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49306
"문재인이 시켜도 굴복마세요" 박사모, 판사 앞에서 '필리버스터'
헌재 재판관 상대 손배청구 변론기일, 변호사 의견에 미뤄져... 박사모, 막무가내 '억지'
17.08.08 16:32 l 최종 업데이트 17.08.08 16:32 l 배지현(creativebjh)
▲ 박사모, 탄기국 등 박근혜 지지자들이 모여 4월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새누리당 중앙당창당대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이 쓰레기 같은 X 얼굴 한번 보려고 어제 잠을 못 잤다."
30분 동안 법정은 아수라장이었다.
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 480명이 "탄핵으로 마음의 병을 얻었다"며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을 상대로 1억 4470만 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금청구소송 1차 변론기일이 진행될 예정이었다(관련 기사: 박근혜 지지자, "파면으로 마음의 병" 소송 제기).
그런데 변론기일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측 대리인의 요청으로 미뤄졌다. 소송을 맡은 민사207단독 윤종섭 부장판사는 "오태희 변호사가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차은택의 1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관계로 기일을 나중에 지정해달라고 밝혀왔다"며 "피고인들의 1심 선고 시까지 변론을 미뤄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당한 상황은 이때부터 벌어졌다. 자신들의 변론을 맡은 오태희 변호사의 요청으로 기일이 연기됐음에도 법정에 출석한 '박사모' 50여 명이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근조라고 적힌 검은 리본과 태극기 배지를 가슴에 단 60대 여성은 "이정미 얼굴 보러 왔는데 안 보인다"며 "이 쓰레기 같은 X 얼굴 한번 보려고 어제 잠을 못 잤다"고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큰 소리로 비난했다.
이어 손을 번쩍 들어 올린 40대 남성은 "질문이 있다"며 재판부를 향해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그 사이 몇 명은 "문재인이 시켜도 굴하지 마세요", "협박받았느냐", "제까짓 것들이 뭔데" 등이라 말하며 소란을 피웠다.
지지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30분 동안 번갈아 일어나며 윤 부장판사에게 항의했다. 40대 남성은 "전국 각지에서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왔는데 재판 연기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서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60대 남성은 "이런 큰 사건이 왜 방송에는 안 나오느냐"고 했고, 75세 여성은 "이 소송에 국가 운명이 달려있고, 국민 목숨이 달려있다. 저희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 법정에 왔다"고 불만을 표했다. 법정 경위는 "한 사람씩 이야기하라"며 지지자들을 제지했다.
윤 부장판사는 "이 사건 변론기일을 변경하게 된 건 여기 계신 원고들이 선임한 오태희 변호사가 관련 형사사건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 점을 분명히 한다"며 "다만 기일을 변경한 건 (재판부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로 원고들에게 양해를 구하겠다"고 언급했다.
"교통비 내놔라" 재판부에 황당한 요청도
▲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 방청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기자등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재판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지지자들은 이런 사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태극기가 그려진 빨간 손수건을 목에 두른 여성은 "우리 변호사님이 연기했다는 서면을 저희한테 하나씩 복사해서 주세요"라며 재판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일부는 "우리가 양해를 못 하면 어떻게 할 거냐", "법원장 사과 없으면 안 간다", "멀리서 왔는데 교통비 내놔라" 등 막무가내였다.
끝났으니 법정 밖으로 나가달라는 법정 경위 11명의 요청에도 지지자 10명은 방청석에 앉아 버텼다. 중절모를 쓴 노년 남성은 "억지 탄핵했으면 재판을 해줘야지"라며 책상을 두드렸다.
오태희 변호사는 "오늘 변론기일이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다음 재판을 미뤄달라는 뜻이었다"면서도 "(재판부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연기했나보다 했다. 저는 연기한 데 특별한 의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 변호사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표 원고인 우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은 "어느 분이 판사가 법정에서 해명한 내용을 녹음해 보내줬는데 변호사가 기일을 변경해달라고 말했더라"며 "그런 얘기는 아니었다. 법원에 정식으로 항의할 생각"이라며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법원조직법 59조에 따르면 법정 안에서 재판장 허가 없이 녹화·촬영·중계방송 등의 행위를 하지 못한다. 만약 어떤 지지자가 녹음을 했다면 20일 이내 감치되거나 1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이 대리인(변호인)에게 전달하면 대리인이 원고한테 전달하는 방식이 통상적"이라며 "1일 의견서를 제출해 8일 통보하긴 했다. 그러나 보통 법률대리인이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해 계속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후에도 법원 앞과 건너편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님 힘내세요", "인민재판이다"를 외쳤다.
