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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법정서 상영된 유가족이 직접 만든 세월호 영상’…별이된 아이들
광주|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입력 : 2014-10-21 23:01:11ㅣ수정 : 2014-10-21 23:01:11


21일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재판이 열린 광주지법 법정은 생전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들의 모습을 담은 각각 5분 분량의 영상 세편으로 눈물에 잠겼다. 피해자 진술을 위해 법정을 찾은 유가족들은 물론 지켜보던 법정 경위와 기자도 눈물을 흘렸고, 재판부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경항신문은 이중 희생된 단원고 2학년8반 학생의 어머니가 직접 제작한 ‘우린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밤하늘 반짝이는 별이 되었습니다’라는 동영상을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공개한다. 이 동영상은 세편 중 가장 마지막에 상영됐다. 

처음 상영된 영상은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할 때 부터 선원들의 탈출, 진실 규명을 위한 가족들의 노력 등이 담겼다. 노래하며 교정을 손잡고 가는 여학생들의 모습으로 시작된 영상은 이내 세월호 침몰 직전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에는 커튼이 기울고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현재위치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선내 방송도 들렸다. “아 무서워요, 지금 나 울 것 같아요”라고 말하던 동영상속 아이들은 “지금 물이 찼어요, 배가 잠기고 있어요”라고 흐느꼈다. 

현장에 도착한 목포해경 123정으로 속옷만 입은 이준석 선장 등 신원들이 옮겨 타는 장면 등이 나오자 법정은 흐느낌과 탄식이 흘렀다. 동영상은 유가족들이 진실을 밝혀달라고 오열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영상은 ‘4월16일 배는 바다 속으로 잠겼고, 시간은 멈췄습니다. 17년을 살아온 아이들의 꿈도 잠겼습니다. 우리는 거리에서 잠이 듭니다. 꿈에라도 아이를 보고 싶습니다’는 자막으로 끝났다. 

“다들 갠찮니. 지금 상황 어때. 전부 사랑합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세월호 침몰 당시 단원고 교사가 학생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시작된 두번째 영상에는 교사 11명의 생전 모습이 담겨있었다. 

“걱정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께”라는 메시지를 보낸 최혜정 선생님은 결국 배에서 나오지 못했다. 어머니와의 마지막 12초 전화통화에서 “아이들에게 구명조끼 입혀야 해”라고 말했던 선생님도 사진속에서 웃고 있었다. 세월호 4층으로 내려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 입고 탈출하라”고 소리친 뒤 누군가 “3층에도 학생들이 있다”고 하자 3층으로 내려갔던 유니나교사의 모습도 있었다. 

“죽어도 학생들과 죽겠다. 한명이라도 더 구해야 겠다”며 선실로 내려갔던 교사 등 11명의 선생님들의 모습은 “선생님 보고싶습니다” 라는 글을 끝으로 화면에서 사라졌다. 

재 판 마지막에 상영된 세번째 영상은 희생된 단원고 2학년8반 학부모가 직접 만든 것이다. ‘우린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밤하늘 반짝이는 별이 되었습니다’는 제목의 동영상은 합동분향소 놓인 영정에서 시작됐다. 

헌정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배경으로 제작된 영상은 빈 교실 책상위에 국화꽃만 놓인 교실과 판과 출입문에 아이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쓴 글들을 보여줬다. 이어 활짝 핀 벚꽃아래서 아이들이 단체로 찍은 사진을 시작으로 행복한 모습의 학생들의 생전 모습이 차례차례 등장했다. 

수련회와 체육시간의 모습, 가족사진 등이 보여 질 때 마다 법정은 눈물에 잠겼다. 진도 팽목항에 설치된 하늘나라 우체통과 함께 “별이 된 아이들이 묻습니다. 엄마, 아빠 지금은 안전한가요”라는 자막을 끝으로 영상이 끝났다. 재판도 끝났지만 영상을 본 유가족들은 한동안 법정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상영된 영상들은 단원고 학부모와 숨진 교사의 가족들이 만들었다. 유가족을 돕고 있는 최윤수 변호사는 “유가족들이 ‘선원들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학생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판단해 동영상을 만들었다”면서 “이 동영상을 선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해 재판부의 허락을 받아 이날 법정에서 상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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