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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의 화해…김이수, 사형 선고한 버스기사 만나 사과
등록 :2017-06-08 18:21 수정 :2017-06-08 20:41

“진작 가서 뵙고 사과 드려야 했는데…”
배용주씨 “화해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5.18 광주항쟁 당시 사형판결을 내린 버스 기사 배용주씨의 두손을 잡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5.18 광주항쟁 당시 사형판결을 내린 버스 기사 배용주씨의 두손을 잡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자신이 사형판결을 내렸던 버스 운전사 배용주씨를 만나 정식으로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8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이틀째 청문회에서 정회 도중 증인으로 출석한 배씨에게 다가가 두 손을 꼭 잡고 고개를 숙여 “이제야 인사하게 됐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배씨도 미소를 지으며 응답했다.

배씨는 청문회에서 ‘억울한 부분이 아직 마음속에 있느냐’는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의 질문에 “세월이 많이 흘렀다.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화해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 후보자의 사과를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나?’는 질문에 대해서도 “예!”라고 크게 대답했다.

김 후보자는 이채익 의원의 거듭되는 사과 요구에, “아까 (청문회 전에) 뵀는데 전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제 칠순이 넘었을 것인데, 세월이 이렇게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진작 가서 찾아뵙고 사과드려야 했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다시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7일 청문회에서도 “제 판결로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한 바 있다.

배씨는 청문회에서 사형판결을 받을 당시의 상황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당시 가장 무서웠던 것은 상무대로 끌려가 헌병들에게 밤새 혁수정을 차고 구타당하던 일”이라며 “재판받을 당시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청문회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는 전화는 받았나’라는 질문에 “거기 나가서 좋을 일이 뭐가 있느냐는 소리를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들었다”며 “솔직히 마음이 괴롭다”고 말했다. 나가지 말라는 협박이나 회유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배씨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후보자는 5·18 당시 군법무관으로 재직하면서 시민군을 태우고 경찰 저지선을 뚫으려다 경찰 4명을 숨지게 한 배씨에게 사형 선고를 한 전력 때문에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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