"문재인이 시켜도 굴복마세요" 박사모, 판사 앞에서 '필리버스터'
헌재 재판관 상대 손배청구 변론기일, 변호사 의견에 미뤄져... 박사모, 막무가내 '억지'
17.08.08 16:32 l 최종 업데이트 17.08.08 16:32 l 배지현(creativebjh)
▲ 박사모, 탄기국 등 박근혜 지지자들이 모여 4월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새누리당 중앙당창당대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이 쓰레기 같은 X 얼굴 한번 보려고 어제 잠을 못 잤다."
30분 동안 법정은 아수라장이었다.
8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 480명이 "탄핵으로 마음의 병을 얻었다"며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을 상대로 1억 4470만 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금청구소송 1차 변론기일이 진행될 예정이었다(관련 기사: 박근혜 지지자, "파면으로 마음의 병" 소송 제기).
그런데 변론기일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측 대리인의 요청으로 미뤄졌다. 소송을 맡은 민사207단독 윤종섭 부장판사는 "오태희 변호사가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차은택의 1심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관계로 기일을 나중에 지정해달라고 밝혀왔다"며 "피고인들의 1심 선고 시까지 변론을 미뤄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당한 상황은 이때부터 벌어졌다. 자신들의 변론을 맡은 오태희 변호사의 요청으로 기일이 연기됐음에도 법정에 출석한 '박사모' 50여 명이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근조라고 적힌 검은 리본과 태극기 배지를 가슴에 단 60대 여성은 "이정미 얼굴 보러 왔는데 안 보인다"며 "이 쓰레기 같은 X 얼굴 한번 보려고 어제 잠을 못 잤다"고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큰 소리로 비난했다.
이어 손을 번쩍 들어 올린 40대 남성은 "질문이 있다"며 재판부를 향해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그 사이 몇 명은 "문재인이 시켜도 굴하지 마세요", "협박받았느냐", "제까짓 것들이 뭔데" 등이라 말하며 소란을 피웠다.
지지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30분 동안 번갈아 일어나며 윤 부장판사에게 항의했다. 40대 남성은 "전국 각지에서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왔는데 재판 연기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서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60대 남성은 "이런 큰 사건이 왜 방송에는 안 나오느냐"고 했고, 75세 여성은 "이 소송에 국가 운명이 달려있고, 국민 목숨이 달려있다. 저희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 법정에 왔다"고 불만을 표했다. 법정 경위는 "한 사람씩 이야기하라"며 지지자들을 제지했다.
윤 부장판사는 "이 사건 변론기일을 변경하게 된 건 여기 계신 원고들이 선임한 오태희 변호사가 관련 형사사건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 점을 분명히 한다"며 "다만 기일을 변경한 건 (재판부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로 원고들에게 양해를 구하겠다"고 언급했다.
"교통비 내놔라" 재판부에 황당한 요청도
▲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재용 결심 공판 방청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기자등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재판부의 거듭된 설명에도 지지자들은 이런 사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태극기가 그려진 빨간 손수건을 목에 두른 여성은 "우리 변호사님이 연기했다는 서면을 저희한테 하나씩 복사해서 주세요"라며 재판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일부는 "우리가 양해를 못 하면 어떻게 할 거냐", "법원장 사과 없으면 안 간다", "멀리서 왔는데 교통비 내놔라" 등 막무가내였다.
끝났으니 법정 밖으로 나가달라는 법정 경위 11명의 요청에도 지지자 10명은 방청석에 앉아 버텼다. 중절모를 쓴 노년 남성은 "억지 탄핵했으면 재판을 해줘야지"라며 책상을 두드렸다.
오태희 변호사는 "오늘 변론기일이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다음 재판을 미뤄달라는 뜻이었다"면서도 "(재판부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연기했나보다 했다. 저는 연기한 데 특별한 의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 변호사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표 원고인 우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은 "어느 분이 판사가 법정에서 해명한 내용을 녹음해 보내줬는데 변호사가 기일을 변경해달라고 말했더라"며 "그런 얘기는 아니었다. 법원에 정식으로 항의할 생각"이라며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법원조직법 59조에 따르면 법정 안에서 재판장 허가 없이 녹화·촬영·중계방송 등의 행위를 하지 못한다. 만약 어떤 지지자가 녹음을 했다면 20일 이내 감치되거나 1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법원 관계자는 "법원이 대리인(변호인)에게 전달하면 대리인이 원고한테 전달하는 방식이 통상적"이라며 "1일 의견서를 제출해 8일 통보하긴 했다. 그러나 보통 법률대리인이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해 계속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후에도 법원 앞과 건너편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님 힘내세요", "인민재판이다"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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