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산성 - 위례문화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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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산성

백제의 관미성은 오랫동안 그 위치에 대하여 여러 학설이 많았었는데, 1990년대초 발굴을 통해서 경기도 파주군 탄현면 성동리 오두산성 이 바로 관미성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이 성은 경사가 가파르고 서쪽은 임진강, 남쪽은 한강, 동쪽은 농경지, 북쪽은 산으로 이어지는데 서쪽으로는 아직도 성벽이 잘 남아 있으며, 성벽은 외부는 위로 올라가면서 돌을 안쪽으로 들여쌓고, 성벽 내부는 돌로 채우는 방식인데 백제 전통의 성벽축조양식으로 추정한다고 합니다.

4세기 무렵의 큰 전쟁터마저도 그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는데 이렇게 어려운데 하물며, 그 이전의 역상에 등장하는 많은 지명이나 위치에 대하여 얼마나 정확하게 그리고 자신 있게 '그곳은 바로 여기 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역사서들에 따르면 광개토태왕은 즉위 2년(AD 392년)째부터 본격적인 정복사업을 펼쳐 가는데 이 해 7월에 남진하여 백제를 공격하여 10개의 성을 점령 하고, 다시 9월에는 북으로 출정하여 거란을 쳐서 거란의 지배아래 있던 고구려유민 1만 명을 구출하고, 10월에는 다시 남진하여 백제의 관미성을 점령 했다고 기술 하고 있습니다. 남에 번쩍 북에 번쩍하며 정말 숨 가쁘게 휘몰아친 정복전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광개토태왕이 7개의 부대로 나누어 관미성을 공략하였다고 나온 것으로 보아 가파른 산위에 축조되어 있었던 탓에 나름 난공불락의 요새로서 쉽지 않은 전투가 펼쳐졌을 것을 미루어 짐작케 합니다.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관미성은 한강과 임진강 그리고 서해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요충지로 백제의 진사왕 마지막 해에 이곳을 상실한 백제는 타격이 컸던 만큼 다음 왕인 아신왕 2년에 1만 명의 군사로 탈환을 시도 하지만, 고구려군의 굳건한 수성을 뚫지 못하고 철수 한다고 삼국사기 백제본기편에 나옵니다.

관미성을 상실한다는 것은 그 위치로 볼 때, 임진강 또는 예성강을 경계로 삼았을 방어선이 무너졌으며, 한강으로 진입하는 입구를 상실하므로서 수로를 통한 내륙과의 물류에 타격을 받음은 물론 당시 한강권의 수로를 바탕으로 왕성하였을 중국과의 교역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임진강 한강 서해가 만나는 길목을 빼앗겼다는 것은 지금으로 본다면 부산항 정도를 빼앗긴 셈이 아니었을까요?

그 무렵 서백제(대륙백제?)가 별도로 있어서 지나의 동쪽 연안을 경영했다는 주장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백제는 중요한 교역로와 요충지를 상실하는 타격을 입게 된 것만은 분명한 일일 것 입니다.

큰 강이나 산 같은 자연적인 지형에 기대어 경계선이 그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규모가 작은 예성강 임진강을 넘어 한강 하류 동쪽을 점령했다는 것은 뒤이어 백제가 아리수(한강) 이남으로 완전하게 밀려나게 만드는 핵심적인 원인이 되지 않았을 하는 추정을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이렇게 해서 광개토태왕은 백제를 큰 강인 아리수 이남으로 묶어 둘 수 있게 됨은 물론 이후 5호16국 시대의 강대국으로 떠오르던 서쪽의 후연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서 '꿩 먹고, 알 먹고' 수준의 국가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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