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57261
국정원 이긴 유우성 변호인들이 황당해한 까닭
유우성씨 사건 관련 명예훼손소송 각하... 법원도 '국정원 대리소송' 의심
14.11.27 16:19 l 최종 업데이트 14.11.27 16:19 l 박소희(sost)
▲ '국가정보원 증거조작사건' 과 관련해 국정원 수사관들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유우성씨 변호인 김용민(왼쪽), 양승봉(오른쪽) 변호사. 11월 27일 법원은 명예훼손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뿐더러 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국정원 수사관들의 청구를 모두 각하했다. ⓒ 박소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27일 오후 2시, 재판장 박영재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0부)의 주문을 들은 김용민·양승봉 변호사는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날 법원은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이 두 사람과 장경욱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청구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호사들의 승소였다. 국정원 수사관들은 변호사들이 지난해 4월 23일 '국정원 증거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씨 동생 가려씨가 자신들로부터 폭행·회유를 받았다는 기자회견을 열어 명예를 훼손했다며 변호사마다 2억 원씩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수사관들이 낸 증거만으로는 그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변호사들은 왜 황당해했을까. 이날 재판부가 내세운 각하 사유는 하나 더 있었다. 박영재 부장판사는 명예훼손 성립 여부를 설명하기 전 "원고 쪽 소송대리인이 위임받았다고 볼 자료가 없다"라고 말했다. 국정원 수사관들이 변호인에게 소송을 맡겼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변호인이 그동안 '원고 쪽 의견'이라며 내세운 논리가 정말 원고 이야기가 맞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판단에는 '정말 국정원 수사관들이 개인 자격으로 제기한 소송이 맞느냐'는 재판부의 의심이 들어 있다. 2013년 10월 유우성씨 사건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유아무개 수사관은 자신이 원고인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유우성씨 변호인단은 이 발언 등을 근거로국정원 수사관들의 손해배상소송은 국정원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2011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기관 대신 직원을 내세웠다는 얘기였다.
본인도 모르는 소송... "위임 여부 인정할 수 없다"
누가 봐도 유아무개 수사관의 발언은 이상했다. 재판부 역시 판결문에서 이 대목을 언급하며 소송대리권 위임 여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원고들의 소송대리인 최종우(법무법인 하나) 변호사가 제출한 소송위임장에 ▲ 원고들의 도장이 찍혀있긴 하지만 이름만 다를 뿐 크기와 모양이 같아 일부러 만든 도장처럼 보이고 ▲ 주민등록번호 등 원고 본인을 확인할 자료가 전혀 첨부되어 있지 않으며 ▲ '원고들의 주소를 밝히라'는 재판부 명령에 최종우 변호사가 따르지 않았던 점 등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소송비용 역시 법무법인 하나가 부담하라고 덧붙였다.
결국 재판부는 판결로 '국정원이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기본 절차조차 제대로 밟지 않았다'고 지적한 셈이다. 법정 밖으로 나온 '피고' 변호사들과 다른 동료들이 어이없다는 듯 웃은 이유이기도 했다. 이들은 또 '국정원이 현행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소송을 제기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을 판결문에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소송 대리인 문제를 따져보면서 국정원 개입 정황을 의심했음을 드러내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국정원은 자신들이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유가려씨를 불법 구금하면서 폭행·협박했다는 의혹을 토대로 애니메이션 <자백이야기>를 제작한 <뉴스타파> 최승호 PD에게도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때에도 원고는 신아무개씨 등 국정원 수사관 세 명이었다. 지난 9월 17일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판사 장준현)는 "문제의 애니메이션에서 원고들이 특정되지 않는다"라면서 최 PD의 손을 들어줬다. 그 뒤 국정원 수사관들의 항소 포기로 이 판결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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