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0814134406665

영화 '택시운전사', 5·18 묘지 풍경 바꿨다
박준배 기자,남성진 기자 입력 2017.08.14. 13:44 수정 2017.08.14. 13:47 

"힌츠페터 보겠다"..구묘역 참배객 65% 증가
추모비 정치인 참배 줄이어

흥사단 평화지기 소녀상 순례길 국토대장정 참가자들이 13일 오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을 방문해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2017.8.13/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흥사단 평화지기 소녀상 순례길 국토대장정 참가자들이 13일 오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을 방문해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2017.8.13/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남성진 기자 = 영화 '택시운전사'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면서 광주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는 참배객이 급증하고 있다. 5·18 구묘역에는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유품이 안치된 추모비가 있다.

1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된 이후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를 보겠다며 5·18구묘역을 찾는 참배객이 크게 늘었다.

8월 들어 13일까지 참배객은 1만65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87명보다 6547명(65.5%)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집계한 누적참배객 수도 55만33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만3549명보다 19.4%, 2015년 같은 기간 43만6186명보다 26.8% 늘었다.

5·18민주묘지 참배객은 관리사무소에서 집계하지만 5·18구묘역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참배객 대부분이 '독일 기자 힌츠페터 추모비'를 찾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영향으로 5·18묘지를 방문해 5·18구묘역으로 가는 방법을 묻는 참배객들이 많다"며 "대부분 독일기자 추모비 위치를 묻는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광주 북구 민족민주묘역에 안치된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 앞에 헌화와 추모편지가 놓여져 있다.2017.8.13/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13일 오후 광주 북구 민족민주묘역에 안치된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고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 앞에 헌화와 추모편지가 놓여져 있다.2017.8.13/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5·18구묘역은 5·18민주묘지 서쪽에 인접해 있다. 걸어서 15~20분, 자동차를 타고 가면 1㎞가량 이동해야 한다.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는 5·18구묘역 입구 오른편에 설치돼 있다. 추모비에는 고인의 머리카락과 손톱 등을 담은 유품이 안장돼 있다.

이날 구묘역을 방문한 조성욱씨(32)는 "영화를 보고 친구들이랑 담양 가는 길에 잠시 들렀다"며 "힌츠페터라는 분이 광주의 5월을 세계 최초로 알렸다고 들었는데, 그 기자 정신을 존경하며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힌츠페터 추모비를 보던 김창주씨(57)는 "5·18 당시 현장에 있었다. 당시 언론 보도가 안 됐던 점을 생각하면 힌츠페터의 보도 정신은 참 위대하다"며 "요즘 언론에서 영화 택시운전사와 관련해 힌츠페터씨를 많이 다루는데 평상시에도 다양한 5월의 이야기와 왜곡된 진실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운전사 영화를 볼 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이 치러졌는지 사람들이 생각하며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묘역 입구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정귀임씨(66)는 "택시운전사 덕분에 구묘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젯밤에도 버스로 2대가 와서 힌츠페터 추모비를 보고 갔다"며 " 사람들이 힌츠페터 추모비를 못 찾는 경우가 많아 묻는 사람들이 있으면 알려준다"고 전했다.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이전까지 정치인들은 대부분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헌화·분향하고 5월 영령들의 묘지를 참배한 후 돌아갔지만 최근엔 힌츠페터씨의 추모비까지 방문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0일 당 대표 선거 후보등록을 마치고 5·18민주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구묘역으로 이동해 고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를 찾았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도 지난 11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힌츠페터의 추모비를 찾아 추모했다.

8·27 국민의당 대표 선거에 나선 안철수 전 대표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에 헌화를 하고 있다. 2017.8.10/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8·27 국민의당 대표 선거에 나선 안철수 전 대표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에 헌화를 하고 있다. 2017.8.10/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8·27 국민의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정동영 의원이 11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2017.8.11/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8·27 국민의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정동영 의원이 11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2017.8.11/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앞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지난 1일 구묘역을 참배하고 "촛불 민심이 정확하게 반영되고 수용될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싸워야 하는 게 정의당의 임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힌츠페터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학살과 시민항쟁을 영상으로 담아 고립됐던 광주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렸다.

80년 당시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이던 힌츠페터는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한 참사 현장을 직접 취재한 뒤 독일 본사로 보냈다.

목숨을 걸고 광주 현장을 기록한 그의 영상 자료는 군부독재의 폭압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2004년 심장마비로 쓰러져 생사를 오갈때 '내가 죽게되면 5·18이 있었던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 건강을 회복해 2005년 광주를 다시 방문한 그는 "가족과 주위의 반대가 심해 광주에 안장을 결정짓지 못했다"고 밝히며 5·18기념재단에 손톱과 머리카락을 맡겼다.

그는 지난 1월25일(현지시각) 독일 북부의 라체부르크에서 투병 끝에 향년 7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유족과 광주시는 '광주에 묻히고 싶다'던 유지를 받들어 고인의 머리카락과 손톱 일부를 분청사기함에 담아 옛 5·18묘역에 안치했다.

한편, 영화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해 전 세계에 최초로 알렸던 독일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운 택시운전사의 얘기를 다뤘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 수 801만9796명을 기록해 올해 개봉 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달성했다.

16일 오후 광주 북구 수곡동 망월공원묘지(구 5·18묘역)에서 열린 故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식에서 힌즈페터씨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씨(79)와 윤장현 광주시장,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전 대통령 등이 고인의 기념비 제막식을 갖고 있다. 故 위르겐 힌츠페터씨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이다. 2016.5.15/뉴스1 © News1
16일 오후 광주 북구 수곡동 망월공원묘지(구 5·18묘역)에서 열린 故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식에서 힌즈페터씨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씨(79)와 윤장현 광주시장,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전 대통령 등이 고인의 기념비 제막식을 갖고 있다. 故 위르겐 힌츠페터씨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이다. 2016.5.15/뉴스1 © News1

nofatejb@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