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마구 개발한 국방부..군부대 곳곳 산사태 우려
박소연 입력 2017.10.07 21:58
[앵커]
민통선 안쪽은 민간인 접근이 제한돼 있습니다. 이 곳 산림이 생태적 가치가 커서죠. 민통선 안에 산림이 잘 보전되는지 당국이 최근 조사했는데, 보전은커녕 훼손이 심각했습니다. 군 부대 막사를 짓거나 군용 도로를 만들면서 축구장 2500개 면적이 망가졌습니다. 이걸 오래 방치하다 보니 산사태 위험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박소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민통선 너머에 있는 강원도 양구군 백석산입니다.
산 정상부 부대 아래쪽에 깊게 패인 흔적이 보입니다.
폭우에 휩쓸려 돌무더기가 무너져 내린 곳도 있습니다.
이 인근에서 확인된 산사태만 50곳에 달합니다.
[허태철/한국산지보존협회 : 작전도로를 건설하면서 배수처리를 잘 못 했거나 물 흐름이 바뀌면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산림청과 한국산지보전협회가 민통선 안쪽지역 산림 현황을 조사해 봤더니 1,797ha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축구장 2500여 개 넓이입니다.
대부분 국방부가 막사나 도로 등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 망가졌습니다.
여기에 일부 땅주인들이 불법으로 농지를 개발하며 훼손이 심해졌습니다.
이곳은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인데요.
산림장 보호를 위해 영농 활동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쪽에는 대규모 사과나무 단지가 버젓이 들어서 있습니다.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급한 대로 천막이나 비닐을 덮어놓은 게 전부입니다.
문제는 훼손지역 인근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들이 산사태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점입니다.
[김현권/더불어민주당 의원 : 무분별한 산림 훼손을 막고 우선 훼손된 산림은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복구할 것인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실제 지난 1996년 내린 폭우로 강원도 철원의 내무반이 무너져 군인 20명이 숨지는 대형 사고도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 최무룡, 영상편집 : 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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