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 전 대통령, 세월호 '세' 자도 듣기 싫어한다 전해 들어"
손석희 입력 2017.07.18 21:12 수정 2017.07.18 22:03
박종운 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앵커]
이 내용을 증명해줄 분을 잠깐 전화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박종운 변호사를 전화로 연결할텐데요.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과 함께 특조위의 구성부터 해산까지 전 과정을 일선에서 겪은 분입니다.
박 변호사님, 전화 지금 나와 계시죠?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네, 안녕하세요. 박종운 변호사입니다.]
[앵커]
제가 다른 데서 듣기로는 박 변호사님이 지난 3년 동안 바로 이 문제로 하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치아가 무너졌다, 이런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네, 좀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앵커]
괜찮으십니까?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이제 수리해야죠.]
[앵커]
어느 정도나 스트레스를 겪으셨는데 그랬을까요?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글쎄, 저는 이제 대한변협 세월호 특위 때부터 거의 만 3년을 특조위까지 다 진행을 했는데요. 사실은 이게 너무 답답한 게 참사가 발생한 건 이미 과거가 됐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교훈을 얻으려고 좀 적극적인 자세를 정부가 취해야 되는데 어떻게든 이거를 덮으려고 하고 축소하려고 하고. 또 그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을 자꾸 이상한 사람들로 몰아가는 거를 너무나 현장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부가 처음부터 세월호 문제에 비협조직이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가족들하고 직접 만나고 할 때는 유가족들도 뭔가 좀 희망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네, 그러니까 2014년 5월 16일로 기억되는데요. 그때 이제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과 면담을 할 때만 해도 특검도 하시고 국정조사도 하시고 특검법도 국회하고 잘 논의를 하셔라, 이렇게 말을 할 때만 해도 희망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6월, 7월, 8월 이제 특별법 만들려고 하니까 여당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유가족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둥 SNS상에서 있지도 않은 허위, 가짜 사실을 그냥 유포하는 바람에 가족들이 너무 큰, 많은 상처를 입었던 거죠. 그때부터 좀 뭔가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앵커]
조금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당시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 김재원 의원이 세월호는 세금도둑이다, 이 발언이 나왔습니다. 그게 이제 2015년 1월로 기억을 하는데. 물론 이제 저희가 오늘 확인한 문건은 2015년 3월 이후의 내용들이지만 당시에 김재원 의원의 발언에 파장이 굉장히 컸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제가 현장에서 느낀 거는 사실 2014년 12월 중순부터 해수부 공무원이 빨리 와서 설립 준비해야 한다. 시행령이나 예산이나 집대안을 빨리 만들어달라, 이래서 가서 일을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설립 준비 단계에서는 공무원들이 나름 열심히 각자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2015년 1월 16일 금요일로 기억되는데요. 그날 아침에 출근해 보니까 민간에서 이제 전문위원으로 위촉된 분들이 이상하다고 그러는 거예요. 뭐가 이상하냐 그랬더니 복합기에 하나의 문건이 여러 장으로, 그러니까 여러 부가 인쇄된 게, 출력된 게 흔적이 남아 있는데 거기에 이름이 나온 거예요, 무슨 문건인지. 그런데 그 문건을 그 새벽시간에 그걸 누가 출력할 사람이 없거든요. 우리 민간위원은. 그래서 제가 이상하다고 느낌을 가졌는데 그날 아침에 새누리당 원내대책위인가요. 그 회의에서 김재원 의원이 이른바 세금도둑 발언을 한 거죠. 그때부터 완전히 이제 분위기가 달라져서 이제 그 파견 공무원들도 그냥 몸을 사리기 시작하고 심지어는 그때 당시 여당 추천위원, 상임위원이었던 조대환 부위원장이 파견 공무원을 다 그냥 철수시키는 상황까지 갔던 거죠.]
[앵커]
기억합니다. 그런데 그 복사기에서 복사해 갔다는 문건이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저희가 제목만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제목은 이제 설립준비 단계에서 예산이나 이런 논의. 그런 내용을 출력한 것으로 그렇게 저희가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추정하기로는 그 예산 관련 문건을 가져간 뒤에 갑자기 세금도둑 문제가 얘기가 나오고 그랬었다.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김재원 의원이 말한 그 내역들을 보면 사실은 그날 복사한 내역하고 또 달라요.]
[앵커]
그런가요?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그러니까 그 이전부터 아마도 그런 정보가 김재원 의원한테 갔고 김재원 의원이 아마도 이제 특조위로부터 뭘 받았다고 하는 증거를 만들기 위해서 아마 누구를 시켜서 또 그걸 가져온 것 같고 나중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제 여당 추천 상임위원인 조대환 부위원장께서 본인은 그 자료를 가져다가 여당 의원들을 설득하려고 했다, 이제 그렇게 말씀을 하셨었죠.]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청와대가 구체적인 지시를 통해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했다는 사실이 이렇게 아무튼 문건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는데 당시에 특조위 안에서 청와대와 관련해서 따로 들은 얘기는 없으셨는지요. 짤막하게 말씀하신다면.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그 진상규명 국장 문제인데요. 2015년 늦어도 11월, 12월에는 진상규명 국장을 대통령이 임명만 하는 상황이었어요. 절차를 다 밟았거든요. 그런데 끝까지 임명이 안 되고 12월달에 청문회를 맞이하게 된 거죠. 직접 들은 이야기는 아닌데 전해 들은 이야기는 대통령이 세월호의 세 자도 듣기 싫어한다. 그러니 그 주변 사람들이 이런 결재를 올리게 하겠냐. 그래서 결재도 안 되고 있는 거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것이 그 당시에 정부 내의 일반적인 분위기였다, 이런 말씀인 것 같습니다.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네, 그렇습니다.]
[앵커]
박종운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박종운/전 세월호 특조위 상임위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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