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301107001


이화여대, 김활란 동상 ‘친일 팻말’ 강제철거···학생들 “팻말 치운다고 친일행위 사라지나”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입력 : 2017.11.30 11:07:00 수정 : 2017.11.30 11:10:52 


이화여대 학생들이 최근 김활란 초대 총장 동상 앞에 설치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이 학교측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현재 팻말은 이화여대 내 ECC 건물 창고에 보관중이다. |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프로젝트’ 기획단 제공

이화여대 학생들이 최근 김활란 초대 총장 동상 앞에 설치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이 학교측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현재 팻말은 이화여대 내 ECC 건물 창고에 보관중이다. |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프로젝트’ 기획단 제공


이화여대 학생들이 최근 김활란 초대 총장 동상 앞에 설치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을 학교 측이 철거했다. 알림 팻말을 설치한 학생들은 “팻말을 동상 옆에서 치워버린다고 김활란의 친일행적이 사라지진 않는다”며 반발했다. 학생들은 팻말을 다시 설치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학생 문화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30일 이화여대 등에 따르면 학교 측은 이화여대 학생들로 구성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프로젝트 기획단’(이하 기획단) 측이 세운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을 지난 27일 오전 철거했다. 기획단은 “학교 본부가 이화인들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대학 교정 내 친일파 동상의 문제에 대해서, 자기 성찰이나 토론, 논의, 의견 수렴 등 어느 것 하나 하고 있지 않다”며 “학교는 그저 침묵으로 문제를 은폐해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획단은 지난 13일 이화여대 본관 앞 김활란 초대 총장 동상에 김활란의 친일 행적을 알리는 팻말을 설치했다. 팻말에는 ‘이화인은 친일파 김활란 동상이 부끄럽다’는 문구와 함께 ‘이제는 반도 여성 자신들도 아름다운 웃음으로 내 아들이나 남편을 전쟁으로 보내야 한다’는 김활란의 친일 발언 등이 소개됐다. 기획단은 지난 3월부터 이화여대 1022명으로부터 총 100만원 가량을 모아 해당 팻말을 세웠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 32개 학생 자치기구도 동참했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김활란 초대 총장 동상 앞에서 이 대학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소속 학생이 김 전 총장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팻말을 공개하고 있다.| 심윤지 기자

1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김활란 초대 총장 동상 앞에서 이 대학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소속 학생이 김 전 총장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팻말을 공개하고 있다.| 심윤지 기자


학교 측은 기획단에 공문을 보내 24일 자정까지 팻말을 자진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기획단이 이를 거부하자 27일 오전 철거에 들어갔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적지 않은 학생들의 모금을 통해 설치가 된 것이라서 당시 팻말 설치를 막을 순 없는 상태였는데 그렇다고 계속 놔두기도 어려워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며 “영구적인 설치물을 교내에 설치할 때는 관련 규정을 따라야 하는데 팻말은 그런 절차에 따라 세워진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철거된 팻말은 천으로 덮힌 채 이화여대 ECC 건물 창고 안에 보관돼 있다.


기획단은 해당 팻말을 오는 1일 학교 측으로부터 돌려받은 뒤, 학생 자치기구가 들어서 있는 학생 문화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기획단은 “팻말을 동상 옆에서 치워버린다고 김활란의 친일행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팻말을 동상 옆에서 치워버린다고 이화인들의 목소리와 노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은폐하려는지 더 많은 이화인들에게 명확히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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