리실은 장관들에게 BBC 출연 자제를 지시하는 등 갈등이 불거지는 국면이었다.
캐드월레어 기자는 11일 트위터를 통해 “방금 확인했다. (BBC의 보건장관 발언을 실은 기사가) 아직도 톱 기사다. ‘초인적’ ‘안심시키다’ ‘노력’ 등 끔찍한 헤드라인도 여전하다. 오늘 사람 980명이 죽었다”고 적었다. 그는 “BBC의 웹사이트는 영국의 모든 뉴스 온라인 트래픽의 65%를 차지하고, 이 기사는 저녁 내내 탑 기사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대표 황색지로 불리는 ‘더썬’의 1면도 같은 날 SNS상 비난을 받았다. 더썬은 헤드라인에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입원해 회복 중인 보리스 존슨 총리 사진, 약혼녀가 수화기를 든 사진과 함께 “얼른 나아요, 여보(Get well soon, babe)”란 제목을 실었다.
▲11일 더썬 1면. 트위터 이미지 갈무리
영국 보건사회복지부에 따르면 11일 영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만 8991명으로, 5234명 늘어 세계에서 7번째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980명 증가해 9875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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