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으로 향하는 성난 시민들…경찰, 캡사이신·물대포 난사
2만 시민 “정부 시행령 폐기, 선체 인양하라”
등록날짜 [ 2015년04월18일 21시22분 ]
시민들에게 쏟아지는 경찰의 물대포(사진-고승은)
【팩트TV】 18일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 세월호 인간 띠잇기’ 참가자 2만여명이 대회를 마치고 오후 4시 30분경 가족들이 고립돼 있는 광화문 방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경찰은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길목을 이른바 ‘근혜장벽’으로 완전히 차단했다. 서울광장을 출발한 3만여 명의 시민들은 채 5분도 걷지 못한 채 가로막혔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 앞 왕복 10차선 도로에 약 4미터 높이의 가림막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청계천을 따라 종각역 인근까지 경찰버스를 일렬로 밀착시켜 주차했다.
경찰 병력과 차벽이 촘촘히 배치돼 이동이 여의치 않자 이들은 종각역 쪽으로 방향을 바꿔 행진을 진행했다. 그러자 시민들은 여러 방향으로 우회해 광화문 방향으로 이동했다. 시민들은 '유가족을 석방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시행령을 폐기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동했다.
경찰은 캡사이신을 광화문 방향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에게 무차별로 살포했다. 여의치 않자 살수차까지 동원해 물대포를 발사하기까지 했다.
이후 오후 6시 30분경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을 둘러싸고 있던 차벽을 뚫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 차벽에 락카로 ‘정부파산’이라고 쓰고, ‘정부 시행령 폐기하라’ ‘세월호를 인양하여 진실을 꼭 밝혀주세요’라는 팻말 등을 다량으로 붙였다. 일부 시민들은 차벽 위에 올라가기도 했다.
경찰벽에 락카로 ‘정부파산’이라고 쓰는 성난 시민들(사진-고승은)
이어 오후 7시 20분 경, 시민들이 겹겹이 쌓인 차벽을 뚫고 세월호 가족들이 고립돼 있는 광화문 누각 쪽으로 속속 진입했다. 이에 경찰은 살수차로 물대포를 발사하고, 캡사이신도 다량으로 발사하며 접근을 막았다. 일부 시민들은 광화문 누각으로 진입해 유가족들과 함께 연좌 농성을 하기도 했다.
광화문 일대 수천 명의 시민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대거 연행한 경찰에 항의하며 ‘폭력경찰 물러가라’ ‘세월호는 학살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을 강하게 외쳤다.
차벽을 뚫고 광화문 누각까지 향한 시민들에게 살수차로 물대포를 발사하는 경찰(사진-고승은)
차벽을 뚫고 차벽을 뚫고 광화문 누각까지 향한 시민들에게 물대포와 최루액을 발사하는 경찰, 마치 폭우처럼 쏟아지고 있다.(사진-고승은)
최루가스가 든 연막탄을 터뜨린 경찰(사진-조수진 기자)
한편 광화문 누각 쪽에 있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오후 7시 40분경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가로막혀 고립됐다. 차벽과 경찰 병력을 뚫고 유가족들과 합류한 100여명과 합류해 총 200여명이 인도를 통해 청와대 쪽으로 향하다가 고립된 것이다.
경찰은 물대포와 캡사이신 등을 난사하는 등 과잉 진압을 시도했고, 격앙된 일부 시민들은 경찰 버스에서 소화기를 꺼내 경찰을 향해 뿌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 수십 명이 연행됐다. 오후 9시 현재 도로로 진출했던 시민들 대다수가 경찰 병력과 물대포, 캡사이신 등에 의해 다시 광장으로 밀려났다. 광화문 북단에선 여전히 시민들과 경찰들이 격렬하게 대치중이다.
차벽을 뚫고 광화문 누각 인근까지 진출하자, 광화문 누각 쪽에 고립된 세월호 가족이 경찰 버스 위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고승은)
한편 경찰이 귀가하는 시민들의 앞길도 막아서면서 곳곳에서 불만이 터지고 있다. 광화문역 출구를 비롯해 인근의 지하철역 출구까지 대부분 차단하는 등 과잉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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