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v.media.daum.net/v/20171026221531180?s=tv_news
[앵커브리핑] '호부견자. 호랑이 아비에 개와 같은 자식'
손석희 입력 2017.10.26 22:15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8년 전인 1909년 10월 26일 바로 오늘입니다. 중국 하얼빈역.
"대한제국의 의군 참모중장으로 전쟁 중 작전을 통해 적장을 사살한 것"
그는 나라 잃은 청년이 아니라 전쟁 중인 군인이었습니다.
"국제법에 의거한 군사재판을 열어달라" 당당하게 요구했으며 "항소하지 말라. 큰 뜻으로 죽음을 받아들여라"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 앞에서 의연함을 보였습니다.
안중근이라는 이름 석 자는 그렇게 해서 그로부터 36년간 계속된 치욕의 역사를 예견하고 거부했던 이들의 맨 앞자리에 놓였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결코 그때의 결정적인 한 장면에서만 멈춰서지 않았습니다.
30년 뒤인 1939년 10월 16일 안중근의 차남 안준생은 이토 히로부미의 위패가 있는 박문사에서 이토의 아들에게 깊이 고개를 숙여 아비의 잘못을 사죄했습니다.
호부견자…호랑이 아비에 개와 같은 자식이라는 비난은 쏟아졌지만 그에게도 곡절은 있었지요.
누군가 쥐여 준 과자를 먹고 갑자기 죽어버린 안중근의 장남… 남겨진 가족에게 돌아온 현실은 잔혹했기에…애국 대신 매국을 선택해 살아남고자 했던 비극과 통한의 역사는 존재했던 것입니다.
희생으로 싸워 찾은 가치를 지키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그렇습니다. 오늘은 108년 전 청년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날이며 또한 38년 전. 장기 집권을 꿈꾸던 권력자가 자신의 수족에 의해 죽임을 당한 비극의 날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짧았던 봄을 지켜내지 못했고 그 봄은 다시금 핏빛으로 마무리되어 군의 수뇌부는 "광주는 월남"이라며 시민을 적으로 몰았습니다.
그 시절의 '각하'는 망월동의 묘역마저 분산시킬 것을 직접 지시했다는 문건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108년 전에도, 38년 전에도… 결국 역사는 거꾸로 갔고, 그 역사는 광장을 지나온 지금의 우리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희생으로 싸워 찾은 가치를 지키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
그래서일까… 거꾸로 간 역사는 우리에게 현실은 이렇다고 강변합니다.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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