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4706
녹조 제거용 수차까지 큰빗이끼벌레가 장악
[현장] 민관합동조사단 보트 이용해 조사... 수자원공사 '방해공작' 논란
14.10.19 09:17 l 최종 업데이트 14.10.19 09:17 l 김종술(e-2580)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이 공주 백제큰다리 밑에서 수초에 붙어서 자라고 있는 큰빗이끼벌레를 들어 보이고 있다. ⓒ 김종술
세종시 불티교 밑에서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던 큰빗이끼벌레가 공주 쪽으로 내려오면서 무더기로 발견되고, 백제보까지 나타나는 등 금강 전역의 수초나 나뭇가지 등에서 자라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수자원공사가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돌리던 수차까지도 큰빗이끼벌레가 장악해 버렸다.
16일 <오마이뉴스>의 큰빗이끼벌레 출연을 알리는 보도가 나가면서 충청남도, 충남발전연구원, 충남보건환경연구원, 대전환경운동연합, 공주생태시민연대 등 20여 명이 17일 오전 10시부터 공주보 인근에서 보트를 이용해 민관합동조사를 시행했다. (관련 기사 : 큰빗이끼벌레 다시 창궐...수초마다 주렁주렁)
수자원공사, 물가에 접근해 휘저어... "확인 차원으로 방해는 아냐"
▲ 민관합동조사단이 공주보 인근에서 큰빗이끼벌레 조사를 시작하던 9시 30분경 수자원공사가 보트를 이용하여 강변을 휘저었다. ⓒ 김종술
▲ 세종시 불티교를 시작으로 공주보 백제보까지 가는 곳곳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되었다. ⓒ 김종술
공주보 상류 곰나루 선착장 인근에서 조사단과 방송사 취재단이 보트 조사에 앞서 조사계획을 세우던 오전 9시 30분, 수자원공사는 보트를 물가 2~3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시켜 가느다란 수초에 큰빗이끼벌레가 걸린 부근을 휘저어 버렸다.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자원공사가 보트를 물가까지 접근해 휘저어 버리면 얕은 물가의 큰빗이끼벌레는 다 떨어져 물속에 잠겨 버린다"며 "오늘 조사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방해하는 것은 손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어리석은 짓이다"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백제보 환경담당자는 "어제 (오마이뉴스) 기사를 써서 조사를 하도록 했으며 배를 아기 걸음마 하듯이 천천히 가라고 했다"며 "조사를 하는데 전혀 조사에 방해가 안 되도록 하고, 가급적이면 근처로 접근하지 말라는 조처를 내렸다"고 방해 사실을 부인했다.
보트를 타고 들어가자 공주보 상류 1km 지점부터 4~5m 수심의 수초나 물속에 잠겨있는 썩은 나뭇가지에서 큰빗이끼벌레가 발견됐다. 백제큰다리 인근은 물빛이 검은색으로 보일 정도로 탁도가 심했다. 하지만 조금 전 지나간 보트의 물살에 떨어져 나온 큰빗이끼벌레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일행은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실험에 사용될 큰빗이끼벌레 4~5키로 정도를 공주시 쌍신공원 인근에서 채취했다. 독성과 함께 수질에 미치는 영향, 암모니아 질소 배출량 등에 대해 조사하며 결과는 일주일 후쯤에 나올 예정이다.
이어 세종시 불티교와 부여군 분강나루 양수장 인근에서도 물속에 잠겨있는 수초와 바위, 자갈 등에 붙어 자라고 있는 큰빗이끼벌레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백제보 상류 1km 지점 바지선 선착장으로 향하는 데크 15m 가량은 부서져 있었다.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돌리던 수차의 날개와 밑바닥과, 강 중간지점의 나뭇가지와 플라스틱 등 무생물에서 모두 큰빗이끼벌레가 자라고 있음을 확인했다.
현장 조사를 마친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4대강 사업의 버드나무 군락지 나무가 죽어 썩어가는 게 악순환의 시작으로 수질과 수생태계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6월에 번성했던 큰빗이끼벌레가 다시 번성하면서 계속해서 금강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걸 입증해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예전의 아름다운 강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큰빗이끼벌레를 강에서 없애는 조치가 필요한데 물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수문이 개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루어진 이날 조사는 세종보를 시작으로 공주보, 백제보, 서천 하굿둑까지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오전 수자원공사 보트가 휘저어 놓으면서 생긴 흙탕물 때문에 시간이 지체돼 백제보 밑 부여군(일부 구간), 논산시, 익산시, 서천군까지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차후 조사는 20일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다.
▲ 백제보 상류 1km 지점 수자원공사 바지선 선착장 인근에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돌리던 수차 날개와 밑바닥에 큰빗이끼벌레가 붙어서 자라고 있었다. ⓒ 김종술
▲ 백제보 상류 1km 지점 수자원공사 바지선 선착장으로 향하는 데크가 부서지고 깨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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