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1021337001&code=940100
[단독]청와대 수석이 자기 일정 언론보도 보고 알았던 박근혜 청와대
이혜리·김원진 기자 lhr@kyunghyang.com 입력 : 2016.11.02 13:37:00 수정 : 2016.11.02 13:57:11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12일 황교안 국무총리,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임시국무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2014년 청와대에서 일었던 일이다.
모 수석비서관은 TV에서 대통령 일정 관련 언론 속보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해당 수석실 소관 일정인데 전혀 몰랐던 것이다. 해당 수석은 부랴부랴 비서관과 행정관을 닦달했다. 행정관들은 ‘문고리 3인방’이 있는 부속실로 연락을 취했다. 청와대에서 주요 정보가 있는 곳은 부속실 뿐이기 때문이다.
■ 최순실과 3인방의 위세에 눌린 비서실장
박근혜 정부에서 비서실장들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그 수족 역할을 한 3인방의 위세에 밀려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초대 허태열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이 2013년 8월초 저도 여름여행 후 전격 교체됐다. 그런데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PC에는 박 대통령이 2013년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4박5일간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며 촬영한 비공개 사진들이 발견됐다. 당시 최씨가 거제 인근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최씨의 입김으로 허 실장이 경질된 것이란 의혹이 나온다.
실제로 허 실장은 전격 교체 후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당시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홧병에 걸렸다는 말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기춘대원군’으로 불린 김기춘 비서실장 역시 3인방의 위세를 꺾지는 못했다. 당시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유일하게 3인방과 잘 지냈다고 볼수 없다”면서 “대통령과 청와대 업무는 3인방, 정부 업무는 김 실장이 나눠서 하는 식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실장이 3인방을 우회하고 대통령과 소통할 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돼 온 이병기 비서실장이 역시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균형잡힌 시각을 지닌 이 실장이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들어가면 견디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취임 전후로 나왔다.
시사저널이 2015년 7월 정치전문가 100명에게 현 정부 권력서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위 정호성 부속비서관, 2위 최경환 경제부총리, 3위 이재만 총무비서관, 4위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5위 황교안 총리, 6위 이병기 비서실장 순이었다. 모 새누리당 의원은 “이병기 실장이 퇴임 후 저녁에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최근 사표를 낸 이원종 비서실장 역시 짧은 기간 고충이 많았다고 한다. 이원종 실장은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 논란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 대통령에게 우 수석 사퇴 건의를 하라는 요구를 빗발치게 받았다. 여권 인사는 “당시 만난 사람들 앞에서 한숨만 내쉬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 “대면보고는 거의 없었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3인방의 장막에 갇히면서 비서실장과 각 수석이 대통령을 대면할 기회조차 많지 않았다. 대통령집무실과 부속실이 있는 본관과 비서실장과 각 수석이 있는 위민관(비서동) 사이에서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증언도 수두룩하다.
실제로 현재 비서실장 대행을 하고 있는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내년도 예산안 및 경제상황과 관련, “박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한 지 한 달이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1일 국회에 출석해 ‘정무수석으로 11개월 일하는 동안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있느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는 “없다”고 대답했다. 조장관은 “회의를 하러 들어가고 나가고 그런 때나 대통령 집무실에서 다른 분들이 계실 때 말씀을 나눈 적은 있었다. (그러나) 독대는 없었다. 전화 통화는 했어도 독대는 안 했다”고 전했다.
한 여권 인사는 “국가 안보상황이 위중한 가운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자주 박 대통령을 대면하지 못한다는 말까지 있다.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단독]청와대 수석이 자기 일정 언론보도 보고 알았던 박근혜 청와대
이혜리·김원진 기자 lhr@kyunghyang.com 입력 : 2016.11.02 13:37:00 수정 : 2016.11.02 13:57:11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12일 황교안 국무총리,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임시국무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지난 2014년 청와대에서 일었던 일이다.
모 수석비서관은 TV에서 대통령 일정 관련 언론 속보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해당 수석실 소관 일정인데 전혀 몰랐던 것이다. 해당 수석은 부랴부랴 비서관과 행정관을 닦달했다. 행정관들은 ‘문고리 3인방’이 있는 부속실로 연락을 취했다. 청와대에서 주요 정보가 있는 곳은 부속실 뿐이기 때문이다.
■ 최순실과 3인방의 위세에 눌린 비서실장
박근혜 정부에서 비서실장들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그 수족 역할을 한 3인방의 위세에 밀려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초대 허태열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이 2013년 8월초 저도 여름여행 후 전격 교체됐다. 그런데 최씨가 사용한 태블릿PC에는 박 대통령이 2013년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4박5일간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며 촬영한 비공개 사진들이 발견됐다. 당시 최씨가 거제 인근 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최씨의 입김으로 허 실장이 경질된 것이란 의혹이 나온다.
실제로 허 실장은 전격 교체 후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당시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홧병에 걸렸다는 말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기춘대원군’으로 불린 김기춘 비서실장 역시 3인방의 위세를 꺾지는 못했다. 당시 사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유일하게 3인방과 잘 지냈다고 볼수 없다”면서 “대통령과 청와대 업무는 3인방, 정부 업무는 김 실장이 나눠서 하는 식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실장이 3인방을 우회하고 대통령과 소통할 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돼 온 이병기 비서실장이 역시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균형잡힌 시각을 지닌 이 실장이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들어가면 견디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취임 전후로 나왔다.
시사저널이 2015년 7월 정치전문가 100명에게 현 정부 권력서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위 정호성 부속비서관, 2위 최경환 경제부총리, 3위 이재만 총무비서관, 4위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5위 황교안 총리, 6위 이병기 비서실장 순이었다. 모 새누리당 의원은 “이병기 실장이 퇴임 후 저녁에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최근 사표를 낸 이원종 비서실장 역시 짧은 기간 고충이 많았다고 한다. 이원종 실장은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 논란 당시 정치권 안팎에서 대통령에게 우 수석 사퇴 건의를 하라는 요구를 빗발치게 받았다. 여권 인사는 “당시 만난 사람들 앞에서 한숨만 내쉬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 “대면보고는 거의 없었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3인방의 장막에 갇히면서 비서실장과 각 수석이 대통령을 대면할 기회조차 많지 않았다. 대통령집무실과 부속실이 있는 본관과 비서실장과 각 수석이 있는 위민관(비서동) 사이에서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증언도 수두룩하다.
실제로 현재 비서실장 대행을 하고 있는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내년도 예산안 및 경제상황과 관련, “박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한 지 한 달이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1일 국회에 출석해 ‘정무수석으로 11개월 일하는 동안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있느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물음에는 “없다”고 대답했다. 조장관은 “회의를 하러 들어가고 나가고 그런 때나 대통령 집무실에서 다른 분들이 계실 때 말씀을 나눈 적은 있었다. (그러나) 독대는 없었다. 전화 통화는 했어도 독대는 안 했다”고 전했다.
한 여권 인사는 “국가 안보상황이 위중한 가운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자주 박 대통령을 대면하지 못한다는 말까지 있다.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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