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16475.html?_fr=mt2
군 기무사, ‘스파르타’ 요원 300명 조직적 댓글공작
등록 :2017-10-29 12:24 수정 :2017-10-29 15:41
국방부 2차 중간조사…‘국방 사이버댓글 조사 티에프’로 변경
청와대 직보한 댓글 보고서 701건 추가 발견…총 1163건 확인
국정원 지시로 사이버사 요원 댓글 수당 5만→25만원 대폭 인상
김미화, 공지영, 진중권 등 비방 합성사진 제작 배포
김관진 전 장관 영웅시하는 그림도 제작
2012년 10월 23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을 조사중인 국방부가 사령부 본부를 압수수색한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내 사령부 현관 앞으로 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군 사이버사가 청와대에 제출한 ‘정치 댓글 보고서’가 추가로 대량 발견됐다. 사이버사의 청와대 댓글 직보가 상시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 군 기무사령부(기무사)도 댓글 조직 ‘스파르타’를 운영했던 것으로 새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29일 ‘국방 사이버 댓글 2차 중간조사 결과 발표’ 자료에서 이렇게 밝혔다. 국방부는 기무사 관여 사실이 추가 확인돼 조사팀을 ‘사이버사 댓글 사건 재조사 티에프’에서 ‘국방 사이버댓글 사건 조사 티에프’로 바꾸고, 군검사와 수사관을 증원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밝힌 이번 2차 중간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티에프는 군 작전에 사용되는 케이직스(KJCCS·작전망) 서버에 대한 추가 복원 작업을 진행해 사이버사령부 530단에서 청와대에 보고한 문서 701건을 새로 발견했다. 1차 조사결과 발표 때의 462건과 합치면, 사이버사령부에서 청와대에 직보한 보고서가 확인된 것만 1163건이 된다. 군 당국자는 “701건 중 사이버 동향보고서가 600건 정도되고 사이버 대응결과 보고서가 100건 정도 된다”며 “1차 조사 발표 때 주로 동향보고서가 발견됐던 것과 비교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확인된 보고서는 1차 때 발견된 보고서(2011.1~2012.11)에 바로 앞선 시기인 2010년 7월~2010년 12월 사이에 보낸 보고서들이다. 사이버사가 2010년 1월 창설됐음을 감안하면, 창설 6개월 만에 정치 댓글 공작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낸 것이다. 이는 사이버사의 정치 댓글 공작이 창설 직후부터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군 당국자는 “사이버사가 창설된 2010년 1월 직후부터 그 해 6월까지 사이에도 청와대에 댓글 보고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서버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사가 비교적 창설 초기부터 정치댓글 작업을 해온 사실은 사이버사의 애초 창설 목적이 “북한군의 사이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군 당국의 발표를 의심케 한다. 애초부터 사이버사를 정치적으로 정치댓글 공작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사이버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1월 국방부 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창설된 이후 댓글 공작의 거듭 조직과 규모가 확대됐다. 사이버사는 이듬해인 2011년 6월 국방부 장관 직할 부대로 배속이 변경되며 위상이 올라갔고,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4월엔 사이버사가 노골적인 선거댓글로 정치개입을 했음이 드러나 큰 논란이 논란이 됐는데도 사이버사령관을 준장에서 소장으로 격상했다.
이번에 발견된 사이버 대응 결과 보고서는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전작권 환수 연기 비난, 한·미 자유무역협졍(FTA) 협상 지지, 김관진 장관 후보자 지지 여론 조성 등에 대한 댓글 작업 결과 등이었다. 군 당국자는 “예컨대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경우 댓글 작업 뒤 우호적 반응이 얼마나 증가하고 비난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등을 구체적 수치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또 사이버사령부가 인터넷 언론 <포인트 뉴스>를 창설해 운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업팀 사무실을 조사하던 중 서버를 발견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사이버사는 2012년 5월부터 2014년 4월까지 2년 동안 <포인트 뉴스>를 설립해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언론 매체 운영 예산은 국가정보원의 승인 하에 군사정보활동비(통칭 특수활동비)에서 충당됐다. 군 당국자는 “대략 운영경비로 3억4천만원 정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확한 액수는 조사를 좀더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버사령부는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면서 시민기자단도 100여명 이상 모집해 활동비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인트 뉴스> 서버에서 당시 기사 7500여건도 발견됐다. 군 당국자는 “실제 2년간 보도했던 기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아 있는 기사는 대체로 민감한 내용이 없는 것만 남아있다. 정치적으로 문제될 우려가 있는 것은 미리 삭제했을 가능성도 있어 추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조사 티에프는 사이버사령부가 530단 요원들의 댓글 수당을 2012년 5만원에서 25만원으로 대폭 인상한 경위에 대해선 “2011년 6월 국가정보원에서 사이버사령부를 감사하면서, 사이버활동요원에 대한 지원 확대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적해 그 후속 조치로 댓글 수당이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티에프는 또 사이버사뿐 아니라 기무사령부 일부 부대원도 댓글 활동을 한 것으로 이번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자는 “일명 ‘스파르타’라는 이름의 조직을 구성해 정치댓글 공작을 한 것이 확인됐다. 군 당국자는 “군 기무사 내에 스파르타라는 조직을 따로 둔 것은 아니고 특정 부대원들을 지정해 평소 업무를 하면서 댓글 공작도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조직 이름 스파르타는 댓글 요원이 대략 300명쯤 되는 점에 착안해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스파르타와 페르시아의 전쟁을 다룬 영화 ‘300’에서 따온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 티에프는 기무사령부의 정치관여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에서 만든 유명인 비방 공작 이미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조사티에프는 또 사이버사가 김미화, 공지영, 진중권 등 일부 유명인과 정치인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희화화한 합성사진뿐 아니라 김관진 전 장관을 영웅시하는 그림 등을 제작해 배포한 사실도 추가로 발견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사이버사령부 관련 BH 협조 회의 결과’(2012.3.10) 문서는 2012년 2월27일 개최된 청와대 회의에서 사이버사 530단 댓글 군무원 증원 관련 회의 결과를 문서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사티에프가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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