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 2만여명 촛불집회 -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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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 2만여명 촛불집회

이혜리·이유진·박광연 기자 lhr@kyunghyang.com  입력 : 2016.10.29 18:19:00 수정 : 2016.10.30 00:52:56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에 대한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29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는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 수는 주최 측 추산 2만여명, 경찰 추산 5000명이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청계광장 뿐만 아니라 시청 일대의 주변 인도도 꽉 메웠다. 이재명 성남시장, 표창원·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회찬 정의당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도 참석했다.

사회자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는데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부당한 권력을 직접 거두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무대에 오른 한 대학생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을 입학시키기 위해 입학 전형을 고치고 학사를 개편한 사실들이 드러났다”며 “지금까지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 이화여대 학생은 “학교에 대단한 공주님 다닌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빙산에 일각이었을 줄 몰랐다”며 “최순실씨의 실체와 그를 둘러싼 커넥션은 대한민국 심장부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최고지도자로서 해온 악행들을 모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이날로 33일째 총파업을 하고 있는 철도노조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를 해야하는 골든타임에 7시간의 대통령 공백에 대해 의혹이 거셌지만 검찰에서 이를 보도한 산케이 지국장을 기소했고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세월호 참사와 국정 농단이 연결돼있다는 의혹이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순실을 비롯한 모든 부역자들을 당장 구속하라”며 “세월호 참사와 국정 농단의 진실 밝힐 때까지 전국에서 대자보를 쓰고 시민들과 토론하며 박 대통령 사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훈 철도노조 위원장은 “한국사회 경제사회 안보위기 주범은 박 대통령 자신”이라며 “오늘 우리 투쟁은 우리를 사회를 지배해왔던 모든 조직과 미신과의 투쟁이다. 우리에겐 새로운 대한민국 드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청계광장에서 집회가 끝난 시민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오후 7시20분쯤부터 인사동 방향으로 거리 행진에 나섰다.

종로구청 사거리로 행진하던 시민들은 경찰이 행진을 막자 “비켜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잠시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은 시민들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인근까지 진입하자 오후 8시쯤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해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경고 방송을 했다.

경찰은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나라를 걱정하시는 마음 잘 안다”며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이성적으로 행동하셔야 한다”고 방송했다.

경찰은 이어 “나라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지만 도로를 점거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중단해달라. 나라를 걱정하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경찰은 오후 8시 25분쯤엔 폴리스라인을 넘을 경우 시민들에게 캡사이신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시민들은 오후 11시30분쯤 일부 시위대를 제외하고 자진 해산했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하라” 2만여명 촛불집회

표창원·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에 참가해 무대 발언을 듣고 있다.

29일 오후 7시20분쯤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