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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중국 동북지역 고구려 산성 답사를 마치고"중 "넷째날(19일 화요일)" 글만 가져왔습니다.
환도산성
2011/04/27 10:14
* "제2차 중국 동북지역 고구려 산성 답사를 마치고"중 "넷째날(19일 화요일)" 글만 가져왔습니다.
환도산성
2011/04/27 10:14
넷째날(19일 화요일).
한국은 비가 온다고 하는데, 중국은 날씨가 너무 좋아 쨍쨍! 어제 저녁에 발마사지를 받고 자지 않았더라면 산을 올라갈 생각도 못 했을 정도로 발에 피로가 갔다. 이 날은 환도산성을 한바퀴 도는 것이 목표였다. 패왕조산성도 그렇고, 환도산성도 그렇고 지금까지 한바퀴를 다 돈 팀은 없었다고 한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좋긴 했지만 남문에서 산성을 한바퀴 돌아보니 정말 지옥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날도 역시 여자 연구원들은 산성을 올라가지 않고, 산성 내부의 건물지를 둘러보고 산성하고분군 등을 둘러보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아침 8시 30분에 산성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동벽을 따라 산을 타기 시작하는데, 정말 이건 지옥이었다. 환도산성의 구조가 어떤지 아시는 분들은 동벽의 가파름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돌이 자꾸 굴러떨어지는 바람에 거의 네발로 기다시피 산을 올라갔다. 그렇게 동벽을 올라가 북벽 중간쯤 도착했을 때가 12시 20분쯤. 넓다란 바위 위에 소나무가 자라 있었고, 그 아래에서 산성하고분군, 만보정고분군, 국내성, 집안시 등을 둘러보면서 먹는 김밥은 다시는 못 느껴 볼 기분이었다.
그리고 다시 도보로 이동. 정말 선배들이랑도 얘기했지만, 한번 쌓은 이후 단 한차례도 사람이 드나들지 않았을법한 험준한 곳까지도 성벽은 빼곡하게 쌓여져 있었다. 일부 자연성벽과 인공성벽이 교대로 쌓인 산성들은 많이 봤지만, 이렇게 구석구석까지 다 성돌을 쌓은 곳은 처음이었다. 역시 都城이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북벽을 돌아 서북 모서리쯤에 갔을때는 누군가 기와를 잔뜩 모아놓은 흔적이 확인되었는데,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나무꾼이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사실 그날 답사 코스는 나무꾼이 자주 다니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기와들은 중국에서 간행된 환도산성 보고서에 실린 기와들과 동일한 것도 있었고, 다른 것도 있었다. 암튼 기와의 존재를 통해 환도산성 서북 모서리에 누각과 같은 건물이 세워져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산성 내부를 훤히 드려다 볼 수 있는 베스트 포토존도 발견해서 그 곳에서 왕궁지를 정말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희열 그 자체였다. 그렇게 꾸준히 걷다보니 서벽에 도달했고, 동벽만큼이나 가파르고 험준한 서벽을 따라 2번이나 넘어지면서 결국은 그 날의 답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 하산한 시간이 오후 4시 30분. 점심시간을 제외한다면 무려 7시간이나 산행을 한 것이었다. 다 끝마치고 나니 정말 기분이 좋았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일 중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산을 타는 내내 고분을 전공으로 할껄~이라는 생각을 수백번도 더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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