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44272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초대받지 못한 이유

정부 관계자 "미국으로 봐선 답안지를 공개하는 것 아니겠나?"

18.06.11 20:10 l 최종 업데이트 18.06.11 20:10 l 글: 구영식(ysku) 유성애(findhope)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지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초대받지 못한 이유의 일단이 드러났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1일 오후 싱가포르 현지에서 "남북 정상이 종전선언에 합의한 내용이 판문점 선언에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이 좋은 생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라며 "문제는 북미가 이것을 어떤 여건과 환경에서 하느냐가 남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회담을 하기 전부터 (한국 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올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종전선언이 있을 거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미국으로 봐선 답안지를 다 공개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정상이 종전선언에 합의한다'는 것을 기정사실인 것처럼 흘리고 있고, 한국 언론이 이를 증폭시키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는 얘기다. 실제로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행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북미가) 한쪽에서 기싸움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답안지를 다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며 "마지막 순간에 그런 것이 결정될 수 있지만 저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시간에 쫓기는 것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의 좋은 결과로서 남북미 정상이 종전을 선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라고 여전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이날 "내일 북미 정상의 만남으로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냉전과 분단의 구조가 해체되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의 담대한 결정이 마지막 종지부 찍을 것"


정부 관계자는 "북미간 실무 차원에서 결정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까지 현재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간 담대한 결정이 마지막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실무 차원에서의 협의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고 있다"라며 "내일 두 정상 차원에서 많은 것이 결정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어 국무장관이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날 늦은 오후 브리핑에 나선 것과 관련,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압박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 싸움이 마지막으로 치열하게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내일(12일) 출국한다는 일부 언론보도에는 "김 위원장의 출발 일정에 대해선 아직까지 확인된 바 없다"라며 "저희는 매일 추이를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10일 <로이터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당일인 12일 오후 2시 싱가포르를 떠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남북미 정상의 의기가 어우러져 가능했다"


김정은-리셴룽 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리센룽(李顯龍) 총리(왼쪽에서 세번째)와 회담하기 위해 도착했다. (오른쪽 세번째부터)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국제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배석하고 있다.

▲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리센룽(李顯龍) 총리(왼쪽에서 세번째)와 회담하기 위해 도착했다. ⓒ 싱가포르 총리 페이스북


또한 남관표 차장은 이날 싱가포르 현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상상도 못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일들이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라며 "이 모든 것이 과거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는 남북미 정상들의 의기가 어우러져 가능하게 되었다"라고 평가했다. 


남 차장은 "정상회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출발점으로서 북미 정상이 어제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하겠다"라며 "물론 내일 회담이 끝날 때까지 양측간 치열한 기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좋은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 차장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4월 27일, 5월 27일) ▲ 두 차례의 남북 고위급 회담(3월 29일, 6월 1일)  ▲ 한미정상간 워싱턴 회담(5월 22일) ▲ 5차례의 전화통화 ▲ 거의 매일 이루어지는 한미 NSC간 소통 등을 들었다. 


남 차장은 "이렇게 우리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미국, 북한 양측과 긴밀히 협의해왔다"라며 "이러한 소통 과정을 통해 우리의 입장과 구상이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충분히 전달되도록 했다"라고 전했다. 


남 차장은 "이러한 진전을 외교현장에서 지켜본 저로서는 오늘의 상황에 다다르기 위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신념과 의지를 갖고 진력해온 문 대통령과 아울러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온 많은 분들의 기여를 새기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남 차장은 "우리는 먼 길을 왔고, 앞으로 우리 앞에 먼 길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는 인상적인 멘트로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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